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2007년 5월, 일년전 바로 이 계절에 작고하신 권정생 선생님의 마지막 작품을 만나보는 마음은...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그렇게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과는 또 달리, 책이 너무도 곱고 예쁘고 아름다워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스럽기까지 하다.
이렇게... 마지막 한 순간 까지도 보송 보송 예쁜 아가의 솜털을 쓰다듬고 살펴보는 듯이 정성어린 작품을 남기실 수 있으셨을까?
그분의 피를 쏟아내는듯이 고통스러우셨을 지병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분이기시기에...... 이토록 나의 고통보다, 나의 생명보다도 더욱, 아이들의 마음을, 아이들의 미래를 사랑하셨을 선생님이시기에
그렇기에, '동화'를 쓰시는 분이시구나.
한 평생. 홀로 지내시면서, 나의 이익보다는, 자라나는 우리네 꿈나무 어린이들을 위함이 정말, 그 사랑이 감히 가늠할 수 없었던 분이셨구나... 마음이 들었다.
나는 어떤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의 자리에서 나는 어떤가.
내 아이만, 내 아이만... 하는 우선을 범하지는 않았던가.
정말로 진심으로 '다른 아이'도 내 아이처럼 사랑하려고 했던가. 그 마음이 진심이었을까? 허울뿐인... 가식뿐인... 그때뿐인...
일회성에 그치고 마는 행위들이 아니었나.
그래, 그렇다.
내가 낳은 내 아이들이 아니기에 어찌 ' 내 아이처럼 ' 사랑할 수 있었으랴... 싶다.
내 아이처럼 사랑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거짓이고 위선일것이다.
'내 아이보다' 더욱 사랑하려 애써야겠다. 내 아이가 아니기에, 내 아이보다 '더욱' 사랑해야함을 깨닫는다.
[랑랑별 때때롱]
입안에서 구슬이 떼굴떼굴, 또로로록, 이쁘게도 굴러가는 모양이 연상되는 재미있는 제목.
과거, 현재, 미래를 두루 섭렵하는 환경, 생활, 감성, 지성 동화이다.
농약을 치고,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그래서 곤충들, 동물들이 살 곳이 점점 못 되어져 가는 지구별.
그런 지구별에 우리네 인간들만 '문명' 이라는 어리석음으로 포장하여 살고 있다.
어느날 지구별 친구에게 랑랑별의 때때롱이 편지를 보내고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워진다.
우리 아이들이 모르고 자랄 따사로운 시골 풍경의 아이들.
정작 훨씬 미래의 세상은 오히려 옛날 우리네가 살아오던 방식으로 살게된다는 이야기.
흔히 볼 수 있지 않은가?
웰빙, 이라는 명칭으로... 농약을 치지 않은 음식을 추구하고, 가능한 가공품의 사용을 줄여 쓰레기를 배출하려 하지 않고...
그런데 차근히 들여다보면... 그 모든 일환들이 우리네 옛 모습과 그대로 닮아져있다.
자연과 동화되어 살던 옛 선조들의 모습과 닮아져 있는것이 참살이, 비싸디 비싼 이름 웰빙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질병을 치유한다는 명목하에 각종 유전자조작으로, 엄마 아빠 없는 동물들이 태어나지만...
그 과정에서의 또다른 문제점들을 우리는 보려고 하지 않는다.
원인을 찾아서 풀어내려 하지 않고, 결과만을 없애려 급급한 현 시대에 대한 좋은 교훈을 담은 동화.
왜 병에 걸리는가? 걸린 병을 없애려만 하지 말고 '왜' 걸리는지... 그 시작이 어딘지를 가만히 되짚어봐야할 요즘이다.
랑랑별 때때롱.
강아지 똥, 몽실 언니... 처럼...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 이 세상의 미래를 다시 열어나갈 아이들에게 큰 도움책이 되어주길 바래본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시작되는 문명의 이기 속에... 너무도 많은 것에 노출되어지는 아이들에게... 정말로 정말로 꼭 필요한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