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갖고나서야 그림책의 세계에 눈을 떴더니
늦바람이 무섭다고 그림책의 매력에 완전 푹~ 빠져사는 요즘.
엄마의 호기심에 자꾸만 책을 검색하고 새로운 책을 찾고있는 건 아닌가,
어쩌면 아이는 엄마의 취향에 맞추느라 계속 새로운 책을 읽고있고
다독만을 요구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작년에 읽었던 책 "엄마가 읽어줘야 할 그림책은 따로있다"를 읽으며
독후활동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와의 대화주제로 다가가가는 그림책 읽기로 살짝 스타일을 바꾸었다.
무작정 제목, 작가, 내용을 읽기보다 표지부터 보면서 천천히 살펴보고
대화하는 슬로우 리딩을 선택한 것!
그런데 사실 이제 갓 6살과 4살이 된 형제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쉽지는 않다고 느끼며,
어떤 날은 줄줄줄 책만 읽고 어떤 날은 아이의 생활과
연계된 매채체를 만나면 질문도 던져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 "웰컴 투 그림책 육아"를 만났다.
"0세부터 6학년까지 생각의 힘을 키우는 그림책 독서법"이라는 부제를 갖고있는 이 책은
한 때 제주도 한 달 살기를 실천하고 책을 낸 꽃남에미라는 블로거의 책이었다.
(유명하신 분이라는데 이제서야 알았다는^^;)
책을 다 읽고난 느낌이라면...
이 책은 기존의 그림책 육아에 관한 책들이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라며 방법론을 알려준다면
이 책은 좀 더 실제 생활과 경험에 근거한 tip을 몇 가지 던져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부분인 맛깔난 책 소개와 함껴 곁들여진 아이와의 나눈 실제 대화들!
각 각의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나누었던 대화가 찰지게 때론 코믹하게 기술되어있어서 재미나다는 것.
(아이와 나눈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왜 이렇게 많나요?
아직 사랑을 잘 모르는 형제를 키우는지라 공감지수 하락 ㅋㅋ)
다만...이 책은 0세부터 3세정도의 유아를 키우는 아이를 위한 책은 아닌듯^^
저자는 그림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기에 최적의 시기는
5세부터 6학년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물론, 두 살과는 두 살의 눈높이에 맞춘 대화를 해야한다고도 말하고 있지만,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대부분 조금은 큰 아이들을 위한 책이고 영유아를 위한
소위 베스트셀러
"사과가 쿵!, 달님 안녕, 열두띠 까꿍놀이" 이런 책들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엄마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 "그럼 그림책을 어떻게 찾을까?"
정말 정보는 넘쳐나고 알면 알수록 헷갈리는 그림책 선택법인데요,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 오~ 좋아요.
"서평을 읽으면서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이 추천한 책을 찾는다. "
특히 저는 제가 읽은 책의 서평은 거의 안읽는데요, 저자는 반대라고해요.
이미 잘 알고있는 책의 서평을 찾아보면서 그 서평을 작성한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거죠.
베스트셀러가 우리 집에서도 대박나지않는다는 건 누구나 경험으로 아는 사실이니, 이 방법 참고해봐야겠어요.
함께 소개된 깨알같은 그림책 고르기 Tip!
'웹진 열린 어린이'를 놓치지말라고해요. 저도 구독신청 해보려구요^^
책에서는 그림책을 읽는 방법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제안하고 있어요.
이 책에 사과가 나오면 사과가 나오는 다른 책을,
그 책에 그림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다른 책을,
이런 식으로 꼬리를 무는 방법이라 같은 주제를 중심으로 읽는
'연계도서'와는 살짝 다른 느낌이죠.
하나의 주제를 여러 번 읽게되면 싫증을 내는
저자네 남매의 특성에 맞춘 방법이라는데요,
저희 형제도 한 자리에서 사과만 훑으면
어느새 방을 탈출해버리는지라 왠지 모를 공감이^^
첫째가 여섯살이 되었는데요, 요즘 전래동화에 대해 관심이 부쩍 많아졌어요.
그래서 당연히 이 책에서도 전래동화에 관한 부분을 주의깊게 읽었는데요,
한창 고민중인 전집과 단행본.
전집과 단행본, 어느 것이든 상관없다는 결론.... 아~ 이거 씁쓸한데요^^
다만 처음엔 아이에게 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애를 썼다고해요.
그리고 전래에 푹~ 빠져들 시기엔 이야기의 종류보다 같은 이야기를 작가마다 어떻게 다르게 표현했는가에 중점을!
최근에 같은 이야기를 다른 버젼으로 세 권정도 읽는 적이 있는데요
헉! 생각보다 많이 달라요.
주제와 주인공만 동일할 뿐, 표현법은 물론이고 이야기의 전개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 사건까지 다르기도...
과연 어떤게 진짜인지~ 몰라 몰라 몰!라!인 상황이라 헷갈리기도 하던데...
전에도 이렇게 여러 버젼으로 보여주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일단은 따라갑니다.
이 부분은 과학그림책에 관한 내용이에요.
책에서는 창작그림책 뿐 아니라 전래동화, 과학그림책,
육아서느낌의 그림책, 고학년을 위한 그림책등이 소개되어있어요.
여기서 공감하는 부분은 바로 작가들의 헌사를 읽기!
요즘은 우리나라 작가들의 책에도 이런 헌사가 많이 등장하던데요, 어느 날부터 읽기 시작한 헌사가 재미나요.
최근에 읽은 에릭칼의 책에는 어떤 건 아버지에게,
어떤 건 제인 구달에게, 어떤 건 이웃에게 바치는 책이었어요.
정말 저자의 말대로 에릭칼의 인맥을 절로 알아가는 느낌,
우리 왠지 친해졌어요~ 기분 들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이 책, 참 마음에 드는 책이 되었담니다.
일단 권장도서가, 아니 꽃님 꽃봉남매의 완소 도서가 많이 등장해서
잘~ 정리된 가이드가 될 수 있구요,
무엇보다 육아나 독서 전문가가 아닌 엄마가 지은 책이라서
내용에 생활이 들어있어서 좋아요.
책 읽어주는데 재미없으면 어느새 '나는 파워레인저다!'라고 외치고있는 아들,
한 자리에서 같은 주제의 책을 대여섯권 꺼내놓으면 어느새
'아~ 너무 많다. 이거 아까 봤는데'라는 아들,
제가 키우고 있거든요...
그리고 아이들이 하는 말이 모두 대박이 아니라
정말 열에 하나쯤 빵~!하고 히트를 친다는 거,
저도 경험으로 알고있거든요.
이렇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좋은데요,
그중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라면 바로...
"그림책에 기대어 위로 받고 성장한 시간"이라는 내용이었담니다.
개인적으론 힘들다는 느낌을 잘 못받는 둔탱이지만 그림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정말 행복하고 가끔은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멋진 그림에 놀라기도 하고 평온한 기분이거든요.
자꾸만 새로운 이야기에 빠져들고 싶다는 호기심이 가득하게 만들어주는 세계!
게다가 매일 일상에 대한 대화를 하다보면
주제가 정말 짧은데 그림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이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깊은 대화랄까요^^
그렇게 그림책 읽기는 아이와의 추억을 쌓아가는 시간인 것 같아요.
참, 뒤늦게 생각난 팁...
'그림책 읽기'는 뒤에 상이 따라오는게 아니라 상이 되어야한다는 것!
그림책 100권 읽으면 장난감을 사주는게 아니라
아이가 착한 일을 하면 그림책 읽기를 선물로 주는거래요.
저희 집에선 착한 일하면 뽀뽀가 선물이었는데
이제 잠자기 전 읽을 그림책 한 권 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