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도사‘

책 제목만큼이나 묵직한 두꺼운 분량의 책을 받아들고 살짝 부담감이

느껴졌다. 검은 수도사를 만나기전 1편인 사형 집행인의 딸을 읽어 줘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부담감에 사형집행인의 딸을 속독으로 훑어보기. . .

첫 페이지에 열거된 그 많은 등장인물에 관한 정보가 주는 중압감도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잠깐 첫 등장인물인 안드레아스 코프마이어신부가 독약이 묻은 빵을 먹고는 사망하게 되며 이야기에 자연스레 책에 빠져들게 된다.

신부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되는 숀가우의 사형집행인 야콥퀴슬.

숀가우의 의사 지몬 프론비저 .사형집행인의 맏딸 막달레나는 기독교세계를 통틀어 최대의 보물이 발견되었으며 전설적인 템플기사단이 숨겨놓은 거대한 보물의 행방을 감추려는

입막음으로 신부가 독살 당하게 됨을 알고 납골당과 비밀 암호와 수수께끼 같은 성경인용문을 풀이하며 보물을 향해 목숨을 내거는 모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죽은 안드레아스 코프마이어신부의 여동생이라고 말하는 베네딕타의 출현으로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대결구도가 이루어진다.

삼국지의 장비를 연상하게 하는 숀가우 작은 도시의 사형집행인인 야콥퀴슬.

무지하고 힘만 쎌것 같지만 기발하고 똑똑한 만능타입의 인정 있는 사형집행인이다.

그런 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지혜있는 숀가우의 의사 지몬 프론비저 .

사형집행인의 맏딸이자 의사 지몬과의 연인사이인 총명하고 아름다운 막달레나.

그리고 어느날 나타난 신부의 여동생 매력적이고 대담한 베네딕타. 이들을 중심으로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이 흥미진진

하게 진행되어간다.

주교, 교단의 지도자. 수도원 원장 등 보물에 눈이 어두워진 이들은 세계최대의 보물의

존재를 알았다는 것 자체가 하느님의 뜻이라 그 징조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비밀암호와

수수께끼 가득한 보물의 위치를 파헤치는 의사 지몬의 지혜를 암묵적으로 훔치는데......

그리고 드러나는 죽은 신부의 여동생 베네딕타의 정체는.......

중세유럽의 성당들과 수도원의 사제들을 배경으로 한 웅장한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느낌과 다빈치코드를 읽을 때 성배를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여정을 되짚어가는 느낌도 살짝 들었다.

성당과 성당을 찾아다니며 죽음과 죽음사이의 연속.

그리고 수수께끼의 연결고리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긴장감 속에서 보다가 중간부 이상을

넘어설 때는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는 수수께끼의 방대함에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검은 수도사라는 제목에서 살짝 느껴지는 뭔가 음침하고 소름끼치는 추리소설일거라는

생각은 애초에 이 소설에 흥미를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

오히려 사형집행인이 사형하는 방법 등을 묘사하는 부분은 상상만으로도 잔인하단 생각에

섬뜩하지만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몇 인물들은 작가의 가문에 실존하였던 인물들이라니 작가에는 좀 더

의미 있는 책이지 않을까싶다.

사제들이 머물렀던 곳들을 여행하며 찾아다닌 성당과 수도원 등은 그 가문의 뿌리와 연결

지어지기에 좀 더 성스럽고 고귀해보이지 않았을까싶다.

이 책은 고고학자인 남자가 여행을 하며 알게 된 남자 돈 호세가 들려준 이야기를  회상하듯이 써내려간

 이야기 이다

 돈 호세. 그는 자신에게 꽃을 던져준 카르멘을  알게 된다. 상당히 명랑하고 도발적인 안달루시아의 집시이자 최하층 노동계급인 여자 카르멘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어쩌면 만나지 말았어야하는  여인을 만나 돈 호세는 점점 빠질수 없는 구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담배공장의 위병으로 보초를 서는 돈 호세. 어느날 담배공장 여공들끼리 싸움이 벌어진다.그 과정에서 그

공장의 여공인 카르멘이 또다른 여공을 폭행하게 된다. 그 죄로 카르멘이 호송되면서 호송책임을 맡은 돈호세는 카르멘이 도주할 뜻을 밝히자  자연스레 도주하는것처럼 도망가는 카르멘을 놓치게 된다.  

그리고 우연처럼 다시 만나게 되는 카르멘을 돈 호세는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카르멘은 돈호세를 사랑한다고 하고서도 끊임없이 요부처럼 다른 남지들을 곁에 두곤했다.

사랑에 눈이 멀고 사랑에 영혼을 뺏겨버린 돈호세는 그녀때문에 유량생활을 하며 범법자로 점점 더 물들어간다. 살인을 하게 되고 악행을 멈추지 않게되는것이다,

돈호세는 모든것을 정리하고 같이 떠날것을 권하지만 카르멘은 더 이상 돈호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거절하자 이성을 잃은 돈호세는 카르멘을 칼로 찔러 죽이게 된다.

 

보수적이며 착한 남자 돈호세. 그에 반해 남자의 내면을 갖춘 아주 강한 여자 카르멘. 그녀는 조신하지 못하고 도발적이고 사회에 반항하는듯한 아주 강한 여성이다. 그런 여자 카르멘을 소유하려고 했던 비극적인

 사랑을 택한 남자 돈 호세.그녀를 묶어두기엔 그녀는 너무 강렬했고 그녀를 묶어두기엔 돈 호세 너무 휘청거리듯  나약한 존재가 아니였을까

카르멘 그녀는 어쩌면 돈호세를 정말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구속되어 어느것에 종속되는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던것은 아니였을까  카르멘이 정말 원하는것은 자유 .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이 너무 큰것이 아닐까 

집시들의 특성이 정처없이 떠돌며 방랑생활을 하듯이 카르멘도 한남자의 큰 사랑을 품기보다는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택한것이 아닐까

 

사실 책의 두께가 너무 얇아서 책을 받은 후  실망하기는 했지만 그 속에 담은 이야기는 뜨거웠고 강렬했다생각한다. 실제 오페라를 통해 카르멘을 본다면 카르멘의  색체감 . 생동감, 강렬함이 뿜어져 나오는것을 더

느낄 수 있을것같지만 책으로 보는 카르멘으로 만족하고 언제 기회가 된다면 카르멘의 열정을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뜨겁게 다시 느껴보고싶다.   

 

이 책은 일단 책 제목에서  심오한 끌림이 있었다. '츠나구' 란 무슨뜻일까?  

츠나구~'죽은 사람과 산사람을 만나게 해 주는 창구'란 뜻을 가지고 있다.

츠나구는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만나기를 의뢰 하면 죽은 사람에게 의뢰인이 있음을 이야기 하고 만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다. 만날 의사가 있다면   달이 제일 긴 보름을 택해 만남을 갖도록 해준다.

 이것이 츠나구의 정체인것이다.

이 가상의 인물의 임무를 통해 작가가 독자에게 주려고 한것은 무엇일까?

 

츠나구를 통해 만남이 이루어진 네명의 의뢰인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츠나구를 찾는다.

어느날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스타와 팬의 만남. 암으로 죽은 어머님을 뵙기위한 아들과 어머니의 만남. 가장 친한 단짝친구를 교통사고로 잃은 후 죽은 원인제공의 사죄를 위한 친구와 친구의 만남.  결혼을 약속한 여인이 실종되었지만 츠나구를 통해 결혼이라는것을 할수 없는 육체가 되어버린것을 알게된 남자와 여자와의 만남. 각기 다른 성격의 만남을 통해 화해와 사랑, 후회,깨달음을 맞이하게된다.

 

 어차피 츠나구란 존재는 가상일 뿐일지 존재할수는 없다   단순 절대 교섭할수 없는 관계간의 만남을 제공해 이승에서 못다한 대립된 관계에선 사람들의 만남.  이 만남으로 먼저 간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화해하거나 사랑하는 값진 마음을 다시한번 확인하게되거나 현 삶을 더욱 값지게 살수 있는 기회제공을 해준다.    

 

 책에 빠져드면 들수록 오랫만에 소재가 참 독특한 책을  읽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는 전혀 가능할 수 없는 즉 죽은자와 산자를 연결시켜주는 중계역할 츠나구를 출현시켜 책을 보는

내내 간접경험에 대한 호기심에 이 책에 빨려드는것을 느꼈으며 , 다소 재미와 흥미를 극대화 시키기위해

스토리를 너무 아름다운 스토리로 미화시키거나. 너무 감성적인 스토리로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하는 부분이 없어서 오히려  읽는 내내 편안하게 흐름을 타고 읽어내려간  것같다. 

독자에게 재미와 흥미를 주기위한 지나친 픽션은 되려 억지스러운 느낌을 주기때문이다. 

 또한 의뢰인과 죽은사람의 만남에  지나치게 강한 향을 제공해 다른 향이 있음을 알지못하게  마비시키지도 않았다. 그저 그 만남에 독자가 느껴지는데로 느끼면 되는것이다. 

산자와 죽은자의 만남을 통해 작가가 독자에게 던져주고싶었던게 무엇이였는가 아련하지만 느껴지게 하는책이였다. 

 

책을 읽고 간접경험을 통해  '나는 누구를' ~'누가 나를'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의뢰인이면 난 누구와의 만남을 선택할까?  반대로 내가 죽은사람으로 산사람이 만남을 청해줄 때 까지 기다려야하는 입장이라면 또 어떨까?  혹 저승살이하는 나를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면... 다른 저승 친구들은 이승의 사람이 만남을 청해 어여삐 멋을 내고 산사람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데 난 아무도 찾아주지않는다면 .....혹 내가 그런 삶을 살고 있다면  이런 생각에 잠깐 빠져보는것도 재미있었던 것 같다.

 

일본소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을 제일많이 읽은것 같다

 이번에 츠나구를 통해 알게 된 젊은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  80년생. 아직 어린 작가인데도 독창성. 글의 간결함. 탄탄한스토리로  독자에게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소설을 만들어준 것같다.

'츠나구'를 통해 이 작가의 글을 앞으로 더 자주 보게 될것같다. 

여기 저기 손만 뻗치면 잡을수 있는 그런 그런 사랑소설에 심심함을 맛보고있는 독자라면 약간은 독특한

 이 소설의 맛에 빠져보라고 권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