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슈샤쿠의 차분한 작품이다. 각기 다른 여러명을 주인공으로 하여 서로 다른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 결국엔 모든 인물들이 인도로 여행을 와 함께 모이게 되고 그곳에서 종교적 귀의와 영생,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소설이다. 다소 형이상학적으로 흐르는 분위기에 적응 안될 수 있으나 엔도슈샤쿠의 매니아라면 누구나 흡족해할 작품이다. 
암으로 부인을 잃은 이소베, 병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누마다, 대동아전쟁에서 죽을 고생 끝에 가까스로 연명한 기구치 등 겉으로도 속으로도 나름대로의 고충과 실망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종교의 의미와 삶의 회고를 위해 결국 인도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갠지스강을 보면서 세상과 신에 대한 깊은 연민과 초연함을 느끼며 깊은 강의 참 의미를 되새긴다. 
작가 엔도는 일본의 대표적인 카톨릭작가이다. 일찍이 하얀사람으로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침묵, 바다와 독약 등 인간의 본질과 신의 의미를 묻는 진지한 필체의 작가이다. 물론 그는 유머스러운 글 또한 쓰기도 했는데 기발함과 재치가 어우러진 명랑한 글도 많다. 
엔도의 작품은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여러차례 오르는 등 일본의 내노라 하는 문호라 할 수 있겠고, 신에 대한 인간의 깊은 신앙심이라든가, 그리스도의 은혜를 직접 말하기 보다는 신에 대한 인간의 한계라던지, 세상 속에서의 구원의 본보습 같은 다소 현실적인 측면을 강조한 작품이 많다.   

일본컴플랙스가 가득한 조선인으로서는 이치로 얘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미국을 좋아하니까. 하지만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 이치로는 단순히 우리를 잔인하게 식민지배한 일본인 이라는 식으로 어리석게 보지 않는다. 이치로를 동양의 큰 틀에서 놓고 본다. 그는 동양인으로서 최초로 메이져리그에서 타자로 성공한 케이스다. 이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 전까지 메이져 리그는 동양인은 타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이치로의 성공은 동양야구, 특히 타자들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어 주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무식하게 쪽바리 라고 치부할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런 말은 걍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하란 말이다.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이치로는 큰 의미가 있는 선수란 말이다. 
책에 나오는 이치로의 집념과 노력, 골프공으로 타격 연습을 하고 방망이를 귀중하게 다루는 모습은 전형적인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다. 이치로 같은 사람이 많아야 서양을 넘을 수 있다. 항상 서양인들만 따라하기만 하는 우리 동양의 모습 속에서 그네들 만큼의 뛰어난 사람이 나온다면 서양이 동양을 바라보는 눈이 바뀔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치로같은 일본인들이 중요한 것이다. 

일본인과 서양인이 싸우다면 기꺼히 일본이을 지원할 것이다. 우리 동양이 서양을 굴복시키는 날 까지. 산업혁명 이래로 이 세상은 서양인, 서양문화가 모든 것을 지배했다. 당신이 입고 있는 옷, 마시는 것, 보는 것, 노는 것 어느하나 그 뿌리가 서양이 아닌 것이 없다. 우리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클래식을 거금을 주고 봐도, 서양인들은 우리 판소리를 알지 못한다. 우리가 그들의 음식을 주식처럼 먹어도 그들은 누룽지를 우리 만큼 먹지 않는다.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을 이 먼 나라에서 기념해도 서양이 우리 궁중음악가 박연을 기리지는 않는다. 

절대적이라서 그런가? 서양의 문화는 절대적으로 더 좋은 것이라서 그런가? 원래 클래식은 듣기 좋고 판소리는 지루해서 그런가? 절대적으로 아니다. 그 사람 참 인형같이 생겼다고 한다면 그것은 서양인 처럼 얼굴이 작고 코가 높고 눈이 크다라는 소리다. 왜그런가. 우리가 어렸을 때 부터 보아온 인형이 곧 서양인의 모습을 딴 것이었기 때문이다.

중세 장원이라든지, 근대 산업혁명 등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저자는 성향이 진보적이라서 사용자보다는 노동자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지만, 어쨌든 기존에 교과서를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안되고 궁금증만 커지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고리타분하게 고대 노예제에서 시작하지 않아서 너무 좋다. 그냥 핵심과 본론으로 들어간다. 저자의 딱 부러지고 명쾌한 성격이 반형된 듯 시종일관 빠른 진행과 군더더기 없는 문체가 맘에 든다. 물론 번역 또한 그럭저럭 잘 된 것 같다.
책은 중세장원제도 부터 시작한다. 중2 세계사 시간에 처음 접하게 되는 서유럽의 장원제도는 항상 봉건제, 영주, 기사 등의 계약관계만을 암기했을 뿐 그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는 속시원히 알기 힘들었는데  이 책을 읽고 어느정도 한이 풀린 느낌이다.
또 십자군 전쟁, 종교개혁, 신항로개척 등 중요한 사건을 다루면서 그 의미를 설명해준다. 다만, 저자는 경제를 설명하고자 하므로 항상 모든 역사적 사건들을 경제적측면에서 고려한다. 종교개혁의 정치적인 의미 또한 유럽에서 근대 국민국가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만, 저자는 이런 여러 측면을 도외시 하고 오직 경제적인 면이 가장 중요했다는 식으로 넘어가니 좀 답답할 때도 있다. 
아무튼 이 책은 보기 드물게 중학생이 읽어도 될 만큼 철저히 쉽고 간결하게 독자들을 안내한다. 뭐 책 표지에  미네르바가 추천한 책이라고 속물처럼 광고만 안했더라면 더 좋은 책으로 각인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