죽음의 순간을 보고싶은 두 소녀 유키와 아쓰코.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두 소녀는 각자 죽음의 순간을 보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서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미나토 카나에 특유의 냉소적인 느낌은 그대로 간직하면서
어두운 것을 걷어내고 조금 더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작가의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기자기한 이야기들과 
청춘 미스터리 답게 소녀적 감성도 묻어 나는..
전작과 방향을 달리 하고자 했던 작가의 노력이 묻어나는 소설이었다.

소설 속에서 인물들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 되어있다.
유키와 아쓰코를 둘러싼 모든 주변인들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큰 연결고리를 만든다.

소설속엔 또하나의 소설인 "요루의 외줄타기"가 등장한다.
담임인 오구라가 유키의 글을 훔쳐서 상을 받은 작품이다.

오구라의 죽음과 함께 출판되지 못해 아쓰코를 더욱 애타게 했던 그 소설.
유키와 아쓰코 사이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고 내용을 알아야 하는 그 소설.
두 소녀들을 이어주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전해 줄 수 있는 그 소설.

네가 그렇게 불행하다고 한다면
나와 너의 인생을 지금 송두리째 바꾸어 줄께.
그 제안에 일말의 저항이라도 느낀다면 
넌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아닌거야. 
- 본문중에서 -

세상이 넓다는 것을 알려준 아쓰코에게 유키가 하고 싶은 말은 
그 소설속에 고스란히 담겨서 한사람을 위해서 말하고 있었다.

30살을 겨우 요만큼 코앞에 두고 있는 직장여성인 나는
이 책 안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당당하고 당찬 모습이 좋았다.

사람마다 꼭 이래야 한다는 어떤 기준은 없겠지만,
그녀가 하는 말들은 나로 하여금 여러번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메신저의 노예이며, 후회쟁이에 미련쟁이인 나는 
그녀가 말하는 것들에 반해 반이상 틀어진 사람이었다.

지금이라도 반에 반정도는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 
나는 이책을 최대한 천천히 읽었다. 읽고 잊지않기 위해서...
총80개의 작은 이야기들로 이뤄진 책 속에는 저자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와 
마지막에 작은 선물처럼 몇가지 간단하지만 임팩트 있는 충고들이 적혀있다.
직장생활 5년차가 넘어가는지라 좀 의미있게 다가오는 말들도 많았다.

읽고 나서 나의 생각은 자신에게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였다.
그리고 내가 먼저 내 자신을 사랑하자.

내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겉모습과 내적인 모습 모두를 말한다.
근데 내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생각보다 참으로 어렵다. 
짧지 않은 세월 살아오면서 몸에 베인 내 모습들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어제 읽고 오늘 달라진다 다짐해도 내일이면 또 제자리고... 그래도 포기는 안한다.

알고는 있었지만, 뻔한 애기들로 가득할까 읽지 않던 책이었는데,
가끔은 이런 뻔한애기들이 내 마음에 더 와닿기도 하니 참 신기한 일이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나는 이책으로 인하여 아주 요만큼은 달라진 나를 기대한다.

고객의 자연스러운 죽음을 계획해 주는 회사.
완벽한 시나리오 속에서 그들은 사고사도 자살도 만들어낸다.
절대로 아무도 그것이 누군가가 일부러 그런것이라고 
알아챌 수 없게 그들의 계획은 완벽하다.

죽음을 당하는 사람을 고객이라 하고 그 과정을 구조조정이라 했다.
고객의 죽음을 요청한 의로인은 고객의 죽음으로 인해서 가장 이익을 볼 누군가이다. 
회사는 이 모든것을 진행하는 컨설턴트이다.

회사는 너무도 크고 방대해서 도대체 어디가 회사의 끝이고 시작인지 알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지...
나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어쩌면 그 회사에 일원이 아닌지...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회사가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을 돕고 있었다.

주인공는 킬러이고 살인자지만, 직접 고객을 죽이지는 않는다.
다만 완벽한 킬링시나리오로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의 죽음을 대가로 해서 주인공은 높은 연봉과 안정된 생활을 얻는다.
그러나 그 주변의 모든것들이 과연 자신의 삶인지 아니면 회사가 만들어준
삶인지 전혀 알지 못한채 하나부터 열까지 의심으로 가득찬 삶을 살게 된다.

회사를 피해서 떠난 콩고.. 그리고 그 뒤에 주인공에게 일어날 이야기들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었지만, 결코 가벼운 소설이 아님을 느꼈다.

마지막에 회사가 주인공를 선택했던 이유를 듣는 순간..
내 마음속에도 부끄러운 마음하나가 지나갔다.
나 또한 지나친 자기 합리화를 일삼는 사람중에 하나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