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면 매우 다르게 서술했을 것이다...대신 이 책은 미국과 서방의 독자들을 위해 쓰여졌고, 따라서 나는 대부분의 교육받은 독자가 한국 역사에서의 미국측 이야기에 대해서는(1945년 이후 한국과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관여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만 정작 한국 역사에 대해서는 별로 알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가정해야 했다...그리고(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내 자신의 입장에서, 즉 두 나라 두 문화 사이에 서 있는, 말하자면 1967년 10월 서울에 첫 발을 디딘 이래 한국현대사와 한미관계를 연구해온 미국인으로서 이 책을 썼다...1971년부터 1988년까지 거의 20년간 나는 1977년 워싱턴에서 기밀취급이 해제된 노획한 북한문서를 포함해서, 내가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문서를 가지고 한국현대사의 핵심사건, 즉 민족의 분열과 그에 뒤따른 한국전쟁을 연구해왔다...

-한국에판을 내면서 중에서.

책 뒷면에 이런 글이 있다. 

...1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에서 전쟁을 적극적으로 계획한 국가 집행부는 없었다. 어느 나라든 내게는 '방어적' 의도가, 상대에게는 '공격적'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핵심 의사결정자들은 자국을 최우선하는 자신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망하지 못했고, 상호 신뢰 수준은 낮고 적대감과 피해망상의 수준은 높은 집행부들이 속사포처럼 상호작용한 결과, 최악의 대참사가 일어났다. 저자는 그들의 결정을 최대한 그 위치에서 이해하기 위해, '왜'가 아니라 '어떻게' 전쟁이 일어났는지를 주목한다. 그들은 역사의 비인격적인 전진 운동에 보조를 맞춘 조력자, 체제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 꼭두각시에 불과했던 것이 아니라, 행위능력으로 가득하고 충분히 다른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주역이었다. 전쟁은 불가피한 귀결이 아니라 그들이 내린 연쇄 결정의 정점이었다...

'적군'의 시각에서 본 한국전쟁은 어떤 모습일까? -책띠에서

책 뒷면에 이런 글이 있다. 

...1950년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지 1년이 되는 해였지만, 중국 내에 새로운 정권을 수립하기 위한 전쟁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중국인민해방군의 주력부대는 여전히 국민당 군대의 잔여부대가 점령한 일부 연해 도서지역에 최후의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그리고 수만 명의 또다른 인민해방군은 드넓은 서북과 서남, 티베트 지역으로 진군해서, 외진 지역에 남아 있는 국민당 유격대와 토구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것은 상당히 막중한 임무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8년간의 중일전쟁과 4년간의 국공내전을 치르면서 기초가 약한 민족산업과 생산력이 저하된 농업 모두 붕괴 직전이었고, 경제 회복은 시급했으며 국가적으로 할 일이 산더미 같았지만 대규모 재건은 아직 계획 단계에 있었다는 점이다. 전쟁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국민은 평화로운 생활을 할 날만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신생국 중국은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 뛰어들 만한 어떠한 조건도 갖추고 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