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를 읽고 이렇게나 많이 운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매우 발랄한 소설이 나를 무진장 울렸다.

완득이는 남들이 보기엔 너무 나도 가진 것이 없는 아이다.
난장이 아버지에 말 더듬이 남민구 삼촌과 함께 옥탑방에 살고
학교에서 나눠주는 수급품을 받으면서 생활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의 주변엔 그가 도와주워야할 사람들 천지다.
담임인 똥주는 특히나 완득이 주변에 집요하게 나타나 
완득이를 곤란하게 한다. 완득이가 숨기고 싶어하는 것들을 
사람들에게 일일이 까발리질 않나 수급품을 뺏어 먹질 않나.

완득이는 본래 함부로 싸움을 하는 아이는 아니지만,
아버지에 대한 말이 나오면 말보다 몸이 먼저 앞서는 아이였다.
그로 인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게 완득이를 변호하고 
지켜주는건 담임인 똥주였다.

완득이에게 어머니를 찾게 해주고 또 숨어있는 완득이를 찾아내준것도 
똥주였다. 완득이의 일거수 일투족 완득이에 모든것을 그의 부모님에게 
말해준것도 똥주였고 완득이를 세상밖으로 이끌어낸 사람도 똥주였다.

사는게 쉽지 않다는 걸 너무 일찍 알아버린 완득이는 입을 다물고
마음을 닫고 그렇게 혼자 지내며 숨어있는 것밖에는 몰랐는데
어느새 그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사람 똥주..

 내가 많이 울었던 부분은 완득이와 완득이 어머니가 만났던 부분이었다.
책에서 두 사람은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는데 나만 다 울었다.

읽을땐 울다가 웃다가 정신없었는데 다 읽고나니 웃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훈훈한 소설이다.

유화를 시작하면서 모작으로 그리고 싶은 그림들이 있었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이다. 거치면서도 강렬하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반고흐의 그림은 내가 유화를 시작하면 당장에 따라그리리라 다짐했던 것들이었다.

반 고흐의 그림을  따라 그리기 위해서 장만한 이 포트폴리오북은 
그림들은 매우 큼직하고 상세하게 사진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림 겉에 거친 표면까지 상세하게 다 나와 있어서,
모작을 그리기에는 안성맞춤인 포트폴리오 였다.

물론 책 설명에 
"액자에 넣을 수 있도록 제작한 고급 화집" 이란 말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더욱 화질에 좋았다.

물론 많은 양의 그림이 들어 있지는 않다.
책 안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은 아래와 같이 총 14작품이다.


1. 아를 광장의 카페 테라스
2.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
3. 노란 배경 앞에 있는 붓꽃이 꽂힌 꽃병
4. 아를의 빈센트의 방
5.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6. 오베르 교회
7. 아를의 랑글루아 다리와 빨래하는 여인들
8. 씨 뿌리는 사람(밀레 모작)
9. 붓꽃
10. 낮잠(밀레 모작)
11. 노란 집(빈센트의 집)
12. 꽃병에 꽂혀 있는 열두 송이 해바라기
13. 코르드빌의 초가집
14. 별이 빛나는 밤


한쪽에는 다양한 언어로 짧은 코멘트가 있고,
한쪽에는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액자에 넣을수 있도록 낱장분리가 가능한 점 또한 매우 유용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를 광장의 카페테라스와  별이 빛나는 밤은 
맨 앞과 맨 뒤에 위치해 있는데,  개인적으로 밤이지만 조명을 켜 놓은듯 
음침 하지 않은 분위기와 조금은 낭만적인 느낌이 좋다.

막 시작하는 초보가 고흐의 그림을 반에 반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든든한 포트폴리오북을 등에 업고 멋진 모작을 그려봐야 겠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다. 이것을 영화로 만들면 어떤 느낌일까..
보는 내내 읽으면서도 보는 듯한 느낌이 가득한 소설이기에 
자연스럽게 눈앞에 소설이 영상화 되어 보이는 느낌이었다.

동물의 왕국을 깨끗한 화질의 티비로 보고 있는 듯한 선명한 느낌.
그런 느낌은 싱커게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같이 시작된다.

SF미래 과학소설이란 장르가 한국에서도 이렇게 재미있게 써지다니,
요새 정말 우리나라 작가들은 외국작가들 못지않은 실력과 스토리로 
너무나도 많은 재미있는 소설들을 써내고 있다.

주로 외국작가의 소설을 위주로 읽다가 요즘들어 
신인 한국작가들의 수상작을 위주로 읽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나의 소설 선택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줄 작가의 이름이 계속 늘어만 간다.

모든 것이 완벽한 지하도시 시안에 살고 있는 미마는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
집중력을 높이는 약을 사러 시안의 상층부로 몰래 걸음을 옮긴다.
그러다가 우연찮은 계기로 인해 미마는 시안밖의 난민촌까지 가게 된다.
미마는 거기서 물고기 한마리를 선물 받는다.

모든것은 이 선물받은 물고기와  싱커게임으로 부터 시작된다.
게임의 상징이 된 물고기 문양과 조금씩 변해 가는 시안의 막둥이들..

시안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음모와 부조리한 것들에 맞서 
조금씩 변해가는 시안의 막둥이들을 나도 같은 마음으로 응원했다.

폭염과 장마 그리고 봄 가을이 사라진 요즘을 보면 왠지 우리도 얼마지나지 않아
지하에 시안같은 곳에 살게 될지 않을까란 무서운 공상도 해보게 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자 퍼뜩 머리속에  "하나뿐인 우리지구"란 문구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