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의 아버지가 혹은 당신의 남편이 찰스처럼 떠난다면? 

따지고 보면 주인공 찰스는 인간같지도 않은 인간이다. 자신의 예술적 광압에 사로잡혀 오로지 그림을 위해 멀쩡한 가족까지 내팽개쳐버린 광인이란 말이다. 여러사람에게 상처주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게 만든 장본인이면서도 후대에 그의 그림이 큰 가치를 입게되자 덩달아 그의 인생까지도 재조명 받게 된 행운아이다.

 이렇게 우리의 보편적 가치에 그의 삶을 맞추어보면 당연히 그는 냉혹하고 이기적이며 잔인한 냉혈인간인 셈이다.

 하지만 찰스를 단순히 우리의 가치로 판단하여 그를 ’인간실격자’로 낙인 해 버리고 그의 엉뚱한 삶을 마치 선한 순례자의 고행이라도 되는 냥 미화시키는 꼴밖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면, 작가와 이 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로 부터 ’작품을 전혀 이해못하고 있는 어린애’ 로 오히려 내가 낙인될 거 같아 두려워지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이 책을 통해 충분한 감동을 느꼈다. 그것은 분명히 최소한의 돈을 지불하고도 그것의 가치를 훨씬 웃도는 값진 것이었다.

 왜 그럴까.

 그 점은 찰스가 죽음을 맞이한 타히티라는 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말하듯이 사람은 자신의 고향이 아닌 다른 어떤 곳에서 운명같은 자신이 살아야 할 장소를 만나게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찰스와 딱 맞는 타히티섬. 성공도,실패도,경쟁도 없는 무한한 자유가 있는 그 섬이야 말로 자유를 향한 해방을 예술적 광기로 표출해내는 찰스의 모습과 맥을 같이한다.

 찰스의 전직인 증권중계업이 끊임없는 구속과 한계가 있는 우리네의 현실이라면 그가 추구한 그림은 자유스럽고 무한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이상이었던 것이다.

 결국 ’달과 6센트’는 인간의 무한한 자유와 정열을 현실에 대항하여 끝까지 표출하다가 간 한 인간의 차별화된 삶에 대한 찬양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