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신서 일본학총서는 마치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는 뷔페같은 곳이다. 물론 나같이 관심있는 사람이 찾을 수 밖에 없는 문고지만, 이런 책이 계속해서 출판되고 있다는 데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 처럼 일본을 애니메이션이나, 가수, 영화 등 연예 오락 쪽이 아닌 순수학문으로서 일본을 진지하게 알고 싶은 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책들이 가득하다. 
미나미히로시의 일본인론은 총 2권인데, 일본인의 사고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소설처럼 쭉 쓰여져 있는 책이 아니고 년대별로 짧막하게 딱딱 끊어서 시대별로 요약 정리한 것이다. 특히 내가 관심이 가는 곳은 근대 일본인들이 서양을 바라보는 생각들인데, 참으로 어이없는 내용도 있고 곧바로 수긍이 가는 점도 있다. 
근데 초기 일본인들은 서양의 물질, 문명 앞에서 큰 자괴감과 열등감을 같게 되어 서양인 따라잡기에 열을 올린 나머지 모든 양육방식도 서양인들처럼 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게 된다. 또한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에는 서양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만심도 함께 갖게 되고, 변화하게 된다. 
아무튼 시대적 상황과 사건 등으로 일본인이 스스로를 생각하는 인식의 문제에 접근한 책이라고 보면 된다. 자신들이 섬 나라라는 것에 대해 다른민족과 다른 특이점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것으로부터 모멸감을 느끼기도 하는 일본인. 어쨌거나 이런 일본인들을 보면 스스로를 가장 많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민족임에는 틀림없다.

후쿠자와유키치 같은 사람이 일본에 있었다는 것은 부러운 일이다. 조선과 청나라를 동방의 나쁜 친구로 인식하고 탈아입구론을 펼쳐 결국엔 동아시아 침략적 행태의 이론을 제공한 장본인이라고, 분명히 열을 올리는 인간들이 득실거린다고 할 지라도 절대 내 논리는 변함없다. 후쿠자와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제적 변화의 양상, 미래의 모습 등 선지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한 보석같은 인물이다. 일찍이 서양 문명의 절대적 우위를 직감한 그는 머리로만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몸으로 판단하고 사려깊게 이해한 인물이다. 근대국가로서 거듭나기 위함을 서양의 문물과 문화에서 찾았던 그는 그 모든 것을 현실적, 실용적으로 받아드리는 세련된 감각을 보여주기도 한다. 
저자 정일성은 어떻게 하면 후쿠자와를 깎아내릴까 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 이 책을 썼겠지만, 독자인 나는  이 책을 읽고 오히려 후쿠자와의 위대한 지략과, 시대의 통찰력이 부러울 따름이다. 후쿠자와 생전 당시에는 역시 서양에서 시작된 제국주의의 세상이었다.  조선은 굳이 일본이 아니더라도 자력으로 독립국가를 유지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때문에 일본이 아니더라도 청나라나, 러시아, 서양열강들 중 어느에게 식민지배를 받았을 것이다. 그 중에 일본이 우리를 식민지화 한 것은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서양열강을의 틈바구니 속에서 나름대로의 자구책이었을 것이다. 
어쨋거나 후쿠자와의 실용적이고도 현실적인 태도는 참 맘에 든다. 뜬 구름 잡으며 세도정치판에서 기울어져가는 조선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근데 일본의 모습 속에서 부러움을 금할 길 없다.
북한을 찬양한다고 해서 북한에서 꼭 살고 싶은 것은 아니다.

동물들을 의인화 시켜 공산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소설이다. 폐쇄적이며 스스로의 모순에 가득차 있으면서 겉으로는 모두의 단결과 협동을 강조하는 사회, 공산주의사회를 조그마한 지경 속의 동물들을 통해 신랄하게 밝히고 있는 책이란 말이다. 
인간의 이기심을 제도로 억눌러 협동을 강조하고 기계적인 사회를 만드려는 노력은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인간은 제도로 통제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모든 동물 가운데 인간이 가장 말을 안듣는다. 이런 얘기하면 또 너 자신도 인간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참 어이없는 물음이다. 도둑이 도둑보고 도둘질 하지 말라고 말 할 수 있다. 풀이하자면 비록 나 스스로도 이기적인 인간이지만, 그런 인간들을 싫어하고 혐오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쨋거나 인간이 가장 말을 안듣는다. 가장 다루기 힘든 종속들이란 말이다. 인간이 다른 여타의 동물들처럼 말을 잘 듣는 것들이었다면 동물농장에서 내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의 제도의 비효율성과 행정의 오류로 붕괴될 수 있지만, 결국엔 인간들의 이기심과 불만, 불복종이 제국의 붕괴를 가져오는 첫째가는 요소이다. 
기계처럼 척척 입력만하면 일을 해주는 것들이 바로 사람이라면 평화가 올지 모른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동물 농장을 읽으니 공산주의의 허황된 노력보다는 인간 내면의 혐오감이 더욱 용솟음 친다.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모두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부질없는 환상에 불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