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슈샤큐의 대표적인 작품. 예수회 소속 신부들이 기독교 포교를 위해 일본에서 겪는 고난과 고초를 통해 침묵의 의미와 인간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막부시대에 로마교황청 소속 예수회의 일원인 여러 신부들이 하나님이라는 사명과 진리 아래 일본을 찾는다. 갖은 고난과 고통, 고문과 죽음 속에서 순교하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하기도 한다. 

그들의 고통이 커질 수록 잔잔한 강물의 흐름 처럼 침묵하고 계신 하나님에게 그 이유를 묻고 있는 듯하다. 작가 엔도는 어릴적 팽창주의 일본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중국에서 자랐다. 그 후 카톨릭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었으며 깊은 강 등 기독교적 가치에 입각한 여러 작품들을 남겼다. 

작가는 기독교의 본질 뿐만아니라, 인간 내면의 한계와 근원, 신에 대한 인간의 한계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시대의 구조적 영향 등 다채로운 소재와 특유의 서정성을 더해 독자로 하여금 그의 또 다른 작품을 갈구하도록 만드는 능력이 있다. 

또한 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내는 현실적인 인물들이 많아 초인보다는 범인으로서 그려지는 경향이 짙다. 이번 침묵에서도 상화를 밟을 수 밖에 없는 나약하지만 다분히 현실적인 인물들을 묘사하는데 오히려 이 점이 더욱 사실감 있게 소설을 만들어낸다. 

침묵이 의미와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가의 소설 속 모습은 독자에게 무엇을 주려기 보단 스스로의 성찰인 듯 싶다.

동네에 의술이 뛰어난 의사가 있는데, 그는 생전 웃지도 않고 무표정하다. 하지만 의술하나는 이름날 정도로 솜씨가 훌륭하여 병원에 사람들은 많다. 알고 보니 이 사람은 전쟁때 겪은 끔직한 경험이 있었고, 그 때문에 그의 성격은 죄책감없는, 아무렇지도 않은 냉혈적 인간의 모습이 된 것이다. 
저자 엔도슈샤쿠는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다. 여러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그의 그리스도적 작품들을 통해 그만의 소설을 구축한 사람이다. 10여년 전에 타계하였지만 여전히 그의 영향력은 빛을 발하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인 의사는 2차대전 때 잔인한 생체실험을 겪은 사람이다. 전쟁이라는 구조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과 무지를 말하며,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바다와 독약의 소설은 엔도 슈샤쿠의 인생관이나, 기독교적인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무엇이 그릇되고 무엇이 옳은 일인지 역사의 커다란 구조, 사회의 굵직한 억압 속에서는 늘 변하고 달라지기 마련이다. 거기서 그 무엇도 터치할 수 없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결단과 용기가 아닐런지 생각해보게 하는 역작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통해 작가는 사람들의 종류를 파헤친다. 전혀 죄책감이 없는 사라과 두려움에 떨면서 어쩔 수 없는 사람 등,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의 한계와 용기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 같다. 

기독교서적을 꽤 읽는 편인데, 상한 감정의 치유는 참으로 실천적이고 실제적인 책이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부분은 바로 자존감 부분이었다. 자신을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성격이 나뉘어 진다는 말은 충분히 공감할만 하다. 

자신을 얼마만큼 존중히 여기느냐는 결국 자존감이 높나, 낮나 하는 말과 같은 맥락인데, 여기에서 부터 성격이 비롯된다는 말이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어여뻐 하기 때문에 남에게도 자신감있게 당당하게 행동하고 말할 수 있는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은 이러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성격의 특이점은 일상 생활 속에서, 특히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이 책은 이 밖에도 여러 사람들의 상한 감정의 치유 사례를 들며 실제적인 극복기와 예방책, 그리고 여러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들려준다. 

세상에는 여러종류의 사람들 만큼이나 그네들 서로서로가 다 제각각이다. 그러면서도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다른 생김새 만큼이나 성격, 기질, 성향 또한 달라서 참다운 조율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 이해하고 살아가야할 존재인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상한 감정의 치유라는 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자존감의 회복과 소심함과 냉소적인 성격의 치유, 나아가 참다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