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탄잘리는 인도시인 타고르에게

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시집이다.

기탄잘리라는 제목은 들어보았지만

한번도 읽어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류시화라는 시인의 손으로

​다시 태어난 기탄잘리를 접하게 돼 너무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 책에는 103편의 시뿐 아니라

인도에서 18-19세기에 그려진 세밀화까지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예이츠의 서문과 타고르의 일생이야기, 영문으로 쓰인 기탄잘리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기탄잘리라는 의미는 바치는 노래라는 의미인데​,

 내가 읽은 바로는 신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의미인 것 같다.

그는 예배의 대상이고 기대의 대상이고

제단을 바치는 대상이다.

그는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자며 왕중의 왕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적인 세계관이 깔려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인도의 시인이기에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그들이 모시는 신에 대해 안다면 좀 더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뱅골지방에서 신과 진리를 이야기하는 시를  노래하는

바울이라는 떠돌이 음유시인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더욱 인도인들이 말하는 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면 좀 더 기탄잘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하지만 그의 시를 두고 난해하다고 비평하는 사람들에게 타고르가 말했듯이

시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향기를 맡는 것과도 같다고 했듯이

이 시들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렇게 볼 때 이 시들은 작은 갈대 피리에 비유되는 나약한 나라는 존재가

전지전등한 신을 향한 찬미와 갈망 같은 것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신은 또한 내 자아 속에 존재하는 신이라고 하니,

쉽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는 대상인 듯 싶다.

타고르는 7살 때 처음 시를 쓰고 10대부터 시와 단편소설, 희곡 등을

​쓰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  그리고 간디에게 마하트마라는 호칭을 붙여준 것도 타고르라고 한다.

타고르의 생애는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그의 자식들이 그의 생전에 모두 죽은 것만 봐도 그의 마음이 어떠할지,

그리고 그의 마음이 여러 작품에 녹아들었을지는

애써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듯 하다.

타고르는 또 기탄잘리를 자신이 직접 영어로 번역을 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을 보고 예이츠가 그렇게나 반했다던데,

그런 감흥이 기탄잘리를 읽는 나에게도 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글쓰기를 어려워할 뿐 아니라

글쓰기를 아주 싫어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어렸을 적에  방학 때 일기쓰기가 싫어서

방학 마지막날​에 몰아서 쓴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작은 아이도 일기를 매일 써야하는데, 아주 쓰기를 싫어합니다.

​국어 숙제로 글쓰기 숙제라도 있는 날에는 "엄마, 어떻게 시작해야 해?"하며

난감해한답니다.

우리 아이 글쓰기 지도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 꽤 많았지요.

다행인지 요즘은 군말없이 일기를 쓰긴 하지만

그것도 자기전으로 미루는 걸로 봐선 아직까지 쓰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 것 같아요.

이 책은 먼저 이런 글쓰기가 어려운 것임을 먼저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조차도 글쓰기는 어려운 것이므로

그 자체를 먼저 인정해주고

그 시선으로 아이의 글쓰기를 바라보도록 합니다.

글씨 똑 바로 써, 열줄 이상 꼭 써야 돼 등은

아이에게 저도 잘 하는 말 중 하나인데요.

이런 말들이 글쓰기에 대한 상처를 안겨줄 수 있다고 하네요.

글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이런 말을 금하게 돼고

아이들의 글쓰기를 인내를 가지고 지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며

특정 쓰기 형식에 갇혀서 아이들의 표현력을 사그라들게 하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번에는 아이가 독후감을 쓰기 전에 제목을 뭘로 할지 못 정하겠다면서

제목을 정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어떻게 쓸 것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제목을 정해주냐 했는데

이럴 때는 제목은 맨 나중에 정하고

마음껏 쓰고 싶은 대로 쓰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고 하네요.

독후감을 작성하는 자세한 내용도 소개돼 있어 좋았어요.

글대화라는 것도 생소하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글쓰기를 힘들어할 때는 이 글대화를 통해

생각의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공부를 잘 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는 소리들이 많이 거론되는데요.

이 글쓰기에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해요.

아이가 글쓰기를 좋아하게 하는 한 방법으로 소개된 것이

짧게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울 아이도 열 줄 일기쓰기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해야겠어요.

이 책에서 배운 많은 노하우들로 아이가 글쓰기를 싫어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