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새로운 소설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험을 떠나듯 나는 이 <교군의 맛>이란 소설을 선택해서 읽었다. 사전에 이 책의 저자에 대한인지도 전혀 없었고 제목도 낯선 느낌이 이었지만 읽어보니 왠지 계속 읽어지는 묘하 매력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유명작가의 글맛 못지않게 맛깔 잘 써내려간 문체를 읽으면서 새로운 이름의 맛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찾은 느낌 있었다. 출판업계에 늘 유명작가 몇 명의 책만 쭉~쭉 잘 팔리고 출간되어가는 건 좀 그렇다. 그 분들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피와 살이 되긴 했지만 때론 그냥 전작과 비슷한 느낌과 간단한 작가의 생각 등이 정리된 책을 돈 주고 사서 읽기 아깝다 싶은 책들도 많이 출간 되는 느낌이 들었다. 문학이 다양하고 폭넓은 발전이 없다는 느낌을 독자로써 안타까웠다.

소설의 주요 배경인 교군 몸종 신분 이였지만 뛰어난 음식 솜씨로 교군의 주인마님 자리까지 꿰어 찬다. 그녀의 양달 <배미란>과 또 그녀의 양딸의 딸<손김이> 를 이르는 3대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소설은 왠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콘크리트 더미에 함부로 버려진 사체는 꿈쩍하지 않았다. 다만 흙바닥으로 퍼져 나가는 끈끈한 피만 어떤 생명체처럼 홀로 묵묵히 움직였다. 붉은 피는 여기저기 흩어진 닭고기와 감자조각을 뭉글뭉글 잠식해갔다. 그 속도는 느렸고 곧 멈출 테지만 분명 움직이고 있었다. 흙더미에 나뒹굴던 음식 조각들은 이내 붉고 끈끈한 색에 잠겨버렸다. 맵게 조려진 작은 덩어리들은 원래 붉은 색이기도 했다.-14페이지>

<국수를 뽑을 때면 매번 듣는 얘기라 일꾼들은 별말 없이 고명을 준비했다. 미나리를 데쳐 소금 간을 하고 샛노란 계란지단을 썰고, 이 여사의 가르침을 받아 적는 당번도 귀만 쫑긋 세울 뿐 공책을 꺼내지는 않았다. “돈만 생기면 양놈들 감자 껍질 벗기는 칼을 사고 인천까지 찾아가 화교들한테서 대나무 찜통을 사들였어. 내 또래 애들은 얼굴에 찍어 바르는 코드분이나 꽃무늬 치마를 산다고 들떠들데 나는 새우 그려진 접시, 자개로 무늬를 넣은 구절판이 탐나더라. 지금도 예쁜 보시기만 보면 갖고 싶어 가슴이 둥당거려.”-페이지 312>

왠지 드라마나 영화로 나올 것 같다. 이왕 나올꺼면 제대로 잘 만들어져서 이 이 소설처럼 맛깔나게 잘 표현된 작품으로 재탄생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독서광 울언니 에게 이 책을 추천해 줘야겠다. 이 소설의 저자 명지현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본다.

이 책은 관심이 가지만 선득 읽기가 두렵기도 했던 책이다. 아무래도 모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잠깐 들면서 알면 너무 무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난 결국 읽고 말았다. 다 읽고 난 지금 괜히 읽었다는 그런 생각보다 내가 어렴 품이 짐작하고 의심했던 것들이 그보다 더 어마어마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태어나자 마자부터 시작해서 국가적으로 개인의 신체를 담보 잡히듯 수많은 의무예방접종을 맞게 되는 현실. 너무나 끔찍하다. 자연식품이 아닌 것에 의한 치료에 대한 의구심은 깊었지만 딱 집어서 어째서 나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칠 능력이 없기에 똑똑하고 공부 많이 했다는 사람을 무조건 맹신하고 믿는 것이 당연한 시스템 화 되어 있기에 ,

아프면 당연히 병원에 가야하고 전문적인 의사에게 보여서 치료해야 당연시 되어 아프면서 병원에 잘 가지 않으면 미련스럽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기에.

가족, 지인이 보통 감기 몸살이라도 나면 병원에 가라고 왜 그렇게 미련을 떠나고 쉽게 이야기들 하지만 사실 인간의 인체는 자연치유능력이 있다고 한다. 작은 병에 쉽게 약물로 의존하다보면 그 능력이 인간에게서 상실 되어간다고 나는 믿어왔다. 아이가 감기에 걸려도 병원에 잘 가지 않았다. 혹시나 하나 두려움에 데리고 가더라도 병원에서 지어주는 약을 잘 먹이지 않았다. 그 약들이 왠지 너무나 몸을 나쁘게 할 것 같았다. 휴식을 취하고 끙끙 알고 나면 다시 신체는 회복된다. 약이라는 게 통증을 좀 못 느끼게 하고 남들과 단체 생활에서 자신이 견디기 위한 방한이라는 생각은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모든 인간의 생활이 거대조직의 시스템에 의한 조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고 살고 아프고 병들고 그런 생로병사까지 거대 조직의 시스템에 의해 좌우된다니 끔찍하다. 진실보다는 실리를 추구한 주류의사, 제약회사 등의 이익 집단들에게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 확실 하다.

인간의 욕심이 문제인 것 같다. 오래 살고 싶고 고통을 덜 느끼고 싶고 더 많이 가지고 싶고 그런 욕심들이 진실보다 더 크게 작용해서 문제인 것 같다.

치료를 해준다! 여겼던 의사에 의해 오히려 죽음을 앞당겨 왔고 근본적인 병원인을 알려주기 보다는 화학적 약품과 치료로 인해 더 많이 병들게 만들어 왔다니 읽으면 읽을수록 끔찍하다. 사실 노력하고 애쓰는 좋은 의사들도 많을 것이다. 그 의사들도 학습되고 학습되어 오는 과정에 그 시스템에 빠져 그 방식이 진리인양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진실에 가깝다면 의식 있는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화학적 치료를 줄여가고 자연적이고 근원적인 치료를 위한 노력하는 의료 쪽으로 발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