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십대, 나의 청소년 시절에 어머니께서는 공부 시작하기 전에 항상 기도하고, 성경책 1장씩 읽기를
권하곤 하셨는데... 나는 기도까지는 어떻게 하겠지만, 그 성경책 1장씩 읽기가 정말 쉽지 않았었다.

두꺼운 성경책이 일단 나의 마음에 부담이기도 했었고, 읽긴 읽어도 그 내용 또한 어려워서 그 의미를
해석하고 알아 챌 수가 없어서 무얼 읽었는지 답답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신앙이 좋으면 공부도 잘한다'라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신앙 안에 바로 서있는 새싹들이라면 그가 하고자 하는 목표인 학업에도 충실함으로 임할 수 있으니
'저절로' 잘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성경을 만나는 마음과 자세는 부모인 나 역시도, 성인이지만 어려움을 먼저 안고 있음을 고백한다.
성경을 통해서, 그 안의 말씀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다가서고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만남이 하루 하루 이어지고, 아이들에게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면 그보다 더없이 좋은 일도 없을텐데...
하는 오랜 아쉬움과 내 마음의 갈망을 풀어주는 책 '십대를 위한 행복한 10분 묵상'집.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크기, 하지만 견고한 표지로 마무리된 야무진 느낌의 책임을 느끼며
어떠한 내용으로 꾸려졌는지, 나는 책의 목차를 유심히 읽어내려가 본다.

그동안 만나본 베스트셀러 1,2위를 앞다투는 자기계발서의 내용 못지 않은 탄탄한 구성에 순간 놀라움을 느껴본다.
솔직히 조금은 '지루한' 성경적인 내용의 교훈을 담은 책일거라고 살짝(?) 기대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참으로 '세련'되었다.
종교를 가졌건 그렇지 않았건 상관없이 읽어도 좋을만큼 탄탄한 자기계발서의 구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한번 읽고 뒷전에 던져두는 책이 아닌, 하루 한편씩이라도 읽고나면 잠시 동안은 내용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용기와 도전을 얻게 하는 책이었다.

짤막하게 담겨있는 동서양 고금의 교훈적인 예화들을 소개하고, 그 예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진리.
그리고 현실을 사는 우리가 마땅히 행해야 하는 비전도 소개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나만의 고민에서부터 친구와의 우정,
실패해도 괜찮다는 위로와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의 메세지, 목표를 품고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 올바른 가치관과 인격의 필요성, 그리고 하나님의 계획하심, 나는 그 분의 훌륭한 도구임을 깨닫게 하는 힘.

놀랍게도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세상에 '속해서' 자라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그 방향을 구체적으로 들려주고, 보여주고 있었다.

더없이 반갑고 가장 기뻤던 부분은 각 단락의 예화에 가장 알맞는 성경 말씀을 한글/영문으로 소개하며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놓은 부분이었다.

책은 이렇게 풀이를 해주었는데, 성경 원문은 어떤 말씀으로 나와있을까? 하는 호기심까지 발동이 되어서
책을 읽다가 성경책에서 그 구절을 찾아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공부하기 10분 전에 읽는 책'.
공부하기 10분 전에 내 안에 계신 나의 하나님을 만나고, 그 분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통해 나를 비춰보고
그분의 선한 계획의 중심에 내가 있음을, 나의 존재가 있음을 믿고 따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놓치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삶의 등불이 될 글귀들이 빼곡히 들어있기에
다 읽고 나면 그 부분을 표시하느라 책 귀퉁이의 대부분이 조금씩 접혀 있게 됨을 볼 수 있었다.
모처럼, 우리 아이들을 신앙 안에서 '학업' 도한 굳건히 이끌어줄 만한 '귀한 보석' 같은 책을 만났음을 고백하게 한다.
 
 

언제까지나 최고로 좋은 내 동생

널찍하게 큼직한 그림책을 손에 들고서 '언제까지나 최고로 좋은 내 동생'이라는 제목을 읽으니
정말 이렇게나 좋은 찬사가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더군다나 맏이로 태어나서 아랫 동생들에게 꽤나 무서운 언니, 누나 였던 나의 유년기가 생각나서
이제 어른이 다 되고 결혼도 한 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드는 제목이다.
내 동생들에게 나는 이렇게 멋진 찬사를 보낸적이 있었나? 하는 마음에 말이다.

밝은 갈색털이 보드라워 보이는 큰곰, 작은곰 형제는 스웨터를 물려주고 물려입으면서
겪는 작은 경험을 통해서 서로간의 변치않는 사랑과 신뢰를 보드랍게 깨닫고 있다.

작은곰은 형에겐 스웨터가 너무 작다며 자기가 입고 싶어하고,
큰곰은 아니라고 아직 꼭 맞다며 정을 나눈 스웨터를 아직 간직하고 싶어한다.

엄마곰은 큰곰에게 새 스웨터를 만들어주시겠다고 작은곰에게 주는게 어떻겠냐고 묻지만
큰곰은 아직 그럴만한 마음의 준비가 채 되어 있지 않는듯 보인다.

그런 틈을 타서 작은곰은 좋다며 스웨터를 잽싸게 입어보고,
큰곰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조심해서 잘 입어야 해' 라는 말로 상황을 받아들인다.

아직 조금 큰 스웨터를 입은 작은곰과 큰곰은 숲속에서 함께 놀이를 하지만
작은곰의 실수로 통나무가 부러지고 스웨터도 더러워져서 큰곰은 화를 내고 만다.
혼자 노는게 더 재밌다며 큰곰은 작은곰을 나 몰라라 하고...
하지만 금세 심심해진 큰곰은 동생 작은곰을 찾고 있다.

여기저기 한참을 찾다가... 털실 가닥을 발견한 큰곰...
털실을 따라 숲속으로 가보니 아주 슬프고 외로워 보이는 작은곰이
스웨터가 다 망가졌다고 큰곰에게 울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는데...

큰곰은... 그런 작은곰을 안아주며 말한다.
'이건 그냥 스웨터일 뿐이야. 너한테 소리쳐서 미안해!'

어느새 이전처럼 둘도 없이 좋은 형제로 돌아온 둘은,
엄마가 새로 만들어주신 깜짝선물로 스웨터를 나란히 선물받고 서로에게 최고로 좋은 형,
최고로 좋은 동생이 된다는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내내 나의 마음에도 따뜻한
곰 형제가 입은 스웨터는 촉감책으로 보들보들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형제의 사랑과 우애, 그 보드라움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태어나서 제일 먼저 만나는 가장 비슷한 또래 친구인 '형제'
그 시작이 엄마의 사랑을 뺏기는 시기와 질투로 시작되기 쉽지만
투닥투닥 싸우고, 돌아서서 잊고 화해하는 모습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겐 둘도 없는 '최고로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는 시간들일 것이다.

그런 시간이 결코 웃음과 즐거움을 통해서만 오는 것은 아니기에
이렇게 따뜻하고 예쁜 동화를 통해서라면, 큰아이와 작은아이에게 서로가 꼭 필요한 존재이며
'언제까지나 최고로 좋은' 형, 아우가 되고 있다는 귀한 마음을 안겨줄 수 있어서
책장을 덮고도 그 감동이 은은하고도 따뜻하게 오래 머물던 동화책이었다.

더군다나 '패랭이꽃 그림책 버스'라는 그림책 도서관을 통해 더욱 많은 아이들이 좋은 책을 만나는
경험을 아낌없이 제공하려 애쓰시는 '이상희' 선생님 번역이셔서 더없이 반가운 시간이었다.
선생님의 단아하시고 청초하신 깨끗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진 내용이기에 더욱 흐믓하고 고마웠음을
인사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