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라도 자주 찾아뵙는 어느 어르신의 명상록에서 물흐르듯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자아', '본능' 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에고'는 인간의 시기, 질투, 우월감, 열등감에 대하여 상당히 잘 알고 있다고,
하지만, 존재, 사랑에 대해서는 문외한 이라고 말이다.
이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내 안에 있는 것만을 알아본다는 인식의 특성상 그렇다고 하셨다.

이 말씀엔 '자아','에고' 역시 '존재'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인간사 속에서는 집착과 동일시를 통해서
자기 존재감을 느끼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려고 든다는 말씀이셨다.
하지만 '사랑'은 존재에 들어서는 입구, 이것은 '사랑'이 존재의 특성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자아'의 역할이 무엇일까? 하는 물음표를 내놓으셨는데, 그것은 '존재'에 이르는 기초를 놓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존재'에 이르는 길은 '비존재'를 통해서 오기 때문이라고....

더불어, '자아','에고'가 사랑과 존재에 대해 모른다고 지나치게 탓하지 말라고 덧붙이셨다.
또한 그 자아와 에고 역시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억지로 없애려 하지 말라고도 말씀하셨다.
이유인즉슨 '원래부터 없던 것'을 어찌 억지로 없애겠느냐는 말씀이셨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두 권의 책을 통해 만난 에크하르트 툴레는
설령 그 책들의 내용이 도무지 무슨 이야기 일까 싶은 호기심을 증폭시켰던 만남이라 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의 메세지를 통해 다가온 The Power of Now 의 Power 는 내게 참으로 큰 의미였다.

'아, 이 사람! 지금을 살라고 했던 그 사람!' 이렇게 1:1로 연결되어진 세포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어쩌면 현세에 있어서의 '나'라는 존재에 대한 워밍업을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이 두권의 책으로 충실히, 차근히, 천천히 다가서게 해주었다면... 그것이 [NOW] 에서 말하는 준비였다면
[NOW]에서는 '나'라는 의미로의 접근을 면밀히 하고 있었다.

처음 에크하르트 툴레... 그 명성에 끌려 이 책을 만났을때, 나는 너무 골몰히 생각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진짜 의미를 꺼내려 하면 할 수록 활자 속에 빠져 버리게 될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인류가 '가졌다'고 믿고, 그것을 '확인' 하려고 수없는 시도를 되풀이 하는 '에고.
하지만 그 '에고'의 폭발과도 가까운 모습 때문에 우리가 겪게되는 인류의 어두운 모습들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되돌림 받고 있다.

내가 아는 나의 모습, 어떤것이 정말 '나'라는 '존재'인 것인지를 질문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에고'의 다른 측면과 내가 살고 있는 이 행성, 이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 결과를 보여준다.

에고를 내려놓고, 마음을 열고 순응하는 자세로 임할때 우리가 살아나갈 이 행성의 미래에 대해 모든 전체가
하나됨을 알게 될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준비된 자는 바로 '나'라고 어김없이 지적하고 있다.
'나'는 그러한 깨어남의 준비가 되어있느냐고 말이다.

나도 차~암~ '떠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소심한 성격으로 내 얼굴 사진 찍는건 차~암~ 멋쩍어 하지만 근사한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내 소중한 두 눈에 계절이 바뀌는 자연의 절경들을 담아내는 그 순간은 정말로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솔직히 국내여행은 '언제든' 갈 수 있다는 나만의 자만심으로 조금 등한시 했던 마음이 있어 미안하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님의 우애좋은 형제분들이 북녘을 제외한 팔도 곳곳에 살고 계셔서
어린 시절 때때마다 좋은 곳을 놀러다닌 기억에 나는 꽤 유명하다는 우리나라 명소는 제법 가보았던 것도
변명아닌 변명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부모님의 보호 아래 떠나는 여행과 내 의지로 다니는 여행은 참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갓 스무살이 되었을때 처음 떠났던 친구들과의 남도 섬 여행...
기차를 타고, 배를 타고 바다 내음을 듬뿍 마시며, 눈도 가슴도 시원해지던 하늘과 바다, 산...
'아, 우리나라.... 이렇게도 아름답구나!' 하는 뜨거운 마음을 불러 일으켜 주던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쩌면 내가 여행을 좋아하고, 어딘가로 부득이 부득이 떠나보고 싶어하는 호기심은
어린 시절 넉넉치 않은 형편에서도, 형제를 만나러 간다는 이유로라도 이곳 저곳 부지런히 데리고 다니며
나의 시야를 넓혀 주셨던 부모님의 노력도 중요한 몫을 하셨을 것이며,
처음 떠났던 나만의 여행에서 느꼈던 가슴 뭉클한 감동과 기차를 놓치고 대안을 찾고 변수를 해결하며 맛보았던
짜릿한 경험은 인생에서 만나는 장벽들을 하나 하나 헤쳐 나가는 뿌듯함도 안겨주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이제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고 사는 지금.
그 10여년 전의 따뜻하고도 소중한 기억을 품고 즐겁게 사는 나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연속에서 계절을 만나고, 길에서 만나는 여유의 넓은 시야를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참 크다.
더군다나 '남는것은 사진 뿐' 이라는 공공연한 진리 속에서도 아이들의 어린시절 추억들을 함께 새겨줄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순간들이 더없이 귀한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어디가 좋을까? 다른 사람들이 거기 많이 간다더라~ 하며 택하게 되는 여행지는
내 입맛과는 조금 다르기도 할 뿐더러, 이 계절에 가도 과연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앞서는게 사실이다.

어떤 계절에, 어디를 어떻게 찾아갈 것이며, 가서 먹고 자고는 어떻게 할까? 풍경은 좋은곳일까? 하는 걱정을
한번에 사라지게 해주는 속 시원한 이 책, 한국여행작가협회 추천도서라는 'DSLR을 메고 떠나는 사계절 최고의 여행지들'.

아... 여행작가라.... 정말 부럽기 그지 없는 직업이구나!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그곳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들일텐데... 참 멋진 조화가 아닐 수 없다는 감탄을 해본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절경들을 사계절에 잘 맞추어 담아두었다.
작가의 솜씨와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한 컷, 한 컷이 생생한 여행지 사진들은
페이지를 넘길 수록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짐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특히나 강원도 평창의 첩첩오지길에 있는 얼음골 이끼계곡... 그 절경은 마치 신선들의 공간인듯한 환상에 가까웠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바라보고 감탄하는 작가의 손짓에 따라 여행을 하다보면
우리 나라 곳곳의 명소의 소개와 더불어 주변 볼거리/찾아가는 길/추천 별미집/숙박/사진 포인트 등도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가보지 않았는데도 가본듯한 기분, 또한 궁금증이 한번에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

봄/여름/가을/겨울... 우리나라 사계에 걸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낸 한폭의 그림들.
우리 가족과 함께 단란한 소풍을 떠나듯 나서는 여행길은 그 걸음도 가벼웁겠지만,
그 풍경 속에 내 가족과 함께이기에 더욱 그림 같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한껏 부풀어지는 만남이었다.

가정에 도사리고 있는 위기의 불씨를 제거해주는 '아주 특별한 소방관'...
불씨, 소방관이라.... 정말 그렇구나! 하는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여기 저기 도사리고 있는 작은 불씨들... '설마 더 커지겠어?' 하는 안일함과 때로는 귀찮음으로
그냥 내버려 두고 있는 그 불씨들이 언젠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서 우리의 소중한 가정을 송두리째 태워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
아차! 하는 순간 긴장이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다른 이유도 아닌 '잘 살고 싶은 마음/내 가족, 내 아이에게 더 잘해 주고 싶은 마음'
거기에서 시작된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과연 누가 탓할 수 있을까? 잘못하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인간의 욕망이란 정말 무섭도록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깊이 각인하게 된다.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어찌보면 나의 모습일 수 있는 김미연.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로, 작은 푼돈도 아끼며 가계부를 적고, 살림을 알뜰살뜰 꾸려오던 우리 삶의 모습이 그대로 등장한다.

그러다가 순간 '다들 부동산이며 주식이며 떼돈을 버는데, 나만 가만히 앉아서 가난뱅이가 되는거 아닐까?' 하는 조급증은
이대로 푼돈만 아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속에 내몰리고 만다.
남들이 다 그렇다니까, 다 그렇게 돈 번다니까, 안하면 나만 바보가 되는거 같으니까!

그래서 무리한 빚을 내서 집을 한 채, 두 채 사들이고, 소비는 점점 더 늘어난다.
이 정도 자산이 늘어났으니 (부채는 생각치 않고) 이 정도쯤은 써도 괜찮아~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과한 욕심으로 시작된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까운 재테크는 점점 붉은 불씨로 가정 경제에 위협이 되어 오고,
급기야 '특별한 소방관'의 도움이 절실한 순간이 되어진다.

소방관은 가정경제의 현 상황을 매우 냉철하고 객관적이게 바라보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가족 상호간의 '너' 지적 보다는 '나' 는 이렇다는 자기 반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책을 읽으며, 순간 순간 나도 당장 우리집 대차대조와 지출명세를 조르륵 적어보고픈 마음이 굴뚝 같아져 왔다.
그러면서도 그 불씨 확인 작업(?)이 너무 오래걸릴것 같은 마음에 책을 다 읽은 뒤 천천히 해보자고
계속 다독이며 책을 읽어나갔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와 어린 여동생의 가장 노릇을 했던 오빠와
어린 시절의 어려운 형편을 내 아이에겐 느끼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무리한 재테크를 감행했던 여동생 김미연.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겪게 되는 가족의 따뜻함과 격려의 이야기는 때로는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리고 역시 작은것에 행복을 알고, '날마다 날마다 작은 부자'로 살아오는 오빠의 도움으로
'언젠가 큰 부자'가 되고 싶었던 여동생의 가족은 자칫 불확실한 미래와 바꿀 뻔했던 가족의 진정한 행복과
진정한 부자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게 되고 있었다.

많은 재테크 서적들에서 볼 수 있는 당장 지금 해야한다는 부추김도 없고,
노후가 되면 젊은 시절 번돈으로 먹고 살고 두 손을 딱 놓아야 한다는 막연함도 없다.

때로, 아이들을 위해서만 사는 것 같고 이대로 내 인생은 없는 것만 같아서 가끔씩 지칠때...
인생의 제 2 전성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희망적이고 구체적인 노후의 인생을 준비하는 이야기는
진한 도전을 불러 일으켜 주고 있었다.

'나의 특별한 소방관' 참으로 실용적이고 특별한 만남을 통해서,
바로 내 스스로가 우리집의 소방관 역활을 해내야겠다는 자신감을 듬뿍 전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