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내가 음료수 갖다 줄께. 마셔. 이건 포도 주스야. 맛있니?",
"이거 내가 준비했는데 왜 안 먹어? 맛있어 먹어. 목말라? 물 갖다 줄께."
"이건 또 왜 여기 있니~~~, 할머니가 실수했네."
"괜찮아~ 괜찮아~ 다시 하면 돼. 괜찮아~"
주방에거 설거지를 하고 있던 나는 개수대 물을 잠그로 아이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내 딸아이가 유모차에 곰인형을 태우고 인형 놀이를 하는 장면이다.
난 저만치서 아이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고 그냥 슬쩍 웃어본다.
제 2의 나.
이 세상에 나는 오직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말투, 나의 행동, 나의 감정과 똑같이 표현하는 아이가 저기 있었다.
웃음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아이를 낳아 키우기 전에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한다.' 라고 말했고,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는 지금이다.
아주 소소한 나의 말투와 행동마저도 다 흡수해 버리고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
지금와 생각하면 말도 못하는 아기였지만 난 아기한테 모니터링 당한 기분도 든다. -.=
이 엄마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며, 이 엄마의 곱지 않은 언어 사용 태도까지
죄다 흡수해 버리고 하나씩 하나씩 생활 속에서 터트리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아이에게 헛점을 보였지만
아이의 모델이 부모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기에 생활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한 듯하다.
내가 말로 하나하나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스스로 정리할 줄 아는 아이로 커주고 있었고
내가 내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니 내 아이도 나를 믿고 기다려주고 있으며,
내가 내 아이에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니 내 아이도 내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면서 커주고 있다.
그리고... 내가 내 아이에게 밝은 웃음을 주니 내 아이도 늘 밝은 모습으로 환히 웃는 아이로 카주고 있다.
도로시 로 놀테,레이첼 해리스 공저,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배운다'는 이런 나의 육아관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욪
넘쳐나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과 앞으로의 우리의 미래는 아는 것이 힘이 아니다.
아는 것을 사리분별하여 행동으로 실천하는 그것이 진정한 힘이 될 것이다.
이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배운다'는 그 힘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을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제시해 주고 있었다.
시의 각 구절을 콘텐츠의 주제로 삼아 그것과 관련하여 확대된 이야기, 다양하고 구체적인 일화와 사례를 들면서
내 아이가 좀 더 사려깊고 배려심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그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리고 시 한 구절 한 구절 자체가 자녀교육에 있어서 우리들에게 소중한 교훈과 실천의 힘을 주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특히 타인과 어우러져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지녀야할 가치들, 관용, 격려, 칭찬, 배려, 사랑, 공정함, 인내 등을 우리 자녀들이 지닐 수 있도록
우리 부모가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해야하는지 시를 통해 스스로 깨닫고 지혜를 얻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모의 깨달음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아이들의 잠재 능력을 발굴하여 좋은 방향으로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느낀 것은 비단 이 책이 자녀양육 교육서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 속에서 사람 대 사람, 사람 대 동물 등 관계를 맺고 살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 진리같은 내용과 원리들이 적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과 배려, 인내,
연인 관계 속에서의 사랑과, 배려, 인내,
학생과 제자 사이의 사랑과, 정직, 존중하는 마음을 잘 형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해야하는 그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것이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내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세상과 맺는 관계 속에 적용시킨다면 이 세상 정말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꼭 육아서라고 장르 구분을 두는 것이 좀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고 모두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이 너무나도 많아 펜으로 표시를 하고 책갈피를 붙여도 놓고 책장을 접어도 놓고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중에서도 '사랑의 본보기' 부분의 내용을 난 좀 더 심각하게 읽었던 것 같다.
나름 육아서도 많이 읽고 다들 어렵다고 하는 육아에도 분명 답은 있다라고 말할 정도이나 내게도 내가 인정하는 헛점이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현서 눈에 비춰지는 엄마 아빠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둘은 존중을 하는 것인지...
사랑과 존중은 또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좀 심각해 지는 듯도 하다.
엄마, 아빠의 모습이 곧 미래 내 아이의 결혼 생활이 될 수 있고 그 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많이 존중하고 신경쓰면서 살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다짐해 본다.
이런 양서의 양육교육서를 많은 사람들이 읽고 사람의 지혜를 배우고 깨달음을 얻어
우리 사회 속으로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시켰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이는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로 만들고 우리 모두가 평안하게 살기 위함일 것이고
양육의 힘에 힘을 더 실어 그 위대함을 깨닫고 전진하고자 하는 강한 나의 욕구에서일 것이다.
품성과 성격은 되물림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의 모습 속에서 그 부모의 모습을 만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떤 모습을 내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인가?
어떤 모습을 내 손주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인가?
그 해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