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다락방 2편이 나왔다는 소식에 나는 괜시리 지은 죄도 없는데 '뜨끔' 했다.
2편이라는 제목 옆에 자그맣게 붙은 [실천편] 이라는 수식어는... 나로하여금 슬그머니 어디론가 숨고 싶게 만들고 있었다.

실행 능력 결여,
마치 엔터 (enter) 키가 고장난 키보드 처럼,
무수히 무수히 많은 말들(=다짐)과 단어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결국에는 엔터 키가 고장난 키보드를 품고 사는 수많은 이들의 머리속에서만 맴맴 도는 R=VD 공식,
아, 나도 당장 쓰고, 말하고, 그림을 그려야지... 수도 없이 '생각' 하지만 그야말로 생각 뿐이기에 뜬 구름이었던 우리의 꿈.

나도 그랬다.
나도 그래서, [실천편]을 보자 슬그머니 모두 내려놓고, '나, 그 책 아직 안읽었어요' (그래서 아직 실행 안하는거라구요!)라는
변명까지 둘러대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어떻게 이렇게 따끔하게, 단지 내용은 들여다 보지 않고도 책 제목에 살포시 붙은 [실천편] 한마디로 이렇게 사람을 넉다운 시킬 수 있나?
나는 적잖은 시간을 툴툴대면서 [꿈꾸는 다락방 2-실천편]을 만나보게 되었던 것이다.
마음 속으로 내심 '아, 알았다고요, 알았다고요, 생각만 하는게 아니라 실천할께요!' 라는 부추김에 못이긴 된소리와 함께...

펼쳐보기도 전에 마법과 같은 흡인력을 과시하고 있는 이 책.
별책부록까지 있었으니, '신비스러운' 보랏빛의 얇지만 견고하고 자그맣게 손에 쥐기 딱 좋은 수첩, DREAM 실천노트.
'와... 완전히 코 앞으로 꿈을 들이밀어 주시는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지은이의 간절함이 정말로 느껴졌기에 말이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하기만 하면, 당신의 꿈은 이루어 집니다! 제가 돕겠습니다! 제발 꿈을 생생히 꾸고 이루십시오!
하는..... 매우 매우 간절한 마음 말이다.
그 마음을 담았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이 책을 만나는 이로 하여금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고스란히 내어주고 있으셨다.

우리가 책을 읽고 깨달을 바를 바로 바로 실천하는 바람직한 인간향 이었다면,
과연 '꿈꾸는 다락방' 이라는 자기계발서를 통해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손에 잡았을까?
내 말인 즉슨, 오류를 깨닫고 그것을 바로 바로 고쳐나가는 사람이라면,
이미 '제대로 된' 삶의 방식과 성공의 길을 차근히 밟고 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갈증으로, 내 꿈에 대한 갈증과 이루고 싶은 욕망으로, 그래서 그 꿈을 이루는 방법을 배우고자 꿈다방을 만났기에 말이다.
(꼭 나와 같은 이들만 있으시단 뜻은 아니오니 오해는 마시고..^^;)

4차원 처럼 꿈꾸고 3차원의 현실을 양자론으로 직시하는 이야기에서는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스머프가 되는 상상을 해보고, 10억을 지닌 상상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당신의 4차원에서 이루어졌으며,
양자론 또한 현실인 3차원에서도 진리라는 말...

더군다나 '기도는 길 없는 곳에 있는 길이다' 라는 말이 뇌리에 깊이 남았던, 가장 이상적인 VD 기법, 기도.
이는 다만 어떠한 종교를 두고 설명한 뜻은 아니라는 마음이 크다.
왜냐하면, 무엇인가를 '간절히' 열망하는 것은 '바램'으로 드러나고, 이는 곧 '이루고 싶다'는 목표로 커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항상 마음 속으로 되뇌이는 말들이 있지 않나?
그것 역시 '기도'일 수 있는 것이다. 수없이, 수만번, 수 억만번을 되뇌이고 다짐하는 말.
그 말이 바로 당신의 '꿈' 이다. 이미 당신이 머리속으로 떠올린 지금 이 순간 당장 이뤄지고 있는 그 '꿈' 말이다.

자, 이제 그 '꿈'에 당신은 과감하고 시원하게 ENTER 키를 누를 준비가 되셨는가?!
 

학창 시절 역사 과목은 '암기' 위주의 학습으로 기억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세계사를 배우던 수업 시간은 퍽이나 재미 있어서 내심 기다렸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 나라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도 역사는 이어지고, 드문 드문 교과서에 실린 그 시대의 색다른 인물들과
문화의 자료 소개는 호기심어린 눈망울을 반짝이게 하기 충분했지요.

하지만 이 부분 조금, 저 부분 조금~ 그렇게 토막 토막 배웠던 세계사들은 미처 머리속에서 깔끔히 정리 되지 못하고
모두들 따로 따로 분리되어진 역사로만 기억하게 되었었지요.
바로, '인류'라는 한 줄기, 한 시간에 이루어진 역사이지만, 그 큰 맥락을 잡지 못하고 사건 위주의 흐름에만 집중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항상 그 남다른 내실이 두둑한 [진선]의 책들을 만나게 될때면,
일단은 신뢰를 먼저 앞세우게 되고, 그 다음엔 설레이는 기대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물론이요,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정보와 탄탄한 내용의 책들을 통해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지요.

이번 [한권으로 보는 그림 세계사 백과] 역시 두 손에 받아 들고 보니, 정말로 '이거 물건이다!' 싶었습니다.

'인류의 기원과 초기 문명'을 시작으로 '통일 제국의 등장' 그 제국 속에서의 '지역 세계',
점차 나아가 세계화의 기초인 '교류'의 시작과 '바닷길'로의 확대, 산업혁명을 통한 새로운 역사,
'제국주의와 민족운동'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의 모습과
현대 세계에서의 아픈 모습 - 테러리즘, 각 형제나라들의 분쟁, 역사 왜곡 교과서 이야기...

컬러 인쇄를 통한 시선 집중과 재미있고 앙증맞은 그림으로 흥미로움을 더하며 '역사의 재미'를 끌어올려주고 있는 책.
단순히 재미있게만, 한번 보고 잊혀지도록 쓰여진 책이 아니었습니다.

똘망 똘망 순수한 우리 아이들에게는 차마 알리고 싶지 않은 세계사의 아픈 모습들도 고스란히 드러내주고 있었습니다.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는 격언처럼... 감추고 미화할 것만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놓고, 함께 반성하고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더불어 사는 우리 인류가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평화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 첫 발자욱은,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정확하고도 반듯한 세계관과 역사의식을 심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언제나 [진선]의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습니다.
이번 [한권으로 보는 그림 세계사 백과]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고맙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초등 시절 부터 차근히 읽어나가며 중등 과정의 역사 부분 밑그림을 준비하고 그려주기에 딱 알맞은 참으로 좋은 책입니다.

많은 양질의 학습 자료를 통해 아이들의 학업을 돕고픈 마음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텐데,
이렇게 좋은 책으로 단번에 속 시원한 정리를 도와주시고,
세계사의 기본 맥락을 콕! 잡아주시며 학습 조력자 역할을 기꺼이 나누어 해주고 계시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엄마'...... 누가 등 뒤에서 부른다면, 이젠 나도 놀란듯 뒤돌아 보게 되는 이름.
세상에서 가장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가 있다면, 바로 '엄마'가 아닐까요?
또한 사람 저마다에게 그 태고적 고향같은 느낌은 모두 똑같을 '엄마'.

이해인 수녀님의 사모곡, '엄마' .
수녀님의 글처럼 다소곳, 단아하며 따뜻함이 절로 전해져 오는 이 시집을 손에 들고는,
어찌 휘리릭,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그냥 생각만 해도...
그냥 아무 말 없음으로 멀리 해 저무는 하늘 한 켠으로 시선을 두어야 할 것 같은.
그런 진한 그리움과 사랑이 고스란히 그대로 뭍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까마득히 오래 전부터 주고 받으신 어머니와의 서신을 고이 고이, 보물을 펼쳐 보여주시듯이
소담스럽고도 정갈한 시집 곳곳에 남은 수녀님과 어머님의 정과 사랑은,
그야말로 마른 자리, 진 자리 갈아 뉘이시는 그 절절한 어머니의 마음 그대로 이셨습니다.

투병 중으로, 큰 수술을 앞두고 그토록 하나님과 엄마를 부르셨다는 수녀님의 말씀에선
가장 기뻐도, 가장 슬퍼도, 가장 아파도 '엄마' 라고 부르기만 하면 살 것만 같았다는 바로 그 말씀외에
따로 무슨 표현이 필요할까 싶었습니다.

이제 깊게 주름이 골을 지어 패이고,
희끗한 머리결을 뵈온지 오래이며,
자라날때 매섭고 우직하셨던 눈빛은 이제 너무도 너무도 유한 부드러움만 담고 계셔서
바라보자면 괜스레 알 수 없는 심통이 나곤 하는 엄마의 얼굴.

마치 내 어머니와 같이 느껴지는 사랑을 전해 주시는 이해인 수녀님의 글들을 보며,
또한 그 사랑의 원천으로 고스란히 내림하셨을 그분의 어머님 글 맵시와 손 맵시를 만나보고 있자니
문득이 잊고 지냈던, "아, 내 엄마에게도 엄마가 계셨구나...."
내 엄마의 엄마를 하늘 나라로 보내드릴때, 지금의 내 엄마는 "그래서" 그토록 눈시울이 마르지 않으셨구나...
자다 일어나도, 길을 가다가도, 내 엄마 역시,
어린 아이가 마냥 엄마를 찾듯이, 그렇게 엄마가 그리우셨다던데....
나는, 나는 내 엄마는 여기 계시니까! 하며 그냥 물 흐르듯 그 마음 한번 도닥여 드려본적이 없었구나...

참, 가슴 아프고 이기적이었던 못난 기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비록 그 분의 큰 사랑은 엄마에게서 자식으로 전해지고 전해져서 더욱 큰 사랑의 꽃 밭을 이루었겠지마는,
새로 자라나는 사랑의 새싹만을 들여다보며 기뻐하고 즐거워했지,
가을날 시들고 말라가는 내 엄마의 모습은 제대로 보려고,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음을 말입니다.

엄마.
지금 불러도...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불러도...
어떤 고통 속에 자리 한다해도, "괜찮다 괜찮다" 해주시고 안아주실 것 같은 이름.
엄마... 사랑해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