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지 못하는 일곱가지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급기야 나는 '앗, 내 얘기다!'라는 생각에
가슴이 조마조마 해지고 말았다.
정말 나는 부자가 되지 못할까? 나도 부자가 되고싶은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하는 걱정에 말이다.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기르는 우리집 재무부 장관인 나, 그동안 나는 참 '돈'에 무심했었음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그랬다. 돈에 관심이 없었고, 노후대책? 자녀교육? 아직 나는 젊으니까, 아직 아이가 어리니까~ 하는 생각으로
그저 기름값이 좀 올랐구나, 이건 더 비싸졌네? 하는 소소한 변화에 대한 반응을 보인 것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이렇게 '돈=경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 우리집 재무부 장관인 나!
그러니 책은 좋아해도 눈길 한번 쉬이 보내지 않는 책들은 당연 재테크 관련 서적이었다.
이런 투자는 이렇게, 저런 투자는 저렇게 식으로 좋은 정보로 안내 하고 있는 좋은 책들이지만
내 마음 한 구석에는 '누가 모르나? 지금 당장 그럴 여력이 안되니까...' 하고 제쳐두었었다.
그런 내가 [부자 가족으로 가는 미래 설계]를 읽게 된 연유는...
경제 전문가 이영권 박사님의 화려한 이력도, 나도 한번 부자가 되보자는 각오가 새롭게 생겨났던 것도 아닌,
"가족" 이라는 모체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는 재테크, 미래 설계라는 점에 이끌려서 였다.
내 가족이 소중하고 귀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소중함을 느낄 시간을 많이 놓치고 살고 있다.
바로 돈=행복, 이라는 꼭 진리라고도, 또는 진리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는 그물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남편이 사회에 속한 일원으로서 '충실'하게 보내느라, 가족에 속한 가장으로서의 자리는 아쉽지만 뒷전이 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되면, 과연 누구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사회 생활(돈벌이) 인가, 그렇게 버는 돈으로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
이런 풀리지 않는 질문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재테크, 미래설계도 잘하고, 가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그 내용, 무엇일까?
모든 재테크 서적들이 어떤 투자처, 어떤 정보망, 어떤 노하우 등등을 쉼없이 내놓고 있지만,
이 사회생활의 가장 기본적이기에 가장 중요한 구조인 가정, 가족을 중심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모든 재테크의 기본틀은 결혼으로 시작되는 가정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 중심이 흔들리면, 그 중심이 굳건히 바로잡히지 않으면 나머지 재테크니 뭐니 모두 뜬구름 잡는 이야기 일텐데 말이다.
[부자 가족으로 가는 미래 설계]에서 저자 이영권 박사는
'가족'을 중심으로 가족 모두가 협력하여 동참할때 현재의 삶도, 자녀교육도, 미래설계=노후대책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을 가장 굵직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정을 '밭'으로 비유하고 그 밭에 뿌려지는 '씨앗'은 사회생활로 비유한다.
씨앗은 좀 나쁜 게 나오더라도 다른 씨앗이 잘 자라주거나, 씨앗을 바꿔 보거나 하는 일로
이 사람이랑 안좋으면 저 사람과 잘 지내고, 이 직장이 안맡으면, 저 직장으로 이직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밭'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밭을 통째로 바꾼다는 것은 쉽사리 감행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밭을 바꿨다고 할지라도, 새로 일궈야 하는 몇배의 노력이 들어가는 그 밭이 더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무척 재미있는 비유가 아닐 수 없었다.
모든 경제의 기초는 가정에서 나오며, 부모 역시 모범적인 본보기가 되어 자녀에게 멘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지적또한
'돈'이 전부가 아니고, 자녀에게 유산으로 남겨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빼곡히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이 시대에 살면서, 변화하는 교육구조와 경제구조에 앞서 가지는 못하더라도, 그에 뒤쳐지지는 않게끔 앞서거니 뒷서거니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만큼, 칭찬에 인색하고, 남이 잘되는 것을 보기 어려워 하는 우리네 아픈 본성.
그래서인지 '부자'들은 괜히 질타의 대상이 되기 쉬웠다.
하지만 부자는 괜히 부자가 아닌점이 이 책에 다 나와있다.
나는 자기계발서 읽기를 좋아하고 즐기는 편인데, 이 책을 보고 있자니 자기계발서 대로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당연히' 부자가 되는 것이었고,
가만보니 '부자'들은 모두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대로 가장 모범적이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끊임없이 해온 사람들이었다.
돈을 쫓지 말고, 돈이 나를 쫓아 오게 하라는 말과도 어느정도 닿는 느낌이 들었다.
돈에 대한 인식의 전환,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는 것인지, 너도 나도 매달리는 부동산, 주식 투자, 가장 기본이 되는 재테크 예금.
자녀의 인성교육에서 부터, 교육은 어디까지 밀어줄것인가? 하는 고민, 과연 그래서 돈이 얼마 있으면 된다는 거야? 라는 질문에
속시원히'톡' 까놓고 들려주는 대답들은 어느 순간 내 스스로에게도 직접 결론을 내게끔 이끌고 있었다.
가만 보자니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고, 가정을 이루고, 사회생활을 하며 경제 활동을 하고, 그리고 나이가 들어 노후를 맞이하는
인생 전반에 걸친 모든 모습 속에 담겨있는 '재테크'에서 지켜야할 좋은 노하우들을 꼼꼼히 알려주고 있는 책.
어느 순간 친절한 인생이 내게 '이제 부터 재테크 하시오!' 하고 신호를 보내는 일은 없다고 한다.
아이일때부터, 부모의 모습을 보며 배우는 것이고, 부모는 그에 상응하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가 소개한 개인 재무제표를 유심히 생각해본다. 개인 대차대조표와 개인 손익계산서...
저자 역시 일주일에 한번은 꼭 그것을 우수리(짜투리돈)도 남김없이 계산을 한다고 한다.
바로 그 짜투리에서 '돈'이 샌다는 것이다.
가난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 행복(사랑)은 창문으로 도망을 간다는 말이 있다.
그 행복을 지키기엔 경제력이 큰 힘이 됨을 이 책을 통해 충분히 느꼈으니, 이제 내 가정의 행복이 새어나갈 빈 틈을 남기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