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길게 이어지는 스토리에도 차츰 관심을 보이며 궁금해하는 아이를 볼때,

특히나 다른 나라의 신화나 역사를 다룬 만화 학습서에 관심을 가지며 흥미로워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나라 역사도 아이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는 동화는 없을까?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분명 이름도 다르고 생김도 다른 외국의 역사, 신화 등의 내용보다

내 나라, 내 선조들의 이야기라면 얼마나 더 흥미 진진할까?

훌륭하고 본 받을 부분 많은 그 분들의 이야기가 우리 아이들 가슴에 남아서 닮고 싶은 위인의 모습으로,

앞으로 되고 싶은 꿈의 한 자락으로 남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말이지요.

 

역사 속으로 숑숑.

 

역사 얘기라고 또 역사 얘기만 담기지 않은 이야기 책.

내 어릴적 그 때처럼, 엄마와 투닥투닥 거리고 토라지는 작은 아이의 모습이 담긴 이야기.

그 속에서 찾게 되는 우리 역사의 이야기들...

 

재미있고 신기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의 전개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하는 기대감을 물씬 전해줍니다.

어쩌면 무분별하다 싶게 쏟아져 나오는 많은 책들 중에서

과연 어떤 책이 우리 아이와 잘 맞고, 한 권을 보면 열 권을 기대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늘 계속 되는 부분이었는데

역사 속으로 숑숑... 시리즈는 역사는 물론 아이의 마음까지 읽어주는 참신한 책이었습니다.

 

늘 즐겁고 흥미로운 책들로 역시 '토토북' 이라는 마음을 안게 해주는 토토북에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7살 진욱이가 쓰고 그렸다는 꽃게와 지렁이.

우리집 꼬마도 7살이기에 '비교' 보다는 '관심'의 마음으로 만났던 책이었습니다.

 

무수한 상상력들과 끊일 줄 모르고 쏟아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엄마 아빠의 흐믓한 미소 속으로 사라지거나 잊혀지기가 일쑤인데...

이렇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간직해본 진욱이는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부드럽고 주저함이 보이지 않는 정성스러운 그림 한장 한장 모두... 감탄사를 연발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 또한 마지막 책 장을 덮을때엔 아, 이런게 7살 아이의 행복이구나, 라는 느낌을 갖습니다.

'순수'라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표현'해내는 재주는 어느 누구도 가르친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번 깊이 깨우칩니다.

과연 자연스럽고도 즐겁게 행복하게 '표현'하는 자유를 나는 내 아이에게 충분히 주었던가... 반성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을 자유스럽게, 행복하게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요?

그럼에도 부모인 내가 먼저 자유스럽지 않고 행복하지 않아서, 그 방법을 가르쳐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걱정만을 더하던 밤들도 기억이 납니다.

 

이미 잊혀져버린 유년시절이기에, 무엇이 어떻게 행복했었는지 잘 몰라서

내 아이에게도 내가 느꼈던 그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 또한 희미해져 가곤 합니다.

아이와의 소통과 그 마음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셨을 진욱이 부모님께도 깊은 박수를 전하게 됩니다.

 

소중하게 조심 조심 그림과 대화하며 그렸을 꽃게와 지렁이...

수많은 그림책들을 만나왔지만...

잊었다가도 다시 볼때마다, 부모인 제 가슴에도 따뜻한 그 무언가가 솟아오르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풍광이 좋은 곳엔 그에 잘 어울리는 사찰이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그 만큼 풍수지리로 보았을때 좋은 곳엔 마음을 다듬는 수양하기에 좋은 사찰이 있다는 얘기겠다.

섬에 있는 암자를 찾아서...

아, 그 먼 섬들에도 암자가 있을 수 있겠구나... 나는 잃어버리고 찾지 못한 물건이 갑자기 생각나듯

머릿속에 느낌표가 생생히 그려지기 시작했다.

 

언제나 ’오늘도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저자 이봉수 님은 이순신 장군의 자취를 따라 다니시다가 섬에 있는 암자를 찾는 여정의 인연까지 이르셨다고 한다.

현재 있는 것에 대한 탐구도 현지에 이르러서는 어려움이 많은 법인데,

이제 계시지도 않는 그 분,

그 오래전 그 분의 흔적을 찾아 답사를 한다는 것은 실로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변해도 수십번 변했을 바다, 육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을 그렇게 이끄는 강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렇게 다니다 다니다 어느 섬에 마련하셨다는 나만의 작은 토담집.

햇살에 부서지는 바닷물과 그 아래서 자근 자근 자라나는 텃밭의 푸르름이

생각만 해도 꿈처럼 이내 눈앞에 그려진다.

 

섬으로의 여행은 쉽지 않다.

바다와 가까운 그 지리적 특성상 기후의 움직임은 예상할 수가 없다.

나 또한 섬으로 여행을 가서 예정된 날짜에 배를 타지 못했던 기억을 헤아려보면...

도회지에서(육지) 살던 사람들에겐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저자가 빼곡히 다녀온 그 섬들마다... 그 암자마다...

저자의 발자욱과 삶에 대한 마음 가짐, 그리고 역사들도 살아서 대화한다.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그 자리를 지키는 석탑들과 불상들...

오히려 색을 입힌 사진이 아니어서...

그 사진들을 더듬듯 만져보면, 마치 내가 오래전 어느 햇살 좋은 그 날, 그 곳에 다녀온듯 하다.

 

이렇게 많은 섬에, 모두 암자가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결코 쉽지 않은 육로, 그리고 그 뱃 길을,  감행한 저자의 열정이 더욱 놀랍다.

또한 그 열정은, 가슴이 답답할때 걸망하나 메고서 떠난다는 저자의 걸음을 지켜보면

과연 어디에서 샘 솟는지를 알 수 있다.

걸망을 어깨에 멜때부터... 가고자 하는 그 섬에 마음이 닿을 때부터...

저자는 힘을 얻고 있다, 기쁨과 희열을 말이다.

차를 타고, 내리고, 배 삯을 지불하고 뱃길을 내지르는 그 사이 사이 만나는 숱한 인연들에서도

저자는 삶에 대한 힘과 열정을 얻고 배움을 볼 수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숨쉬는 동안에, 그 힘과 열정에 대해 게으를 수 없기에 

오늘도 그 섬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할 수가 있는 것 아닐까?

과연 나는... 삶을 살면서 얼마나 ’그’ 섬에 가고 싶었을까?

그 섬에 가는 여정을 통해 힘과 희망을 얻고, 듣고, 보고 싶었을까?

내게도 그 곳으로의 발걸음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