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일본 추리소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아리스가와 아리스를 알게 됐다.

처음엔 이름만 보고 당연히 여성 작가 인 줄 알았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여자인지 남자인지 감이 오지 않아
결국 인터넷 검색으로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남성 작가라는걸 알았다.

소설이 풍기는 이미지가 섬세하고 여성적이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남성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사실에 작가의 성격이 차분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결론과 복선은 너무 어렵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대부분이 끝까지 다 읽고 나서도
다시금 앞장으로 가 그의 복선들을 하나씩 되짚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물론 대부분 마지막까지 나는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독자중 하나라서
그의 복선 하나하나가 신기 할지 모르겠지만, 아리스가와 아리스 같은경우
복선과 결론이 조금 어려워서 아무리 추리소설 매니아라도 이 단편들의 결과를
알아채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서도 다잉메세지를 소재로 한 "비할 바 없이 성스러운 순간"은 좀 난해했다.
이런 트릭과 결론은 왠지 마음에 딱 와 닿지 않았다.

소설을 다 읽고 난 다음 뭔가 한대 맞았다는 기분이 딱 들만한 
그런 반전을 기대하고 추리소설을 보는 나에게 단편들마다 가지고 있는 
고요한 느낌의 그의 단편은 어딘지 모르게 약간씩 부족한 느낌이다.

단편소설인데도 10달가까이 잡고 있었던 소설이다.
다른 소설을 읽으면서 짬짬히 같이 읽어 나갔더니 결국 10달정도 걸렸다.

각각의 단편들은 어느 하나 평범한 내용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영화의 거장이 가장 인상깊었다.
인류가 멸망직전에 이르자 인간들은 과거에 그들이 저질럿던 모든 잘못들을
금기하기 시작한다. 국가와 종교를 없애고 심지어 역사를 과거로 묻었다.
사람들은 역사를 더이상 배우지 않고 심지어 기억해서도 안됐다.

금기가 많아지고 평화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은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유일한 즐거움은 영화였다. 사람들은 영화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데이비드 큐브릭 감독은 영화의 거장이었다.

그러나 어쩐일인지 그들 모두가 열광하는 영화의 감독은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심지어 자신만의 거대한 요새를 만들어 그 안에서 은둔생활을 하기에 이른다.

특종기사를 쓰기 위해서 한 여기자가 그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그녀는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된다. 사람들이 그톡록 열광했던 영화의 비밀과
그녀가 해야만 하는 일.. 그리고 또다시 만들어지는 영화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세상의 시작과 끝에 대한 호기심이 무한한것 같다.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우리 이후 인류는 어떻게 되는지 나 또한 
한번쯤 궁금한 이야기들을 끝도 없이 상상해 내니 대단할 뿐이다.

그는 매일 단편 하나씩을 쓸만큼 글쓰기에 열심히 라고 한다. 
매일매일 아이디어가 넘치는 상상쟁이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가 이 책에서 말하는 미래나 과거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경각심을 느낄 수 있게 충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기분이었다.

지로네 가족이 드디어 남쪽으로 이사를 했다.
남쪽의 이리오모테섬으로 요코를 제하고 네식구가 이사를 간 것이다.

그곳에서 아버지는 어디서나 환영받는 존재였고, 
사람들은 누구나 아버지를 좋아했다. 
모두들 지로네 식구를 도와주려고 했고, 
자신의 것을 나눠주는 것을 전혀 아까워 하지 않는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아버지가 그 지역에서 영웅처럼 받들여지는 
사람의 후손이라는 소문때문이었다. 아버지의 종전의 행적까지 더해져서 
그 소문은 점차 기정사실로 받아지고 지로는 그것이 정말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여전히 새롭게 시작된 생활에서도 지로네 가족에게는 바람잘 날이 없었다.
아버지는 지로와 모모코가 학교에 가는 것을 반대하고,  섬에 개발 문제로 인해서
시의 직원과 정치인에게 반기를 들면서 여기 저기서 말썽이 일어난다.

지로네 아버지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큰 사건이 기다리고 있고,
바람 잘날이 없지만, 섬에 온 뒤 지로는 아버지가 이상하게 그리 싫지 않았다.
도쿄에서 혼자 지내던 누나까지 섬에 온 뒤로 이들 가족은 더욱더 견고해진다.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가족소설이기도 하고 사회비판적인 느낌도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가 3년에 걸쳐서 쓴 소설이라고 한다. 

3년동안에 작가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정말로 잘쓰여진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가볍게 읽고 가볍지 않은 기분이 들게 해주는 덜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적당하게 잘 이어져있는 많은 주제들이 너무나도 매끄럽다.

어떤 주제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가지고 있는 오쿠다 히데오.
마지막에 갈수록 내용의 부피가 커져서 잔잔한 재미들이 좀 덜해 지긴 했지만,
작가의 세상에 대한 우리들을 대변에 주는 불의에 대한 신고정신은 정말 멋졌다.

작가의 생각이 모두의 생각일 순 없지만, 작가가 느끼는 많은 부분에 대해서
나 자신도 다신 한번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