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부재'라는 또 한번 쓸쓸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생활하는 우리는 과연 그들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매일매일 뻔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내가 당연히 느끼고 있듯 상대방 또한 그걸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어느 누구하나 알지 못한다.  어느 누구하나 나에게 진정한 관심이 없다. 매일매일 동고동락하는 동료들 조차도 사실은 모른다.

현대인의 자기 자신 이외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지극한 개인주의(?)를 꼬집는 슈이치식의 냉소적인 소설이었다. 결국 한사람의 지독한 절망으로 소설이 끝나지만 그것조차 그 사람 개인의 해프닝일 뿐 그 절망에 대한 어떤 슬픔도 없다. 영향도 없다. 이보다 더 고독할 수는 없다.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이 뼈져리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전에 읽었던 요시다 슈이치의 또 다른 소설 <퍼레이드>도 떠올랐다. 그것은 <랜드마크>와는 조금 다른 내용으로 사실은 상대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이야기였다. 어쨌거나 두 소설에서 모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절, 무관심, 그리고 소통의 부재, 즉 개인주의라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며, 현대 사회 역시 그런 개인주의로 서서히 붕괴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형 건물을 지탱하는 하나하나의 부속품인 볼트, 그 하나의 볼트가 삐걱거리다 파열해 버리면 처음에는 별 티가 나지 않지만 점차 근접한 볼트로 그 하중이 쏠리면서 천천히 뒤틀리다 결국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거대한 고층 빌딩, 거대 사회의 몰락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p.244>

중고등학생이었을 때에 국사시간이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사건 중 하나가 조선4대 사화이다. 당시에 나는 국사에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내가 좋아했던 과학 과목과 달리 국사는 그저 달달 외워서 시험치는 과목이라는 망상(?)속을 헤매이고 있었기에 무오사화/갑자사화/기묘사화/을사사화의 이름과 연대별로 일어난 순서 정도만을 머리에 남겨두고 있었다. 국사의 재미를 느끼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외운 탓에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지금에는 사화의 이름조차 가물가물하게 되어버렸다.

 이 책 <조선4대사화>는 '조선'이라는 큰 시대적 배경에서 약 50여년 사이에 일어난 4번의 사화를 집중조명하고 있다. 사화의 배경을 시작으로 당시의 시대상과 역사적 흐름을 함께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사화(史禍)란 사림의 화를 줄인 말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제대로 깨치며 읽어들어 갔음에도, 사화에 대한 윤곽 뿐만 아니라 4대 사화가 읽어났던 50년은 머릿속에 그림처럼 남은 느낌이 든다. 저자의 바람대로 쉽게 쓰였고 그래서 쉽게 읽힌 덕분이다.

 필자의 서문에서 밝혔듯, 그리고 누구나가 공감하듯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우리는 기록된 역사밖에 보지 못한다. 하지만 이 책 <조선 4대 사화>에서 역사의 궤적을 너무나도 쉽게 따라다닌 덕분에 기록된 역사만 본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생각하는 역사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것 같다. 포악한 정치를 일삼았기에 중종 반정으로 폐위되어 왕의 호칭을 얻을 수 없었던 연산군의 절대 왕권에 대한 노력과 개혁의 불씨를 지폈으나 너무 빠른 흐름으로 그 빛을 발하지 못한 조광조의 정치는 깊은 생각의 샘을 솟아나게 했다.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도화선이 된 무오사화/ 폐비 윤씨의 한맺힌 죽음으로 말미암은 갑자사화/ 조광조의 개혁정책을 모함하여 발발한 기묘사화/ 대윤과 소윤의 다툼에서 시작된 을사사화. 각각 사화의 시발점은 모두 다르지만 그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각자가 사상과 학연, 지연 등을 기준으로 파벌을 형성하여 논쟁하고 대립하면서 서로를 반역으로 몰아 사화가 발생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사실 이런 파벌은 옛말만은 아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에서 보수당과 개혁당간의 싸움은 당쟁에 비유되곤 하는데,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이런 당 싸움이 조선시대의 사화와 같은 사건들을 불러내지 않는다는 보장 또한 없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조금은 씁씁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현재 우리나라 정치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역사의 발자취를 찾아간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닐터인데 필자의 노력 덕분에 쉽게 역사의 흐름과 큰 틀을 알게 되었기에, 50여년간의 역사는 내것이 되었기에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 책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역사에 또다시 한걸음 다가선 느낌이다. 이미 역사속에서 숨쉬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두가 한번은 읽어볼만한 책이라 권하고 싶다

사람은 각자의 개성과 자신만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공부를 할 때에도 자기에게 맞는 공부법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보통 쓰면서 공부하는 법을 많이 활용한다. 중고등학교때야 선생님이 칠판에 써주시는대로 공책에 베껴적으면 되지만 대학생이 되고서는 그렇지 않기에, 강의 중간중간에 중요한 말씀이다 싶으면 노트에 지렁이 기어가는 글씨로 메모해 두었다가 나중에 따로 예쁜 글씨로 보기좋게 정리한다. 정리하면서 한번 더 머릿속에 상기시키고 또 시험기간이 돌아오면 깨끗이 정리해둔 덕에 쉽게 공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공부한것을 다시 정리해 볼 때에도 항상 머리로 생각하며 손으로는 글을 쓰고 확인하곤 한다. 고등학생때는 국사 시험을 앞두고 짝꿍이 국사책을 대충 두어번 읽어보는듯 했는데 시험 점수는 나보다 높아서 왠지 짜증이 나고 그 방법을 따라 해보기도 했었는데 나중에는 내겐 전혀 맞지 않지만 그 아이에게 잘 맞는 나름의 공부방법임을 알고 씁쓸해 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저마다에게 잘 맞는 공부법이 있지만 사실 그 공부법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수십번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공부는 더더욱 그러하다. 늘 책을 붙잡고는 있지만 외워서 될 공부가 아니기에 항상 내 공부법이 맞는것인지 확신이 서질 않고 성적도 잘 오르지 않으니 더더욱 의심이 든다. 이 책 <성격별 영어공부법>은 제목부터 한줄기 빛처럼 다가온 책이다. 성격별로 영어 공부법을 딱딱 짚어 준다는데 마다하지 않을 이가 있겠는가.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것은 무의식중에 영어쓰기였다. 물론 성격별 영어공부법에 해당되는것이 아니라 공통에게 주어지는 의무(?)같은 것이지만 눈뜨자마자 멍한 상태에서 데일리 에세이를 쓰면서 영어능력을 단련시키는것은 아주 좋은 방법인것 같다. 작년에 약 반년을 영어학원을 다녔었는데 그 때에는 내가 하는 말마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이런 문장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부터 시작해서 계속 생각하고 반복해서 되뇌이던 말은 자연스레 툭 튀어나오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조금 우스운 이야기지만 한 때 영어공부에 몰입했던 친구는 무의식에서 나오는 술주정을 영어로 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무의식에서의 영어 사용은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온다고 스스로도 믿고 있다.

 사실 책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성격을 나누는 방법이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MBTI법을 사용해 조를 짰던 적이 있다. 물론 나는 내 생각대로 답을 했었지만 모인 사람들을 보니 나와 성향이 조금씩 다른점들이 많이 보여 당황했었다. 자신의 생각으로는 자신의 성격을 정확히 판단하기에 모호한 점이 있고 또 책에서는 그 테스트 문항조차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물론 대충의 성향은 제시되어 있긴 하지만) 실제 자신의 성격을 알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좋은 점은 성격별로 다양한 공부법이 제시되어 있기에 명확한 내 성격을 알지 못하더라도, 혹은 거의 중간쯤에 위치한 모호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여러 공부법을 섞어 내게 맞게 맞출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내가 알지 못했던 공부법을 알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물론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

 요약하면 정확한 내 성격을 파악하기 힘들었던 탓에 공부법 또한 확실히 알 수는 없어 아쉬웠지만 내가 알지 못했던 공부법도 접하고 그런 공부법을 조금씩 섞어 나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기에 좋았던것 같다. 앞으로도 영어는 나와 함께 살아갈 것이기에 적어도 나의 앞길을 막는 존재가 되게 하지는 않아야 겠단 생각으로 공부하고 있다. 이 책으로 말미암아 영어공부법에 조금은 숨통이 트인 느낌이다. 자신만의 영어 공부법을 찾고 있는 이들이라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