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위기임에는 틀림없다. 자꾸만 남녀모두 결혼하는 나이가 뒤로 밀려나고, 심지어 결혼없이 남녀와 어울려 자신의 일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많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은 귀찮고 성가신 일이면 어차피 한번 뿐인 인생, 최대한 즐기며 살자는 맘이다. 그런다고 누가 날 구속할 수도 없는 일이고,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지탄받을 일도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그런 인생을 살 자격도 있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경제적 능력이 높아가고, 놀이 문화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전 처럼 아이들 많이 낳아 기르던 시대도 아니요, 아이 둘 낳아 키우기도 먹찬 세상이다. 결혼의 위기를 말하기 전에 왜 결혼의 위기가 찾아 왔는지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누가 일부러 결혼을 위기로 밀어넣은 것이 절대 아니다. 시대적 환경 속에서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레 발생된 일이다. 단지 결혼의 필요성과 결혼의 위기를 통해 맞게 되는 사회적 질서, 현상을 파악해야 할 따름이다.
너나나나 모두가 결혼을 하지 않고 즐기며 생활 한다면 결국엔 역사의 흐름이 끊어져 버린다. 결혼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로 전달되기 전에 우리는 결혼에 대해 또 사람들의 결혼기피, 또는 급증하는 이혼에 대해 나름대로의 대안을 놓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무조건 결혼안하고, 이혼하고 하는 사람을 비난할 일이 절대 아니다. 왜 그들이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진지한 성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후지와라는 수학자이다. 때문에 상당히 논리적이고 그런 논리를 이용해 이론의 증명을 꾀하는 학장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그러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국가를 바라보는, 세계화를 바라보는 눈은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수긍될 만한 점들이 많다. 우선 저자는 이 세상의 일들이 전부 논리적으로 증명되고, 이론적으로 실체화 된다면 모두 멸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간 세상이 그렇게 논리적으로 질서정연하게 딱 드러맞을 일도 없다고 단언한다. 맞는 말이다. 논리와 이론의 정확한 증명은 학문에서나 가능한 일일 뿐 인간이 기계가 아닌 이상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넌지시 과거 서양화를 통한 근대화의 비판을 제기한다. 서양의 잘못된 점을 철저하게 지적하고 나아가 오늘날 서양에서 가져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그 서양적 논리성에 강한 의문을 말한다. 또한 오늘날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내세운다. 신자유주의란 획일적인 구조를 가져오고 모두가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고 있지만 신자유주의는 기어코 기계적인, 논리적인, 이론적인 획일화를 통해 세상을 하나로 묶으려고 하는 매우 위험한 시도라고 단정짓는다. 
결말에 가면 약간 실망스러운 내용이 나오는데, 지금 세상에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을 되찾자 라는 둥, 일본의 강한 전통을 다시 회복하자는 둥, 마치 최근 일본 정치판에서 나옴직한 망언 비스무리한 횡성수설에 당황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 책은 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 한번 읽어봄직한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다 알고 있겠지만 일,중,한 삼국은 근대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이 서로 달랐다. 이에 앞서 근대화를 곧 서양화를 의미했다. 서양없이 근대화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우리가 근대라는 봉건적 인습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최대의 모델은 결국 서양이었다. 서양이 없었다면 굳이 우리의 변화를 근대라고 부를 이유가 있겠는가. 또 변화와 개혁의 동기가 충분히 있었겠는가. 
사실 이렇게 말하면 여러 갈래의 반문이 나온다. 알고 있다. 근대화가 곧 서양화라는 도식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양의 문명은 분명히 우리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또한 근대화의 가속도는 결국 서양따라잡기가 아닐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배워야 할 모델이 서양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서양따라잡기에 일,중,한 삼국은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물론 가장 민첩하게 대응한 나라는 일본이다. 일찍이 일본은 난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서양의 모습을 맞보고 있었지만, 메이지유신 이후 완전히 서양화에 박차를 가한다. 탈아입구라는 기치는 그 시절 일본의 마음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말이다. 제국주의가 팽배해져 가고 식민지 건설에 너도나도 열을 올리고 있는 세계정세 속에서 일본은 지극히 자신의 살길을 찾은 것이다. 물론 이런 제살길 찾기는 우리의 입장에서, 또 중국의 입장에서는 침략전쟁의 원흉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해된다. 하지만 일본인 입장에서는 무엇이 해답일까. 그냥 평화를 유지하면서 다른 서양 열강들에게 나라는 빼앗겨야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