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안에는 전혀 다른 듯 하지만 밀실을 소재로 하는 3가지 단편들이 들어있다.
그중에서도 무인도안에서 벌어지는 생존자 1명이라는 단편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반전이 충격적인 것이 아니라 그 내용자체가 사실 경악스러웠다.

중간중간 사건에 대한 기사와 함께 내용이 진행되는데,
진실과는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는 사건과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를 의심하고 이기적인 생각으로 머리를 가득채우는 사람들은 
귀신보다 더 공포스러웠다.

사이비 종교집단에 빠져들어 수많은 희생자를 만든 
폭파사건을 일으킨 4명의 남녀. 그들은 그것이 계시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은 잘못이 전혀 없으며 사회를 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들은 특별히 그 임무를 지시받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이제 그들은 교단에서 제공한 무인도에서 당분간 몸을 숨기며 지내면 되는 것이다.
사건이 잊혀질때쯤 그들은 새 인생을 살고 새출발 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것이 말도 없이 사라진 교단의 간부로 인해서 
사실 교단은 이들을 이 섬에 버리려고 했으며, 그 이후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죽음밖에 없었음을 알게 됐다. 그 이후 사람들은 점점 더 이기적이 되어가고
차례로 한사람씩 주검으로 발견됨으로써 사태는 더욱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결국 남은 것은 생존자 1명.. 그리고 그 이후 밝혀지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
역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남편.. 그리고 혼자 남겨진 매력적인 미망인 아야네..
구사나기는 그녀를 보자마다 한눈에 반하고 만다.
그녀의 남편에게는 불륜상대가 있었고, 죽기직전 몇일을 그녀와 함께했다.
그 불륜상대는 아야네의 애제자 히로미이다.
구사나기는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아야네가 한없이 측은하다.
그녀를 지켜주고 싶고, 그녀가 의심받는 상황을 부정하고 싶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범인이 아니라는걸 밝히기 위해서 동분서주 한다.
모두가 의심하는 그녀를 그는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그렇게 수사를 해나간다.

소설을 다 읽고나서 소설내내 구사나기형사를 구박했던 마음이 미안해졌다.
단지 범인에게 반해서 범인을 사랑해서 편협한 수사를 하는건 아닐까 생각했다.

소설속에서는 사람들은 각자 범인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그 방식은 서로 달랐다. 마지막에는 그들이 했던 모든것에서 
교차점이 생기고 하나의 거대한 사건의 덩어리가 생기지만,

중간까지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에 불필요한 내용이 등장하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을 계속 했었다. 구사나기의 수사에 답답함을 느끼고
그의 대사에 어이없어 하면서 그렇게 한장한장 그의 수사를 따라갔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 매장면 불필요한 장면은 없었다.
다 읽고 난뒤에 장면을 되짚어 보면 정말로 모든것들은 필요에 의해 쓰여져 있었다.

이 소설안에서는 범인은 가장 중요하지 않는 결과이다.
범인이 어떻게 이 살인을 성립시킬 수 있었는지, 과연 과거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이것이 소설에서 가장 독자들에게 궁금함을 일으키는 문제이다.

어렸을적 부터 나의 책읽기는 추리소설에 매우 편중되어 있었다.
커가면서 이런 저런 다른 것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래도 나의 취향이 많이 다양해 졌다고 생각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를 알게 되면서 
역시 추리소설이 나에게는 제일이란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위시리스트에 그의 책 20권여를 담으면서 당분간은 그의 소설에서
벗어나기가 힘들거란 생각도 들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아주 논리적으로 해석한 그의 남다른 시점이 매우 좋다.
소설이지만 허구를 가득담지 않고 쓰여져 더 오싹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소설에 등장하는 그의 다양한 물리학에 대한 지식은
그것이 현실 가능하던 안하던 간을 떠나서 정말로 멋지다.

이야기의 초반에 초자연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유가와는 그것을  매우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이 소설을 읽으면 마치 우리가 그간 알곡 있던 모든 것들이 
전부 우리들의 착각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흔히 알고 있는 폴더 가이스트, 혼, 예지몽등 다양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소설속에서는 그것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논리적 이유가 존재했다.
그리고 사실이 아닐 수 밖에 없는 작은 물증과 증거들로 이야기가 전개 됐다.
물론 나는 어느 하나도 그것을 논리적으로 풀 수 없었다.

작가의 이야기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서 읽는 다면 좋은 추리소설이지만,
같이 추리하고 싶은데 작가 혼자 다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다른 작가의 소설을 읽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