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좀 부러웠다. 이렇듯 큰 감동을 주는 좋은 책을 1937년에 출간해 내다니 말이다. 특히 중일전쟁과 군국주의로 치닫던 당시 일본 상황을 고려한다면 책을 쓴 요시노 선생이나 청소년을 위한 문고 편찬에 매진한 야마모토 선생은 시대의 참 스승이라 하겠다. 파시즘과 군국주의는 개인을 집단에 함몰시키는 야만의 폭력성이 그 본질이다. 한 인간의 가치와 의미가 자본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부속으로 변질된 현재 또한 넓은 의미에서 파시즘과 군국주의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 다음은 집단의 목표를 위해 자기 소신을 포기하고, 다른 생각을 갖는 사람은 멸시하고 상처 입혀도 괜찮다는 식으로 변해 갔어. 영원히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여유가 없었지. 본문 254쪽 / 파도 / 토드 스트라서 / 2010년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어느 고등학교 역사 수업시간에 실제 벌어진 일을 다룬 소설 『파도』는 집단의 논리에 함몰된 개인이, 아니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모르는 인간들이 어떤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는 지 잘 보여준다. 파시즘에 관한 단순한 실험으로 출발했지만 걷잡을 수 없는 집단화는 나치의 역사가 재현될 수 있음을 충분히 증명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고,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며 살아가는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집단의 틀에 자신을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은 또 다른 나치의 탄생을 초래한다는 사실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작금의 자본주의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다양성과 그들 나름의 개별적인 삶의 가치를 파괴한다. 먹고 사는 것이 삶의 일차적인 목적이 된 것은 오로지 물질만이 숭고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모든 가치를 대신하게 된 현재 경제 제도에 기인한다. 그래서 불안하다. 뭔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참혹하고 비참한 시대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가?

 

 해답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아갈지 그 방향을 알려 주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에 앞서 어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요시노 선생의 책이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지만 이 책의 효용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 이 책은 어른이 먼저 읽어야 한다. 먹고 사는 문제를 잠시 내려놓고 진지하게 나를 그리고 타인을 그리고 세상을 고민하는 다수의 어른들이 존재해야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삶이 윤택해 진다. 그래서 감히 말하건대 어서 읽어보시라. 아이들에게 책을 강요하기 전에 당신이 먼저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나. 그리고 나라는 인간의 심연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 존재의 근원이란 결국 내 속의 나를 발견하고 나의 가치를 깨닫는 동시에 나와 타자의 관계를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다. 주인공 코페르가 발견(?)한 인간 분자의 관계 즉, 그물코의 법칙이란 결국 백화점 옥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그리고 타자와의 관계를 스스로 깨달은 경험이 그 시작이었다. 바로 그 경험이 핵심이다.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방법을 모르면 어른이 먼저 깨닫는 것이 순서다. 그 멘토로 이 책이 충실하게 도움이 된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가에 대한 자극을 때론 질문으로, 때로는 충고로 코페르에게 제공하는 누구보다 코페르의 멘토로 빛나는 책 속의 외삼촌처럼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내면의 울림을 느낀다. 그리고 그 울림이 이끄는 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본능이 존재한다. 그 본능이 안정된 직장과 편안한 삶을 위한 기계적 사고와 행동으로 변질 될 때 우리 사회는 병들어간다. 인간 내면의 울림은 코페르의 말처럼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이 친한 친구사이로 사이좋게 지내는 세상을 향하리라. 좋은 사람이란 그런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많은 실수와 실패와 좌절을 겪더라도 내면의 울림이 좋은 사람을 향한다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들, 어떻게 살 것인가?

책세이 모집
『북극 허풍담 세트』(열린책들)

모집인원 10명

책세이 도서를 읽고 카페와 온라인 서점에 올려주십시오! 

   

『북극 허풍담1,2,3 』
출판사 : 열린책들
지은이 : 요른 릴 지음, 백선희 옮김
출간일 : 2012-07

북극이라니, 아무 일도 없을 것 같다고?
천만에, 날마다 대소동이야!

세계지도의 커다란 흰 부분, 북극의 그린란드 북동부에는 나머지 문명 세계를 ‘저 아랫것들’이라고 부르는 괴짜 사냥꾼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원주민이 아니라 사냥 회사에서 파견된 나름 직원들. 대한민국 반만 한 땅에 서른 명 쯤 흩어져 산다.

 1년의 반은 밤이고 반은 낮, 온통 눈과 빙산, 여름도 거의 겨울인 땅에서 살다 보니 제정신이 아닐 때가 더 많지만,

하나같이 많이 독특하고 엄청 착한 사내들이다. 순진남, 궤변가, 잠꾸러기, 귀족, 전직 군인, 주정꾼, 수다쟁이……

 거기에다 1년에 딱 한 번 들어와 사냥된 모피를 수거하고 보급품을 내려놓고 떠나는 수송선, 어쩌다 그 수송선에 동승해 오는 외지 손님,

 그리고 흰곰 등 북극 동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해프닝들.

외로움과는 싸워도 자연과는 결코 싸우려 들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에 머리는 시원해지고 마음은 따뜻해진다.

 

콩트에서 콩트로 이어지는 북극 시트콤

요른 릴. 우리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안데르센의 뒤를 잇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는 마흔 권이 넘는 책을 썼는데, 출간하는 책마다 인구 5백만의 덴마크에서 25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그중 여러 작품이 1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에 알려졌다.

 소재와 장르와 해학에서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정립한 작가로 인정받아 2010년에는

 전 작품에 대해 덴마크 아카데미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누구와도 다른 그만이 지닌 작품 세계의 원천은 바로 그가 살아온 유랑의 삶에 있다.

 20여 년을 북극에서 살았고, 지구 곳곳을 떠돌았으며,

지금은 열대 지역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만 들어도 그가 얼마나 다양하고 특별한 경험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압도하는 대자연, 괴짜들이 펼치는 비범한 일상

장엄하고 경이로운 대자연, 투박하고 원색적이고 단순한 인물들, 황당하고 우스운 상황이 만들어 내는 북극 허풍담에는

 읽는 이를 흠뻑 빠져들게 하는 재미와 강한 흡입력이 있다.

혹독한 기후, 눈과 얼음, 짧은 여름, 몇 달간 이어지는 캄캄한 극야, 절대적인 고독, 광기의 위험. 이것이 허풍담의 밑그림이다.

거기에 만화 캐릭터처럼 재미난 인물들이 더해진다. 주인공들은 뜻밖에도 그린란드 원주민이 아니라 문명을 등지고 떠나온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 등 유럽 출신의 북극 사냥꾼들이다.

 대개 투박하고, 촌스럽고, 거칠고, 원색적이고, 엄청난 술꾼에다 떠들기 좋아하는 낙천적인 사내들이다.

틈만 나면 괴이한 논리의 장광설을 끝없이 늘어놓는 인물, 이해력이 한참 달리는 인물, 게걸스럽게 먹고 잠만 퍼질러 자는 인물,

정신세계가 난해해서 누구와도 함께 지내지 못하는 철학자, 코앞의 사물도 분간하지 못할 만큼 지독하게 시력이 나쁜 사냥꾼,

얼어붙은 땅에 농사를 짓고 모두가 기피하는 포도주를 만들어 거창한 라벨을 붙이는 백작 등,

 스무 명 남짓한, 잘난 것 없고 엉뚱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인물들이 그려 내는 북극의 익살스러운 일상화가 바로 허풍담이다.

각 일화 속에 드러나는 인물들의 투박함과 단순함과 수줍음과 엉성함이 마냥 정겹다.

북극 사냥꾼들의 이야기는 웃음과 더불어 문명 세계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 대해, 고독에 대해, 우애에 대해, 공동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때로 태양 없이 몇 달간 지속되는 겨울을 견디다 못해 미쳐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사냥꾼들은 이 불편한 삶을 문명의 편의와 바꿀 생각이 조금도 없다. ‘저 아랫동네’라 부르는

 문명 세계에는 없는 자유로움이 그들에겐 있기 때문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어느 곳에서보다 자유로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

 어떤 법도, 어떤 권위도 이들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문명 세계에서 막 이곳에 도착해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사람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이곳의 질서, 다시 말해 무법의 질서를 받아들이게 된다. 다만 이들 사이에서도 불문율처럼 지켜지는 무언가는 있다.

 

 

구속이라면 유일한 구속이라 할 수 있는 그것은 바로 인간애이다.

 언제라도 죽음에 덜미가 잡힐 수 있는 혹독한 환경이기에 북극에서는 언제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사냥을 못 한 사람이 굶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 북극의 법이고, 누구든 사냥 오두막에 묵었다가

 떠날 때는 다음 사람을 위해 난로에 석탄을 채워 두고 성냥도 준비해 두어야 할 뿐 아니라,

새로 도착한 사람이 손가락이 얼어 있어도 불을 붙일 수 있도록 성냥 한 개비를 반쯤 꺼내 놓아야 하는 것이 이들의 법이다.

곰을 잡지 못해 좌절한 신참 사냥꾼을 위해 고참들이 몰래 숨어서 곰 사냥을 돕는 이야기에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확인할 수 있다.

우직하고 원색적인 인물들이 맺는 인간관계는 더없이 깊고 진하다.

아마도 이 우애와 자유로움 때문에 사냥꾼들은 혹독한 추위와 고독과 긴 겨울 말고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는 북극을 떠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닐까.

 _ 역자의 말 중에서

 

“북극 주민들과 함께 웃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카미유 프라데, 「레스트 레뷔브릴캥」
“삶에 변화와 휴식이 필요하다면 요른 릴을 읽어라!” ―미셸 폴락, 「샤를리 에브도」
“익살스럽고 엉뚱한 이들 ‘허풍담’은 최고의 인류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북극에 대한 찬가이자 거대한 빙산을 녹일 만큼 훈훈한 이야기.” ―알렉시 로르카, 「리르」
“거짓으로 들릴 수도 있는 사실, 혹은 그 반대.” ―「르 쿠리에 프랑세」
“요른 릴의 작품은 진정한 모험의 행복감을 선사한다. 7세부터 100세 노인까지 강력 추천한다.” ―파브리스 장 프랑쉬, 「쥐르방」
“요른 릴은 지구를 누비는 덴마크 작가이자, ‘인류학자이자 소설가’이며

유머와 지혜 가득한 이야기꾼이다.” ―파비엔 바르비에, 「르 프로그레」

 

=================================

 

◈ 자격조건 및 참고 사항

1. 서평 인원은 10명입니다.

2. 선착순이 아닙니다. 열심히 게시판 활동을 하신 분께 우선순위를 드립니다.

3. 최소 3편 이상의 서평이 <100인의 책마을>에 등록 되어있어야 합니다.

5. 이벤트 서평은 카페 외에 온라인 서점에 등록해주시기 바랍니다. (예: 알라딘, 예스24)

6. 서평 기간은 발표와 서평단 발표로부터 2주입니다. 정확한 날짜는 서평단 발표시에 알려드립니다.

7. 개인 블로그에 스크랩해주시고 댓글로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