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조선의 이야기는 거의 남자들 위주의 이야기들이 이었다. 역사 책 속 여자들 이야기는 남자들의 이야기에 비해 매우 적었다. 왕자의 이야기에 비해 여자들 이야기는 특히 더욱 없었다. 일전에 조선왕비독살 사건을 읽었던 지라 조선시대 공주들의 삶도 무척 궁금하긴 했었다. 이 책을 읽고 조선시대의 시대상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람팔자 알 수 없다고 공주로 태어나서 노비의 삶을 살게 된 경혜공주를 보니 그 시대 공주들 또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경우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들의 학습 만화책을 통해 조선시대 왕들과 그 신하들의 집권싸움을 접하면서 이 시대에 보이는 권력 싸움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양상이 아닐까 생각 했더랬다. 세조가 조카 단종에게 왕위를 빼앗고 결국 금성대군의 주도하에 단종복위 운동의 결과 단종을 죽이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지만 단종의 누나인 경혜공주의 이야기는 잘 몰랐다. 단종의 아버지 문종의 처복 없음이 이 책에 적락하게 나온다. 단종의 아버지 세종도 나온다. 아니 세종은 자신을 닮아 학문에 뛰어나고 깊은 사고를 가진 아들 문종을 왜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시켰는지 모르겠다. (그 시대는 다 그랬을라나 그래도 어느 정도 마음에 들것 같은 사람을 잘 고르지 넘했더 싶다.) 그리고 그 시대 궁 안에서 공공연하게 동성연애가 있었다고 하지만 딱 집어서 누구와 누가 어떻게 동성연애를 했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에 떡하니 실려있단다. 세종실록은 정말 객관적인 기록일까? 어느정도 그렇다고 해도 사람 속속들이 마음까지 진정성 까지는 알수 없으니 오해로 인한 부풀려진 그런 내용이 기록된 것도 있겠지 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도 조선시대는 대단한 기록문화를 가지고 있었음은 틀림없는 듯하다. 동방예의지국이란 나라에서 이성끼리도 엄격하기 이를 때 없는 삶을 살았던 조선의 여인이 어찌 그런 행위를 했을까? 참 희한한 일이다. 거기다 우리 서울의 관광문화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북촌한옥 마을이 그 시대 고위선비들이 살았던 곳이고 한때 세조가 이르킨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피비린네가 진동해서 재가 넘쳐나 잿골이라고 불리기도 했단다.

 

이 책은 내가 알 던 조선역사의 이야기에서 좀 더 뼈대를 만들어 주고 살도 보태준다.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어렵지 않은 문채로 되어있어 편안하게 술술 잘 읽혀진다. 역사에 관심이 있어 읽었던 다른 책들은 무슨 어려운 문체와 한자로 가득해서 새로운 독해력 없이는 못 읽을 정도로 힘겹게 읽혀지는 책들이 많았었다. 이 책은 술술 잘도 읽어진다. 하루아침에 노비로 전략한 경헤공주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공주들 이야기 또한 그 시대상과 맞물려 재미나게 이야기가 전개 되어있다.

 

01 하루아침에 공주에서 노비로-경혜공주(제5대 왕, 문종의 딸)

02 옹주의 남편은 왜 미녀 사냥꾼이 되었나-휘숙옹주(제9대 왕, 성종의 딸)

03 공주는 어떻게 땅부자가 되었을까-정명공주(제14대 왕, 선조의 딸)

04 왕의 딸도 퇴짜를 맞았다!-정신옹주(제3대 왕 태종의 딸)

05 부마의 첩 때문에 소박맞은 공주-(효정옹주 제11대 왕, 중종의 딸)

06 급조된 공주, 족두리 묘의 전설을 남기다-의순공주(제17대 왕, 효종의 양녀)

07 질투심에 눈이 멀어 자작극을 벌이다-(현숙공주 제8대 왕, 예종의 딸)

 

 

이야기 전개 속에 참고 문헌을 삽입해서 그 시대상과 배경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을 준다.

늘 자기혁명이 필요하다 느끼던 나는 실천적인 일들을 미루어 오며 하루하루를 헛으로 흘려 보내오고 있다. 자기계발서가 시시하기 그지없는 내가 <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은 스스럼없이 선택했다. 사십 줄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젊은 청춘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더 많이 성찰한 사람과 대화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일 것이다.

피 끓는 청춘도 아닐진대 왜이리. 내 마음 깊이 요동치는 소리가 나는지 모르겠다. 생각지 못하게 삶의 방향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하는 상황, 나태하기 그지없는 나의 현실의 삶, 저질 체력을 가진 상황에서 나는 현실적인 상황과 변화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 올바르게 인식하며 하루하루를 더 이상 헛으로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난 책을 손에 놓으면 안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아참! 개인적인 나의 문제점을 뉘우치게 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 것이 뭐냐면 페이지-102쪽에 나오는 <말은 그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는 내용이었다. 평상시 주변사람들에게는 적당하게 필요한 대화만 하기 때문에 문제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아주 가까운 우리 가족들, 친구들에게는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는 말을 사용하게 된다. 얼마 전 친한 친구와의 대화에서 친구가 <너는 말에 가시가 있다,>라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고 생각해보면 나의 아들에게도 경상도식 격한 억양에 격한 언어를 종종 사용한다. 나름 말 안 듣는 아들에게 적절한 표현으로 사용한 언어라 생각했지만 친구의 진정어린 충고에 <그래 그러지 말아야지> 몇 번 생각하면서 실천을 못하고 있었다. <말이 그 사람의 삶>이라는 표현이 내 마음을 치르듯 아픈 게 느껴지는 이유가 나의 말로인해 사랑하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고 나의 미성숙을 드러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난도 의 아프니깐 청춘>이다 처럼 박경철도 젊은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 자신이 살아온 지혜를 나누려는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박경철이라는 한 지식인의 사고를 엿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좀 더 깊이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잘못된 습관들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요즘 뜸했던 독서도 열심히 해야겠다 겠고 언젠가는 나도 제대로 나의 사고와 색깔을 잘 녹여놓은 그런 글을 적어봐야지 하는 생각도한 다시 한 번 했다. 글쓰는 재주는 아직 부족하지만 엉뚱발랄한 사고를 가진 장점이 있으니 언젠가는 가능 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자신의 현재 삶,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느끼고 반성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의 양육만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사실 아이는 자신의 빛깔로 지니고 있으며 우리 부모는 그 주변 환경을 어느 정도 유용하게 만들어 주는 정도만의 역할만 하면 된다. 부모가 주도적으로 아이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양육법이며 아이에게 지나친 올인 자세는 부모와 아이를 모두 지치고 힘들게 하며 행복하지 못한 삶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허무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본다.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만 받기 보다는 더 넓은 사회성을 기르는데 는 아빠의 양육이 큰 몫을 차지하는 것 같다. 아이가 유치원시절에  똘똘하고 사회성 좋은 아들 친구들을 보면 그 아이들의 아빠들은 내가 아는 보편적인 아빠(아버지)상과는 참 달랐다. 직장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와 유치원 놀이터, 마당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재미나게 놀이를 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었다. 방과 후 아이를 데리러온 다른 부모님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저렇게 자유롭게 행복하게 아이와 놀이를 하는 부모를 둔 그 녀석들이 참으로 부러웠다. 지방에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지라 서울 아버지들은 다들 저렇게 아이들과 친근한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내가 본 바람직한 그런 아버지들 중 한 분이신 것 같다. 아이를 사랑하나 그 사랑을 숨기고 살아가던 고전적 아버지들과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대화하고 교감을 나누는 그런 좋은 아빠인 것이다.

그 방법 중 제일 쉬웠던 것이 책을 통한 아빠와의 놀이라고 한다. 나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한 때 열심히 책을 읽어주고 책을 가지고 방바닥에 깔아 놓고 집도 만들고 놀았다. 일에 파묻히고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있지 않고 서로 공유하고 느끼는 부분이 점점 달라졌고 이 책을 펼쳐 들고 나또한 과거엔 책엄마 이었었구나 하는 과거를 떠올리며 꾸준하지 못했던 나의 태도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준영이 아빠의 말씀 중 재밌는 그림동화를 잘 읽다가 어느 날 아이가 학교에 다니고 나이가 있다고 글 밥이 많은 책을 읽기를 강요하는 건 바람직 하지 못하다고 한다. 10살 아들에게 재밌는 그림동화를 읽어 주셨다고 하는 내용을 보고 10살인 내 아들에게 오늘부터 당장이라도 하루 한권이라도 꼭 책을 읽어 주리라 다짐을 해본다. 아들과 함께 책을 즐겨 읽던 시절 엄마로써 내가 아들에게 뭔가 해준다라고 느끼기 보다는 함께 즐거웠던 기억이 이었다. 아이의 그림책은 아이만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었다. 나또한 행복하고 즐거웠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준혁아빠 또한 느낀다는 걸 이 책 아빠를 통해서 알았고 진정 행복한 책아빠 이구나, 진정성이 느껴지는 책아빠와 함께 하는 아이들은 참 행복하게 잘 자라 행복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아빠로써 자신의 행복함이 이 책에 잘 녹아 있었고 좋은 책들이 듬뿍 추천 되어 있어서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