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서야 히가시노 게이고를 알게 된 걸 정말 감사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읽어도 읽어도 아직 읽을 것이 남아 있게 참 많은 작품을 써냈다.
나의 위시 리스트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흐믓한 마음까지 든다.
그의 최근작 다잉아이는 솔직히 조금 실망한 감이 있지만,
그래서 잠시 주춤하며 다른 작가에게로 눈을 돌려 볼까 했지만,
이 단편을 읽고 나서 조금더 그의 소설에 집중하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다작을 발표하는 작가이니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도 있었지만 못미치는 작품도 있었다.
아직까지 내가 선택한 그의 소설은 나름 엄지 손을 들만한 것이었지만,
특히나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읽으면서 귓속에 계속 맴도는 말은 "미필적 고의.."
미필적 고의: 자기의 행위로 인해 어떤 범죄 결과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알면서도
그 결과의 발생을 인정하여 받아들이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내가 하면 누가 죽을지도 몰라 그러나 죽어도 할 수 없지"라는 인식
미필적 고의 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양한 인간상들이 품은 다양한 문제와 여러가지 사회적인 문제들..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려져서 다양한 살인의 다양한 형대로 진행된다.
연쇄 살인마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춤추는 아이 같은 경우는 왠지 조금은 씁씁한 여운을 남기는 단편이었다.
마지막에 단편이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누구라도 다 읽은 다음 처음부터 다시 한번 읽게 될 것 같다.
이야기가 얼마나 잘 짜여져 있는지 다시 한번 감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