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명랑하고 가벼운데, 술술 읽히지는 않았다.

역사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책에 등장인물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재치 있는 작가의 문장을 따라가려면 

책에 나오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지식이 조금 필요하다. 

그래야 더 재미있게 술술 읽힐 듯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절실히 느껴지는 책이다. 

 

들어봤음직한 이름의 역사적 인물이 나올 때면 굳이 인터넷을 뒤져서

그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살펴보곤 했다.

그러고 나서 책을 읽으면 와우 그는 숨겨진 지략가이자 영웅이었다.

 

예전에 보았던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달리고 달리다 우연이 계속되어 일어나는 삶의 변화들.

마치 노인의 인생이 그랬다.

 

100세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노인의 인생은 계속되고 있고,

우연과 우연이 만나 삶이 변화되고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생은 60세부터라는 말도 노인에게는 너무 이르다.

그의 인생은 100세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더글라스 캐네디와 기욤 뮈소가 생각났다.

두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있나 싶은 기분마저 들었다.

 

줄거리도 흥미롭고, 책이라서 가능한 큰 스케일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신비로운 한국인 신가야와 그의 딸 미셸.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여자 앨리스.

10년 전 자살한 한국인 신가야가 죽기 전에 보낸 편지를 받고 찾아온 FBI 요원 사이먼.

과잉 기억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엘리스는 신가야의 편지 속에서 사건의 단서가 된다.

 

모든 것이 그녀의 기억 속에 있다고 하는데..

그녀의 기억과 얽히며 신가야의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로운데,

적지 않은 분량에도 이틀 만에 읽었을 만큼 이야기가 가진 매력은 크다.

 

다만 초반 흥미진진하고, 호기심을 채우는 스토리가 뒤로 갈수록 산으로 가서 좀 아쉽다. 

영화화가 된다면 이야기가 적당히 편집되어 오히려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 소설이다.

                                                 

오래전에 만화로 봤던, 키다리 아저씨.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책으로 읽으니 이야기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느 평의원의 배려로 대학에 진학할수 있게 된 주디는

매일매일이 신기하고, 달라진 자신의 일상에 행복감에 젖어있다.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대부분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하다.

 

이래저래 변덕스럽기도 하고, 당돌하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주디.

한달에 한번 보내기로 한 편지를 마음이 상해 두달동안 안보내기도 하고,

넘치는 지원에 대해서는 거절할 줄 아는 마음 곧은 여성이다.

 

사실 결론을 알고 책을 읽으면서 

주디와 키다리아저씨의 입장 양쪽으로 책을 읽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책에 나온 글귀 중에 맘에 드는 글귀가 있었다.

 

"세상은 수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으니

사람은 누구나 왕처럼 행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