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의 삐뚤어진 마음하나가 한개인의 인생을 얼만큼 망가 뜨릴 수 있는지..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가해자 조차 어쩌면 피해자 같이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소설이었다. 

내가 남에게 베푼 선행이 어떤 계기로 나쁜 결과가 되어서 돌아왔다면...
선행이라고 한 행동들이 받은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면...
그것을 선행이라고 말해야 할지.. 악행이라고 말해야 할지..

초등학교때 가난한 친구를 돕는다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모금활동한 적이 있다.
여러명이 몰려 다니면서 동네 가게를 찾아가서 사정을 말해고 나서 모금을 받았는데,
어른들은 그런 우리가 기특했는지 곧 잘 돈을 내주셔서 큰돈은 아니지만 꽤 돈이 모였다.

그렇게 모인 돈을 우리는 그 아이에게 다같이 찾아가서 건네 주었는데,
나름 그때의 우리들로서는 뿌듯한 일이었지만, 
막상 세월이 지나고 보니 어쩐지 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지금은 누구에게 주었는지.. 그 아이의 얼굴도 기억이 안나고 다만 
모금하고 나서 다같이 건네 준 기억만 남아 있지만 그아이 기억속에서 
그때 우르르 몰려가서 돈을 건네주던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마냥 우리가 고맙기만 했을까.. 아니면 그 아이의 사정을 모르던 사람까지 
다 알아버리게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을까..

누군가를 향해있는 악의적인 마음.. 그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된대는 
그가 원하는 않는 선의에 대한 자연스런 감정은 아니었을까 싶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지른 범인까지도,
내가 이해하고 동감 할 수 있도록 정말 멋진 글을 써줬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나에게 엔돌핀이다.
읽으면서 웃게되고 동감하게 되고 다 읽고 나서는 행복하게 된다.

공중그네라는 작품을 처음으로 오쿠다 히데오를 알게 되고 나서부터
그 뒤로 우울할 때면 그의 작품을 집어들곤 했다.

면장선거는 공중그네에 환상의 콤비 이라부와 마유미가 등장한다.
공중그네가 환자의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면장선거에서는
이라부와 마유미의 비중이 좀 더 커진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에서 이라부는 누구라도 다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천진하고 때묻지 않은 모습으로 나름 귀여운 모습을 어필한다.
징그러운 뚱땡이 의사라는 생각에서 좀 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발돋움 한것이다.

안티에이징에 목숨거는 여배우 편에서 
이라부는 사람들 앞에서 재주부리듯 음식을 헤치웠다.
그의 엄청난 식성에 모두들 놀라면서도 즐거워했고, 
이라부는 신이 나서 음식을 마구 먹다가 목에 음식이 걸려 크게 고생하고 만다. 
사람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이 좋아서 음식을 마구 먹었다는 이라부..
그에게 계산적이거나 이기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을 낮추지도 높이지도 않고 모두에게 공평한 의사 이라부.
누구나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함께 즐거워 하고 싶은 그의 진심은 환자들에게 힘이 된다.
환자들 뿐만 아니라 그 주변 힘들어하는 사람들 모두는 이라부를 보고 치유 받는다.

이라부는 먹보에 쓸데없이 콧소리 내며 어울리지 않는 말투를 쓰는 괴짜지만, 
그래도 그가 좋은 의사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