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뒷날개에 이런 글이 있다.

...소설 <서유기>는 고전 명작 <삼국연의>,<금병매사화>,<수호전>과 더불어 중국 '사대기서'의 하나로 손꼽히는 신마 소설류의 작품이다. 100회로 구성된 이 소설은 7세기 초엽, 당나라 스님 현장 법사가 인도 지역을 여행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여기에 저자가 환상적인 허구를 가미시켜, 삼장 법사와 손오공 일행이 불경을 가지러 천축을 여행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서유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부분 1회부터 7회까지는 손오공의 탄생과 천궁에서의 난동, 그리고 그가 마술적 힘을 얻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둘째 부분은 8회부터 12회까지로 삼장 법사의 기구한 출신 내력과 불경을 얻으러 떠나게 된 연유를 썼으며, 셋째 부분인 13회부터 마지막 회까지는 서천으로 가서 불경을 얻어 오는 과정을 서술했는데, 여기에는 영취산에서 불경을 얻어 가지고 돌아오기까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스승을 보호하여 온갖 요괴들과 싸우며 40여 차례의 난관을 천신만고로 극복하면서 넘어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환상적인 이야기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무려 1천 년에 가까운 세월에 걸쳐 갈고닦고 집대성하여 이룩한 낭만주의 소설 문학의 결정체이다...

...어느 날 한참을 가다 보니, 일행의 앞길에 또 한 군데 높은 산 험준한 고개가 나타났다. 삼장은 이제 험산준령만 보아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제자를 돌아보고 물었다. '얘들아, 저 앞에 산이 무척 높은데 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구나, 아무쪼록 조심들 해야겠다!' 손행자가 피식 웃으며 스승에게 핀잔을 준다. '사부님께서 그런 말씀을 다 하시다니, 먼길 가는 분답지 않군요. 구중궁궐에서 태어나 바깥 세상도 못 보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귀하게만 자란 공자 왕손들이나 그런 소리를 늘어놓을 겝니다,. 자로고 '산이 아무리 높다 해도 길을 가로막지 못하고, 길은 스스로 산에 통한다'했는데, 어째서 길이 없느니 마느니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비록 산이 길을 가로막지 않는다 하더라도, 험준한 산 속에는 괴물이 나타날까 겁나고, 깊숙한 골짜기에 요정이 나오지 않을까 두려워서 그러니, 샅샅이 살펴보란 말이다.'...

...이 못된 놈들, 정말 고약하기 짝이 없구나! 내가 아침저녁으로 간곡히 일깨워왔고 날이면 날마다 신신당부했는데, 이런 무례한 짓을 저지르다니! 옛사람이 말씀하시기를, '가르치지 않아도 착한 사람은 성인이 아니고 무엇이리오! 가르침을 받고 나서 착하게 된 사람은 현자가 아니고 무엇이리오! 가르침을 받고도 착하게 되지 못한 자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고 무엇이랴!'라고 하였다. 너희들같이 못된 놈들은 어리석은 정도가 아니라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하류 잡배요, 우매하가 짝이 없는 놈들이다. 남의 집 대문간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천둥벌거숭이들처럼 뭐가 뭔지도 모르고 함부로 날뛰어 시주님을 놀라시게 만들고 엄숙하게 경을 읽는 스님들마저 당황하게 만들어 쫓아버리고 남의 좋은 일을 모조리 망쳐버렸으니, 이러고도 모든 허물은 스승인 내 탓으로 뒤집어씌울 작정이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