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파울라는 정말이지 대책없을 정도로 사고뭉치이다. 스스로, 프로 실수쟁이, 민망함의 여왕 그리고 당황의 전문가라고 이야기 한다.
최신 유행을 바짝 뒤쫓고 있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은 대책없이 힘없는 머릿결로 축 늘어져 자주 모자로 가려주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보통의 여자들처럼 다이어트에 힘쓰고 있어서, 언제나 몸무게에 별 상관없이 그녀를 이쁘게 받쳐주고 있는 하이힐을 고맙게 생각하고 무척이나 하이힐을 좋아한다.
그녀의 유쾌한 생활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책을 읽으면서, 내 주변과 나의 실수담이 겹쳐지면서 '사람이 산다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다'라는 진리가 다시금 생각난다.
얼마 전, 자취하던 내 후배가 결혼하면 새 가전제품을 산다고 버티다가 고장난 세탁기를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자취집 욕실에 드럼세탁기 '트*'을 들여놓게 되었다. 요즘 나오는 문양들어간 것이 아닌 그야말로 백색가전 흰색으로...
자취방 침대에 앉아서 방문을 열어놓고, 욕실문을 열으면 문제의 '트*'이 반짝반짝 보인다. 그런데... 이 후배왈
"언니, 내가 아침 저녁 눈을 뜨면 트*이 나를 반겨줘요."
헉스... 이 무슨... 병원갈 이야긴가 해서 난 물었다.
"트*이 그렇게 좋아?"
"언니... 사실... 나 트*과 대화를 해요. 너무 하얗고 예뻐."
ㅋㅋㅋ 그런데, 유쾌한 파울라가 역시 에스프레소 기계를 가지고 아침마다 대화를 하면서 화분을 젖혀두고 제일 먼저 물을 주면서 아끼고 있지 않은가...
누구나 특히 여자들은 자신을 공주처럼 주변을 자신만의 궁전으로 꾸미길 원한다.
파울라 역시 베이지색 쇼파를 꿈꾸면서 가구가게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쇼파 위에 자신이 꿈꾸던 자세로 앉아서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다. 쇼윈도 밖에서 쳐다보고 있는 남자를 깨닫기 전까지 아주 우아한 자세로...
눈이 나쁜 파울라는 자정에 시계를 보게 된다. 초침이 없다... 이상하다... ㅋㅋ 저울이었다.
아마 여자들이라면 이 정도의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하는 좌충우돌 사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열되어있고, 나는 그 속에서 어리버리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계속해서 미소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