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날개를 열고, 작가 소개글을 읽어내려갑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날때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듯이, 바로 작가 소개글을 그런 마음으로 차분히 읽어가지요.
이렇게 저는 책을 만나면 책의 저자와 '조용한 인사'를 나누곤 합니다.
소개글의 말미를 읽어가다가 그 낯익은 기억이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찾아내었습니다.
...더없이 반가웠지요, 누군가를 만나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아! 그때 뵈었지요!?' 라며 더욱 환하게 마음을 열어가듯이... ^^ [사랑이 내게로 왔다]는 그렇게 찾아왔습니다.

이주향 철학 교수 - '이주향'이라는 성함이 왜 제게 낯설지 않았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10여년전, 밝은 햇살이 참으로 나른하던 오월의 어느 오후.
저는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라는 책을 그날 오후 동안 단숨에 읽어내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마도 옛 책장을 기웃 거린다면 분명 그 책이 아직도 자리하고 있을겁니다 ^^ )
20대 청춘에게 '단숨'에 빨아듯이듯 몰입하게 하는 그 어떤 힘이 분명 그때 그 시절의 저에게 전해주고 있었지요.
그렇게 만났던 저자의 책을, 1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만나보는 기분이란.. 참으로 설레임 그 자체였습니다.

무엇에 홀린듯, 흡인되어 읽어내렸지만, 지금은 그 '열정적인 힘' 외에는 잘 기억나지 않는 오래 전 그 시절의 나.
그리고 10여년이 흐른 뒤, 시간만큼 두터워졌을 생을 살아나간 저자의 모습도 기대가 되고,
그 모습을 어떤 감상으로 바라보게 될런지, 저의 모습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매력적인 동서고금의 명작들을 통해 바라보는 "사랑"의 모습.
사람이 존재하기 그 이전부터 존재했을 그 무한 에너지 "사랑".
아, 어떤 마음으로 명작 속에 드러나는 인물들과 그들의 에너지 '사랑'을 그려냈을까? 이야기했을까?
정말 궁금해지고 호기심에 눈이 반짝였습니다. 모처럼... 매우 즐거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기분이랄까요?

주옥같은 명작 33편을 소개하며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순식간에 또다시 10년전의 그 날처럼 몰입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저 너무 길어서, 혹은 너무 어려워서 건조하게만 읽어내려가던 고전들에서 붉은 꽃과 같은 열정적인 '사랑'이
가득 뿜어져 올라오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등장 인물들이 영위했었던 감정, '사랑'에 대해, 그리고 그 인물들의 심리를 바라보듯 들려주는 살가운 이야기는
참으로 재미있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감정이입도 함께 하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내가 닥터 지바고의 라라를 만나보듯이,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를 만나보듯이, 수줍게 그네를 뛰는 춘향이가 되어보듯이
명작 속 등장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에 대한 철학적인 해설과 심리묘사,
그리고 마치 그들이 실존 한다면 꼭 한번 물어보고 싶었을 만한 질문을 던져보는 가상 인터뷰를 통해서,
한 편, 한 편 동서양의 아름답거나, 혹은 비운하거나, 혹은 억세거나 하였던 그 여인들을 만나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 글로 쓰여진 여인들의 삶의 실상들과 자,타의로 그래야 했거나, 혹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삶의 모습이
때로는 한숨으로 때로는 안도감으로 자리하곤 했지만... 그 숨은 틈새를 통해 저자는 아마도 현대의 여인들에게
'사랑'을 드러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인이기 이전에 한 객체의 사람으로서 강인하였고, 자신의 삶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다른 누군가를 향한 사랑에도
불을 지필 수 있었음을 말이지요.

[사랑이, 내게로 왔다]
두근 두근 설레듯 느껴지는 수줍은 연애 시절의 사랑만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마음,
10년 전의 제 모습과 10년 후의 제 모습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겠지요.
그리고 그 '사랑'의 감정을 아낌없이,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 지도 차츰 알아간다는 점이겠구요.
깊어가는 가을 밤, 삶에 있어서 (10년을 돌아) 또 한번 즐거운 몰입과 열정을 안겨준 [사랑이, 내게로 왔다]에 고마움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가계부 부자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옛 말의 그릇됨이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던 책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부동산 투자, 펀트 투자, 주식 투자...
말이 좋아 투자,였던 묻지마/따라쟁이 투기들...

이 책은 남들이 하는거 나도 (좀 늦었더래도) 같이 하면 나도 그만큼은 못하더래도 약간이라도(?) 수익이 있을거야
라는 정말 안일하기만 하고, 순진한 상상에서 그 희뿌연 가림막을 제거해주고 있다.

우리가 부동산, 아파트에 열을 올리고, 대부분 시작하듯이 집값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대출로 시작하는 현실.
그리고 또 그 대출의 이자를 위해 하루 하루를 열심히 일하는 현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하지만 단순히 1억을 빚내서 2억짜리 집을 사고, 그 집을 나중에(대체 언제!?) 3억에 팔 수 있다.는 시나리오.
그러면 나는 '집'을 통해 1억을 버는거다. 라는 단순한 사고.
그 사이 사이에 들어가는 대출에 대한 이자와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그 이자를 위해 다시 한번 빚에 빚을
거듭 창출해야 하는 놀라운 이면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정말 말 그대로 '핑크빛 단 꿈'만을 꾸는 것이다.
사람에겐...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보는 능력이 탁월한가 보다.
그리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말의 의미도 바로 우리네 '사람'의 우매함을 두고 나온 말인가 보다.

'집' 그 필수불가결한 선택에 대한 지극히 정당하고도 바람직한 가치관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리고 뜬구름 잡듯이 '언젠가는','어디까지는' 이라는 불확실한 미래는 뻥~ 걷어차고
우리 가족과 나의 인생을 보다 탄탄히 벽돌 한 장 한 장을 올리는 마음으로 설계하도록 돕고 있다.
정말, 티끌 모아 '행복의' 태산을 이루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누구나 이렇게 말한다. 살면서 바라는게 뭐에요? 라는 물음에, 누구나 쉽게 이렇게 말한다.
'그저 어디에 손 내밀지 않을 만큼의 경제적 여유와 가족의 행복과 건강이죠.'
하지만 우리는 정말로 그것을 위해서 살고 있을까?

인생 한 방의 헛된 꿈 속에서 그 한 방에 가족과 나의 미래도 고스란히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외면하지는 않았을까?
정말로 따끔하고 냉철한 진단을 통해서 들려주는 그 수없이 많은 재테크라는 이름을 뒤집어쓴 오류들 속에서,
나 역시 허우적대고 있었던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많아졌지만... 마음만은 더없이 가벼워졌다는 기분은...

나만 느끼는 점이 아닐 것만 같기에 많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어지는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