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솔직히 즐겁고 기쁜 마음이 드는 단어는 아니다.

내 어릴때 역시 바르고 정직하게 숙제를 하다가, 점점 머리가 커질수록 벼락치기 공부를 하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그런 부담스런 숙제를 대신해주는 '기계'라니???

재미있는 냄새가 솔솔 풍긴다. 더군다나 '비밀'이라니... 과연 무슨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전.혀 어울릴거 같지 않고, 공통점은 전무하지만, 각자 개성이 뚜렷한 네 명의 아이들.

이런 아이들이 '숙제기계' 라는 공통분모로 서로 어울리게 된다.

하지만 그 '어울림' 역시 아이들은 서로 눈치 채지도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는다.

다만 '숙제기계' 때문에 모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

 

책은 네 명의 주인공들과, 선생님, 부모님 등의 몇명의 주변 인물들의 '고백'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각각의 인물들의 감정,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시선과 결론.

이런 다양한 시점, 다양한 시각을 통해 이어지는 이야기의 전개가 지루함 없이 더욱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아이들은 숙제 기계를 통해서 숙제에 대한 부담감도 없애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 그동안 못했던 다른 취미들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점점 수면위로 드러나는 '숙제 기계'에 대한 비밀이 여기 저기 새어나가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점점 초조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불안해한다.

급기야 선생님 까지 눈치를 채시게 되고... 

수상한 사람의 접근까지 다가오게 되자, 아이들은 거의 혼란 상태에 빠지는데...

 

*

 

이 책은 단순히 '숙제 기계'라는 기계의 등장을 통한 해프닝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네 명의 아이들을 통해서, 학급 내의 '왕따' 혹은 '부적응' , '가정문제', '부모와의 갈등' 부분까지도

아이들의 시점으로 풀어지고 있다.

이야기가 끝마쳐질 무렵엔 지내온 시간 만큼, 모두들 서로 동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리고 친구,라는 의미를 깨닫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 성장 부분도 드러나 있어서 따뜻한 감동이 전해져 온다.

 

호기심으로 펼치기 시작한 동화였는데, 흥미 진진한 이야기 진행에 손을 놓을 수가 없게 만든 동화였다.

나의 어릴적 추억도 떠오르고...

우리네 아이들도 처음엔 달라도, 이렇게 서로 서로 어울려가는 성장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당신은 예수님의 부활 하심을 손 바닥의 상처를 만져보고 믿었습니까? 보지 않고도 믿었습니까?
연 나의 대답은?
나의 신앙은 그 분의 부활을 보지 않고도 믿는 신앙일까?

 

자칫 신비주의로 여겨지기 쉬운 치유, 예언의 은사.

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내가 겪지 않았기에, 그것을 우리는 쉽게 인정하지 못하고 믿지 않는다.
이미 우리 나라에서도 몇몇 그 은사를 칭하여 왔던 이단의 아픈 기억을 어렵지 않게 더듬어 볼 수 있기에,

그래서 더욱 말하기도, 쉽게 믿기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종교. 그 분께 나아감. 그 분과의 소통.

무엇때문일까?
과연 ’나의 안위’가 빠졌다고 쉽게 장담할 수 있는 사람 있을까? 나부터도 아니다.

우리는 시시각각 그 분께 내 어려움을 고하고, 위안 받고 싶고, 치유 받고 싶어한다.
그런데 심령으로 다가오는 확증이 아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더 안심일까? 얼마나 더 마음이 놓일까?
내가 믿는 그 분을 내가 직접 만나고 그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말이다.

 

명절때면 시골 살림에 다른것은 못 드려도, 목사님께 꼭 고기나 달걀 등으로 인사를 드렸었다는 나의 친할머님.
전형적인 유교집안의 딸로 자라, 기독교 가정으로 결혼해오신 내 어머니는 그런 시어머니 밑에서 신앙을 키우셨다.
나 역시 종교 측면에서는 그런 내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성경에서 말씀하지 않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말라는 말씀을 오래 기억한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초자연적인 만남’ 이라는 책 소개는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어쩌면 크리스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갈망해봤을 ’하나님과의 만남’. 나 역시 그러했기 때문이다.

 

삶 속에서 그 분의 임재를 경험한다는 말씀은,

쉽게는 범사에 감사하며 오늘 하루도 평안히 보내게 해주심에 대한 감사에서 부터 만나 볼 수 있을것이다.

그 임재를 넘어 하나님과의 1:1 만남을 얼마나 사람들을 갈망할까?
하지만 그런 경험은 나 이외에 다른 ’특별한’ 사람들에게 이뤄지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 부부는 그렇지 않다고 힘있게 말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평범한 자기들에게도 그분의 타나심은 있으셨고,

기도로 간구하였던 문제들의 해결을 도우심이 분명 있으셨다는 것을 성경적인 해설을 들어 말하고 있다. 
또한 그것은 남이 아닌 바로 ’나’에게도 이뤄질 수 있는 일이라고 말이다.

다만, 우리에게 언제나 그분을 뵙기 원하는 마음, 갈망하는 마음을 한껏 열어두라고 제안한다. 주파수를 맞추라는 것이다.

 

"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벧전 5:8)

사탄에게 동의하지 말라!
당신과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던져버리지 말라.
하나님의 성령이 당신 안에 계신다.
그러므로 당신 스스로 하나님께 들어야 한다.
"

 

나역시, 다소 어려운 이 책을 읽으며 은혜로우신 그 분을 만났다. 사실 그것을 기대하고 책을 펼쳤던 것도 아니었다.

하나님의 임재는 그렇게 드러나신다. 우리는 그분의 뜻하심을 행하심을 알지 못한다. 알 수 없다. 그저 '때'를 기다리며 기도할 뿐이고, 그분의 행하심이 있을때 선한 도구로 쓰임 받길 원하는 것 뿐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그 어느 때'에 드러나시는 것이다.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이러한 '때'에 우리는 기름을 준비한 현명한 신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나 역시, 내 믿음에 대한 '답'을 원하는 기도를 드리기도 하였지만

그런 기도를 드린다는 마음 역시 크리스챤으로 죄스럽기도 하였다. 

목회를 하시는 내 어머니의 경험을 통해 듣는 하나님의 예언과 계시, 기도중의 환상...
그에 앞서 내 어머니 역시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상당한 경계를 가지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을 보고 자란 나.

설마 내 어머니가 자식인 내게 거짓을 말씀하시겠는가? 하는 믿음이 들면서도...
’내가 겪지 않았음에...’에 따른 반신반의의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이겠다.
하지만 ’엄마가 그렇다고 하니까 뭐...’ 라는 마음으로 지내왔던 것도 고백한다.

그것은...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아니신, 바로 그분이 하신 말씀이셨고 내가 그분을 믿고 의지했다면
그분의 말씀으로 듣고 따랐어야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삶에서 회의론적이었고 허울뿐이던 나의 신앙, 나의 믿음...
이 책을 통해서 나의 괴로움을 덜어주시려 하나님께서 내게 직접 응답하신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하물며 자기 형제들과의 나눔도 계산적으로 흐르는 요즘.

'내가 이거줄께, 너 그거 줘!' 내가 하나 주면, 너도 하나 줘야 한다는 이해 타산적인 마음들.

우리 아이들 생활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모습은 아닐까?

 

내가 너라면, 네가 나라면 中

...굳이 건강한 강아지를 놔두고 한쪽 다리가 불편한 강아지를 사겠다는 소년

...좋아라 강아지를 안고 걸어가는 소년의 절뚝이는 뒷모습

이 이야기 속에서, 그 어떤 말이 더 필요할까?

역지사지, 라는 옛 말씀을 우리는 얼마나 가슴에 담고 되새기며 살고 있을까?

내가 저지르는 실수 혹은 잘못은 사소하게 치부해버리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는 용납치 못하고 너무도 신랄하게 비판한적은 없었나?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역시...

내 아이의 실수는 작은 것이고, 다른 아이의 실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된적은 없었을까?

그런 엄마는 '나눔'의 삶, 타인을 이해하는 삶에 대해 아이에게 무어라 말 할 수 있고, 알려줄 수 있을까?

 

나눌수록 커져요 中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넉넉치 못한 형편의 친구

...그 친구의 매일 똑같고, 형편없는 도시락 반찬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고기 반찬 도시락과 몰래 바꾸어 주는 아이.

내 어릴때 역시 어느날엔 김치만 싸들고 갈때면 친구들 앞에서 내놓기 너무도 챙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친구의 맛난 점심을 위해서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도시락을 바꿔치기해서 먹는 아이.

그 나눔을 통해, 그 형편없는 도시락을 바꿔서 먹는 그 나눔을 통해, 아이는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더한 식사를 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서도 그처럼 따스한 마음을 믿고 기대하고 싶은 희망도 들었다.

 

그냥 좀 다를 뿐이야 中

...한국 아이를 입양한 외국인 엄마가 아들의 뿌리를 굳건히 해주기 위해 배우기 시작했다는 한국어 강좌.

...내 아들이 뿌리도 없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대접은 참을 수 없다는 그 엄마의 말은...

...내가 잉태하고 내가 아파서 낳은 여느 자녀와 다를바가 없는 엄마의 사랑이고 귀한 배려심일것이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나와 다름, 우리와 다름에 대해 무어라고 얘기를 하고 있을까?

궁색한 설명이지 않았을까? 나와 다름에 대해 어떻게 알려주어야 굴곡 없는 시선으로 타인을 대할 수 있을까?

어떤 질문에서도 귀결은 '모범'일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몸소 보여야 하는 일이었고, 내가 몸소 실천함으로써 아이와 함께 그 기쁨과 즐거움을 누려야 하는 일이었다.

 

20편의 주옥같은 잔잔하면서도 가슴 저릿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

아이를 키운다며 바쁘게 바쁘게 살아온 엄마 자리.

아이를 위한 책이기 전에,

바쁘다는 핑계로, 삶의 중요한 덕목에 대한 의미가 퇴색해졌던 나에게 더욱 귀한 책이었다.

우리 아이들 또한, 바른 마음으로 이처럼 아름답고 보석같은 나눔의 삶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 깊이 깊이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