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약 4~5만 년 전 유럽에서 일어난 '대약진'으로 문화적 진화가 도래하고 생물학적 진화는 막을 내렸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이 때 인류는 정교한 새로운 도구, 미술, 후기 구석기 시대에 출현한 개인용 장신구 같은 문화를 발달시켰고, 문화는 인류를 자연선택압에서 해방시켰다. 우리 인류는 털을 기르기보다는 옷을 입었고, 힘을 기르기보다는 더 나은 무기를 만들었다...

...우리는 인류의 진화가 지난 1만 년 동안 느려지거나 멈추기는커녕 가속화되었으며, 지금 인류의 진화는 인류가 존재해온 600만 년 동안의 평균보다 약 100배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 속도는 역사시대 동안 인류의 몸과 마음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이켰을 만큼 빠른 것이다...

-인간은 옛날보다 100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중에서.

...머리는 왜 커졌을까요?...이토록 뛰어난 두뇌가 도구의 제작과 사용이라는 고상한 일보다는 다른 곳에 주로 사용된다는 학설이 있습니다...두뇌 크기는 무리 생활과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사회성이 높은 동물일수록 두뇌 크기가 큽니다...인간에게 사회생활은 여가를 활용하기 위한 취미 생활이 아닌, 처절한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원활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필수입니다. 그러한 정보를 수집, 교환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소통의 수단으로 언어가 발생하고 발달하였으며 그 주된 기능이 바로 수다인 셈입니다...수다의 주제는 누가 아기를 가졌더라, 누가 누구랑 요즘 같이 다니더라, 내가 요즘 눈이 잘 안 보인다는 등의 일상생활에 관한 것입니다. 수다는 입으로 하는 털 다듬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영장류는 서로의 털을 만져 주고 이물질을 떼어 주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합니다...

...<16장 '머리가 굳는다'는 새빨간 거짓말> 중에서.

<7장 자연과학에 대한 사랑 - 관찰과 실험만이 삶의 전부다> 에 이런 글이 있다.

...미술과 음악에 대한 취미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음악은 내게 기쁨을 주는 대신 몰두해오던 일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도록 자극했다...내 정신은 온갖 사실을 다 모아놓은 것에서 일반 법칙을 끌어내는 일종의 기계가 된 듯하다. 하지만 그것이 왜 고상한 취미가 차지하고 있던 뇌의 부분만 퇴화시켰는지 알 수가 없다...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적어도 매주 한 번은 시와 음악을 즐기는 규칙을 세울 것이다. 뇌에서 퇴화된 부분도 사용하다 보면 다시 살아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취향을 잃는다는 것은 행복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우리 본성의 감성적인 부분을 연약하게 만듦으로써 지성에 해를 입힐 수 있고 도덕적 성향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