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어서 인터넷의 자료들을 뽑아보는 등 이해하기 위해 애를 써도 이해할 수 없었다. 자꾸 반복해서 읽다보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 것도 같은데 그 앎의 과정에까지 도달하기가 힘든 작업이다. 딱히 탈구조주의가 어려운 학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푸코, 료타르, 데리다, 그리고 그들이 인용하고 있는 니체나 하이데거, 마르크스는 인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는 선두적인 학문가이자 철학가이자 연구가이기에 그들은 어떤 논의를 펴든 어떤 어려운 용어들로 독자들을 현혹시키든 그들에겐 무어라고 비판할 말이 없겠다.
내가 비판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을 번역하여 옮겨놓은 역자이다. 교육학을 전공한 교육철학 석사로서 교육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교사들에게 ‘어떠한 주관적인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교육연구와 활동에 임하는지’ 질문하면서 ‘이렇게 번역할 수 밖에 없었나...’라는 아쉬움을 갖게 만든다. 최근 현대 교육의 흐름이나 탈구조주의에 대한 마땅한 자료가 없어서 본인 스스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많은 철학자들을 접하고 자신의 획일적이고 틀에 박힌 교육적 확신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고백하며(p4 역자서문) 전공자로서 학자로서 학문에 대한 동기와 방향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누구를 원망할 것도 없이 한글로 씌어진 책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이게 한글이 맞는지...무늬만 한글이고 그 속뜻은 전혀 한글 같지 않은 책을 읽어가며 읽기는 읽는데 해석을 할 수 없는 무식한 나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이해력 부재나 작가들의 저술목적을 논하기에 앞서서 역자의 번역상 문제점을 단적으로 지적해 보자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르침’이라고 말하고 있는 훈육에 대해 “훈육은 통제하는 몸들로부터 4가지 유형의 개체를 창출한다...공간적 분할작용에 의해 분할적이며, 활동의 규칙에 의해 유기적이며, 시간의 축적에 의해 발생적이고, 힘들의 조합에 의해 조합적이다...”(p88)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가는가?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다는 것은 역자의 서문에서 여러 차례 밝히고 있다. “엄청난 양의 배경지식과 언어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손대기 힘든 작업이었다... 전공하지 않은 내가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기있게 번역하기로 결심하고... 내용 자체가 모호하고 난해한 것도 있겠지만 번역의 미숙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을 것이다...등”
이 책의 저술 목적은 탈구조주의가 현대 사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정치적, 사회적, 철학적, 언어적인 면을 다양하게 고찰함으로써 분명 탈구조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며 교육연구에 있어서 어떤 중요성을 가지는지를 질문해 보는 것인데(p7 머리말) 저자의 말처럼 그 내용이 도전적이고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어쩌면 애초 저자의 저술 방식이 최근 학문 흐름의 다양한 논의들과 학자들의 견해들을 폭넓게 수용하다 보니 방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