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베르가 발표한 유일한 단편집인 <세 가지 이야기>는 1869년부터 1876년 사이 어지러운 정국 속에서, 이 시기의 플로베르가 감내해야 했던 경제적 난관이나 친했던 문학 동지들과 어머니의 죽음은 물론 그의 연인이자 뮤지였던 루이즈 콜레와 '스승'으로 여겼던 조르주 상드의 죽음, 신경 발작으로 인한 건강 문제, <부바르와 페퀴셰>집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극도로 지친 작가가 '종이도, 펜도 없이' 쉬러간 콩카르노에서 <구호수도사 성 쥘리앵의 전설>을 구상하면서 시작되었다...

...<세 가지 이야기>는 작가가 살던 동시대와, 찬란한 기독교의 시기인 중세, 그리고 이교도의 시기인 고대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욕망으로인해 고통받는 삶을 살아야 했던 인물들의 이야기이다...-해설 중에서.

...스페인의 멕시코 정복에 관련된 문헌을 찾아본 일이 있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코르테즈는 600명이 채 안되는 부하를 거느리고 멕시코 원정에 나서서, 인구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아즈텍 제국을 정복했다. 우선 상대적으로 이렇게 적은 사람들이 아즈텍 제국을 어떻게 정복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었다...그후 비슷하게 이루어진 경이적인 피사로에 의한 잉카제국 정복 또한 풀리지 않는 커다란 수수께끼이다. 신대륙으로 건너온 스페인인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방대한 인구를 가진 아메리카 인디언을 정복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식시키는 데 성공했다...왜 그렇게도 빨리 멕시코와 페루의 전통종교는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는가...

...이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해 필자가 해답을 얻은 것은 어느 문헌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멕시코 정복에 관련된 기록를 보고 난 후였다...즉, 아즈텍인이 코르테즈와 그의 부하들을 수도로부터 몰아내고 많은 피해를 입혔던 바로 그날 밤에 천연두가 창궐했던 것이다...전염병이 종래 만연하고 있었던 지배지역을 넘어서 새로운 접촉이 생기고 새로운 유행이 생겨나면 그동안 이러한 전염병에 면역을 갖지 못했던 주민들 사이에서 맹위를 떨치고, 여러 가지 무서운 결과가 생겨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계의 역사에는 16세기와 17세기에 걸쳐 아메리카대륙에서 일어났던 사실과 매우 비슷한 현상이 과거에도 많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인류와 전염병의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그 유행을 추적하는데 있다...-서장 중에서.

...지난 10년간 중국은 100년간 손 놓았던 한국에 중요한 실세로 자리잡았다. 중국 정부가 한반도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아시아인들은 줄어드는 미국의 자리를 대신할 중국의 모습을 관망하고 있다...

...돈 오버도퍼가 '두 개의 한국'의 수정과 개정에 대한 도움을 청했을 때 나는 망설임 없이 수락했다...개정판을 이전 판의 풍부한 내용과 흐름에 맞추는 것이 내가 초기에 세운 목표였다. 두 개의 한국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컨텐츠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이었다. 앞의 16개 장에서는 성을 빼고 이름만 사용해서 그의 경험과 그가 만난 사람과 사건을 관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일관성을 위해 우리도 새로 추가된 3개 장에서 그의 예를 따르기로 했다. 또한 새 장에서 등장하는 사건들은 3인칭 시점으로 기술되었다...-신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