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 시공주니어, 찬성!

 

 

'늑대' 하면 빨간 망토 아가씨에서 편찮으신 할머니 병문안을 위해 길을 나선 아가씨를

잡아 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 보고 있는 나쁜 동물로 떠오르고

난폭한 '늑대 인간'이라는 영화도 떠오르고,

사냥감을 노리며 몸을 낮추고 살금살금 다가가는 늑대의 모습,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이며 입가를 바르르 떨며 으르렁 대는 그런 모습이 떠오르네요.

 

선한 역보단 악역을 늘 맡아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늑대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엉뚱하면서도

인간미(?)가 느껴지는 늑대의 모습을 '찬성'이라는 책에서 보게 되었어요.

 

사실 요즘 출간되는 유아도서 속 늑대의 모습에는 많은 변화가 있는 듯합니다.

쉽게 친근해 질 순 없는 동물이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두려워만 하지 않고 다가가고

소중한 동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혁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듯해요.

 

 

 

 

비루, 부루, 베루, 보루, 바루 라는 

사이좋은 늑대 형제 다섯 마리가 점심 메뉴를 정하고 있네요.

 

생김새는 다들 비스므리한데 입맛은 정말 제각각 입니다.

 

노란 달걀로 도르르 감싼 오믈렛, 새빨간 사과, 새우, 크로켓, 꽁치

의견이 다양하니 메뉴 정하기가 쉽지 않겠어요 ^.^

 

 

 

 

하지만 사이좋은 다섯 형제 늑대들은

"돼지로 하자!" 바루의 말에 "찬-성!" 만장일치합니다.

 

 

 

 

새끼 돼지를 잡고 의기양양한 늑대 형제들.

비겁하게 새끼 돼지나 잡고 말입니다 ㅋㅋㅋ

삐쩍 마른 돼지들 그닥 맛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환상의 점심 시간을 맞이한 늑대 형제들.

침이 꼴깍 넘어갈 듯, 새끼 돼지를 한입에 쪄~~억 넣으려는 찰라,

부러움과 아쉬움이 섞인 나직한 말 한마디.

"좋.겠.다...."

비루는 새끼 돼지를 놓친 것입니다.

 

그간 우리가 봐왔던 늑대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정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고

자신의 먹이감이라도 탐을 낼까 경계 시 할 듯 하네요.

 

하지만 이 이야기 속의 늑대들은 돼지 안 좋아한다고, 배가 안 고프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비루에게 모두들 새끼 돼지를 양보하는 모습입니다.

 

늑대 형제들의 양보라... 눈물나지 않나요? ^.^

늑대들도 의리가 있고 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바루는 또 다시 제안합니다.

비루가 처음에 먹고 싶다고 했던 사과를 따러가자고 말입니다.

 

늑대 형제들은 모두 "찬-성!"을 외치고 룰루랄라 사과를 따러 달려갑니다.

늑대들의 먹잇감이 될뻔했던 새끼 돼지들은 정말 뭐 저런 늑대들이 다 있나

그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을 듯 하네요. ^^

 

어리숙하고 모자란 듯한 늑대 형제들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늑대라고 하면 지극히 이기적일 듯한 성향으로 그려질 법도한데

그런 성향을 버리고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동물로 재탄생 시켰네요.

 

지금 우리 사회는 권력, 재력 등을 지닌 사람들에 의해

약자인 소수 사람들의 의견들이 무시되는 일을 비일비재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밝고 건강한 사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야할 듯해요.

늑대 형제들에게서 느껴지는 엉뚱함으로 즐거운 웃음을 짓지만

양보와 존중하는 미덕의 힘이 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고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과를 따라 가는 늑대들의 모습에서 정겨움과 감동이 느껴지네요.

세상이 참 좋아졌어요!

 

정보통신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에도 쉽게 전화를 걸 수 있고

문자를 보내면 바로 피드백도 받을 수 있고
이젠 화상으로 얼굴 보면서

Hi~ 손 흔들어 보이는 모습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어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 나를 둘러싼 지구촌 사람들 모두가 행복하고

문명의 이기와 자유를 즐기며,

하루 세번 식사 꼬박꼬박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을 듯해요.

 

넓은 세상이라고 하지만 작고 좁은 세상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넘쳐나는 정보로 이 좁은 세상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듯해요.

 

지구 반대편에서는 가난과 굶주림, 전쟁, 자연 대재앙 등으로 고통과 시련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지구촌 친구들이 있는데 이 중요한 현실을 잊고 지내고 있으니 말이예요.

 

우리 어른들은 어떤가요?

지구촌 소식을 우리 아이들보다는 더 잘 접하고 주의예시하지만

여전히 간과하고 지내기 일쑤인 듯해요.

 

자기가 투자한 나라에 금융위기라도 온다하면 손해라도 볼까

그럴 때 바짝 긴장하고 관심 갖는 정도일 수도 있겠어요.

 

처음 책을 만났을 때,

오호~ 2011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논픽션 부분 라가치 상 수상작이네!

오호~ 글밥 적어 우리 현서 보여주기 편하겠네!

 

요런 유아틱한 생각에 좋아하다가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글과 일러스트를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림 하나하나에 지구촌 아이들의 가난과 굶주림, 고아,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불행이

온몸으로 전해져 왔거든요.

 

현서가 '밥 안먹어!'하고 고개를 돌릴 때,

지구 반대쪽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물로 허기를 채우고 뼈만 앙상아게 남아있는 친구들이 있을텐데...

 

 현서가 엄마 아빠 품에서 따뜻하게 사랑받으면서 살 때,

지구촌 어느 아이는 집 없이 거리의 맨홀에서 추위에 떨면서 혼자 살아가고 있는데...

 

지구 바깥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기에 이젠 나몰라라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지구는 하나이기에 하나된 마음으로 이웃 나라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이처럼 자기 주변에 이런 믿을 수 없는 어두운 현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에 휩싸일 수는 없었지만

현서도 깜깜한 세상이라고 말해요.

 

저희 현서가 이 지구촌 현실을 이해하기란 아직 너무 힘들지만

불쌍한 친구가 있어 쓰다듬어 줄 수는 있다는 것을 잘 경험하지 않았나 싶어요.

 

 

매스컴에서 좀 떠들어대면 귀가 쏠깃하지만

평상시엔 잊고 지내는 저도 반성의 시간을 좀 가졌습니다.

 

 

유치원 졸업하는 그 순간까지도 개구쟁이에 어리광만 부리고, 천방지축 왈가닥처럼 굴어도

'이제 학교가네?' 라는 어른들의 말씀에 하루 아침에 어른이라도 된 듯이 행동하고

어리게만 보고 머리를 쓰다듬는 어른의 행동에

'나도 이제 가요!' 라고 아주 자상스럽고 이야기 하고

'난 이제 꼬마가 아니예요!' 라고 당당하게 말하기까지 합니다.

 

학교를 간다는 것, 학생이 된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우리 부모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항상 보살펴 주시는 엄마 품을 떠나 새로운 환경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차 있는 아이들도 있겠고,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선 장소, 낯선 친구들, 무서운 선생님들을 만날 생각에 

걱정과 두려움을 갖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내 아이가 학교에 이제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부터 분주해지는게 우리 부모들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입학 용품 챙기기에 바쁘고 아이의 학업에 벌써부터 근심과 걱정,

내 아이가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고 말입니다. ^^

 

입학을 앞두고 계신 부모님들이 이런 준비로 바빠 내 아이의 감정과 심리에 대해서는 소홀할 수 있는데요

이거 더 중요하고 우선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초등학교 입학이 정말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첫 단추일 수 있지요.

신선함, 새로움으로 가득할거란 기대감과 더불어 불안한 마음도 존재하는 학교 생활에 대해

학용품을 더 챙기기에 앞서 부모를 떠나 이제 정말 사회인의 한 사람으로서 학교 생활이 어떤지,

친구들과 선생님과는 어떻게 지내고 소통을 하는지 등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더 소중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박정선 글/ 선현경 그림의 '나도 이제 학교 가요' 라는 책은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 단계에서 부터 학교에 입학해서 생활에 이르기까지 시간적인 개념을 두고

학교 생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고 있어요.

 

엄마가 내 아이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듯 대화체 형식으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편하게 읽어내려 갈 수 있을 듯해요.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넓은 운동장에서 뛰어 놀 수도 있고,

호랑이 같은 선생님이 아닌 엄마와 같이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이 계시고,

친구들과 함께 글자도 배우고, 노래도 부르고, 그림도 그릴 수 있다고

재미있게 학교 생활의 모습을 담아 학교 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라는 것을 아이에게 심어주고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도 불어 넣어 줍니다.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생활하기 위해 학교에서의 예절과 규칙을 미리 만나볼 기회가 되기도 해요.

바른 생활 습관을 책을 통해 갖게 함으로써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아름다운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내용이 너무 잘 담겨있네요.

 

페이지 페이지 마다 아이들의 심리를 배려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