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 제목을 접했을때는 '한국에만 있는' 쉽고 가볍게 읽고 넘어갈만한 재미에 대한 책인줄 알았다.
그런데 차근히 살펴보다보니... 저자의 약력이 눈에 띄었다.
'인권 운동가' 오창익.

 

흠... 이 책, 그저 가볍게 읽을만한 그런 쉬운 이야기를 다룬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권 운동가가 바라본 이 시대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모습이기에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이라고 강조를 하는 걸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장가 못간 농촌의 노총각들을 연결지어 주기 위해 시작된 국제 결혼 풍토.
저자가 말하는 플랭카드는 나도 기억한다.
어느 어느 나라의 처녀와 결혼하세요. 등등의 문구가 씌여진채 나풀대던 플랭카드.

 

우리나라 주민등록번호가 생긴 배경과 각지의 검문소가 생기게 된 까닭.
집 한채 마련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들.
술 권하는 사회, 거절 못하는 사회의 수요에 따라 늘어난 대리 운전.
명절이면 등장하는 며느리들의 증후군.
외모지상주의가 손 뻗치지 않은 곳이 없는 직업 전선.

 

그렇다, 솔직히 이 책은 지은이 '인권운동가'인 저자의 속내와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저자 자신도 글에서 인정했듯이, '일정한 편향을 띠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라고 했다.
그랬기에 나는 읽는 내내 조금은 마음이 편할 수 있었다.

 

책 내용, 어느 부분에서는 공감도 했고,
내가 모르는 부분, 정치,경제,인권 부분에서는 '아..그렇구나' 하는 일깨움도 있었다.
또는 이건 굳이 이렇게만 치부해버리거나 꼭 이렇게 생각해야 하는 일은 아닌데... 하는 반론도 생겼다.

 

명절증후군을 다룬 내용에선, 며느리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더 있다 가라' 라는 소리라고 했다.
사실이지만, 그 속내를 보면 (친정에 가려는 며느리를 붙잡고) 더 있다 가라, 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것이지.
연로하신 시부모님이 좀 더 머물다 가라는 말씀을 무작정 싫어하는 것은 아닌것이다.
이 부분은 뭐, 저자 역시 며느리의 입장이 아니기에... 단편적으로 느껴진것을 쓰기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여겼다.

 

또 한 부분은,
'언제나 친절한 고속도로 톨게이트 계산원' 내용에서는...
뜬금없이 어느 기업체의 상담원의 '사랑합니다, 고객님' 하는 인사가 멋적다고 한다.
억지 인사, 마음이 담기지 않은 인사, 수시로 이행되는 감찰을 의식한 인사는 문제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힘들고 짜증나는 일이 있으면 사람인데 표정으로나마 드러나면 안되냐는 것..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했고, 뭍사람의 사소한 한마디, 한번의 눈빛으로도 순간 기분이 달라질 수도 있는 법인데,
물론 모든 사람들이 오는 친절 만큼 응대하는건 아니겠지만,
사람인 이상, 목소리에서도 감정이 실리게 되어있고, 그런 목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정성껏 인사로 마주하게 되는것 아니겠나? 싶었다.
물론 저자가 꼬집어 말하고자 하는것은, 이런 부분이 아니었겠지만...

어찌보면 참으로 중요하고 또 각성을 필요로 하는 각각의 주제들이 2~3페이지의 담겨지기에는 짧은 감이 있지 않나 한다.

조금은 낯설었던 내용들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풀이로 사회 구석구석, 과거와 현실의 정치와 경제...

내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고, 세삼 깨닫게된 책이었다.
다만 이 책의 내용은 어느 '인권운동가'의 생각이며,

책을 읽은 뒤 '나'의 생각으로 다시 다듬어 자리 매김해야 하는것은 나의 몫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캥거루 조세핀은 춤추는걸 좋아하지요.

하지만 조세핀의 동생은 캥거루는 절대 춤추는게 아니라 그저 뛰어다니는거라고 강조하기 일쑤랍니다.

그런 동생의 핀잔을 들을때마다 조세핀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 높이 높이 폴짝대며 춤을 춥니다.

왜냐하면 조세핀은 춤 출때 가장 행복하고 즐겁고 기쁘거든요.

 

그러던 어느날, 조세핀은 발레단이 온다는 안내장을 만나게 되었어요!

드디어 마음속 깊이 바라던 바로 그 춤을 발견한 조세핀!

발레단의 무용수가 다치게 되어 춤을 출 수 없게되자, 거침없이 뛰어든 조세핀!

조세핀의 당당하고 거침없는 자신감이 뭍어나는 춤을 본 관객들은 모두들 떠나갈듯 큰 박수를 치지요.

그리곤 어떻게 되었을까요?

 

행복과 자신감은 전염이 되나봐요,

관객 모두 너무도 행복하고 재미있게 춤을 췄던 조세핀처럼 폴짝 폴짝 춤을 춰보는거 아니겠어요?

모두 조세핀처럼 기쁘고 즐거운 표정으로 말이지요. 

 

*

 

아이에게 어떻게 '자신감'을 얘기해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은 엄마입니다.

제 자신의 어린 시절엔 항상 수줍음이 많아 뒤로 숨고, 인사 조차 큰 소리로 하지 못하던 기억이 뚜렷했거든요.

그런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언제나 내가 잘하는 것도 뒤로 숨기 바빴지요.

성년이 된 후에야, 조금씩 바꿔보려 노력하고 어느 정도 달라졌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릴때 부터의 자신감과 할 수 있다는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이 큰 자산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또한 '기회' 라는 것은 준비된 자에게 열려있는 것이지요.

누구에게나 오지만, 아무나 잡을 수 없는 이치 또한 마찬가지이구요.

그저 춤추는게 좋아서, 즐거워서 꿋꿋하게 춤을 즐겼던 조세핀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로 발레 주인공의 역할이 주어지는 것처럼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행하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뿌리.

그리고 기회를 맞이했을때 당당히 잘 할 수 있다는 한 치의 의심없는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는 응전의 힘은...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몸소 실천해서 보여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거라 여겨집니다.

 

캥거루 조세핀이 들려주는 유쾌하고 귀여운 이야기는,

우리 어린 아이들에게도 '나도 할 수있다' 는 무언의 응원을 심어주기 충분한 즐거운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