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사는게 지치고 힘들어서 그냥 투정을 부리고 싶은 날, 조금만 더 버티면 좋은날이 올거라는 말로 위로들 하지만 도대체 그 좋은날은 언제쯤 오는걸까 싶은 날, 그 날은 도대체 얼마나 좋다는걸까 싶은 날. 너무너무 답답해서.... 이 세상을 만든 신이 있다면 그를 만나 이것저것 따져 묻고 싶은 날.

 

 

  20대의 후반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는 지금. 서점가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책들을 통해서 인생의 선배들로부터 삶에 대한 교훈을 들어왔기에 세세한 문제들까진 아니더라도 삶의 큰 틀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만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 할 수 있는지는 얼추 알것같다. 그럼에도, 막상 어떤 상황이 나에게 들이닥치게 되면 듣고 배운 지혜조각들이 아닌 내 감정이 시키는대로 움직이게 되어버린다는 것은 함정.

성숙한듯 하면서도 너무나 어리숙하고, 세상의 때가 많이 묻은 것 같으면서도 때때로 외부의 문제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는 걸 보면 아직 순수한 구석이 많은. 그런 내게 꼭 필요한 책을 만났다. 파울로 코엘료의 [아크라 문서].

   

 

  때는 바야흐로 1974년, 영국의 고고학자 윌터 월킨슨은 이집트에서 고대문서를 발견한다. 아크라 지역에서 발견된 이 문서에는 11세기 말 십자군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 콥트인 현자와 예루살렘 사람들 사이에 오고갔던 대화가 기록되어 있다. 당장 내일 전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아는 예루살렘 사람들은 불안한 마음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듯 이것 저것 질문을 하고, 현자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늘이 삶의 첫 날인 것처럼 다시 시작하라” 라는 내용의 친절한 대답을 한다. 내일 전쟁이 시작된다하고, 내일 내 삶이 어떻게 될지, 우리 가족이 어떻게 될지, 이 세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급하고 초조하고 불안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어떻게 ‘새로운 삶’을 생각 할 수 있다는 걸까. 현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오늘처럼 그리고 어제처럼, 내일도 현재를 살아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어찌보면 가장 불안한 순간에 가장 안정된 마음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조언일수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0.001%라도 있지 않느냐는 초초초 긍정의 마음을 심어주려는 의도일수도 있었겠지만 그 날의 대화가 수 세기가 지난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실로 강렬했다. 그날의 대화가 기록된 문서를 각색하여 파울로님의 스타일로 소설형식으로 만들어진 책이 [아크라 문서]다.

 

 

 

 

 

패배자는,  패배한 사람이 아니라 실패를 선택한 사람이다.

 

패배한 것에 대해 실망하거나 자책하지 말자. 싸움에 나가서 패배했다면, 그또한 용감한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에. 패배를 한 것 자체는 패배했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진짜 잘못한 사람은 "패배한 적이 없는 사람". 즉,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정말 불행한 사람이다. 인생에서 승자가 될 일도 없으니까!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은 쓸모없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다. 세상만물은 존재할 이유가 있다.

 

"난 아무런 쓸모가 없는 사람" 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망가 뜨리기 시작하면, 걷고 먹고 자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살아가려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죽은자와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된다.

꼭 세상에, 주변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애쓰지 않아도

내 자리에서 내가 맡은 바를 수행한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어려움'이란,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 주는 오래된 도구의 또다른 이름이다.

 

낯선 땅에 과감하게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처음엔 호기심에, 야망 때문에, 모험에 대한 갈망 때문에 시작하지만, 길이 굽어질때마다 두려움과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기쁨을 느끼게 된다는 것.

마음안에 두려움이 좁아지니 아는 길만 다닐때의 안정감과는 다른, 새로운 도전으로부터의 기쁨을 배우게 된다.

 

 

 

 

이 밖에도 아크라문서에서는 고독에 대해, 불안해 대해, 아름다움에 대해, 사랑에 대해, 우아함에 대해, 현실에 대해, 과거에 대해, 그리고 기적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보고 배울 수 있을 만한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들려준다.

 

콥트인 현자에 의하면, '기적'이란 우리의 마음을 불현듯 사랑으로 채우는 것이라 한다.

이 넓은 세상에 먼지보다도 작은 우리가 사랑이 아니면 과연 그 무엇으로 엮일 수 있을까.

좋아도, 혹은 싫어도 마주하게 될 우리의 하루하루에 사랑의 기적들이 가득하길!          

아크라문서, 파울로코엘료

 

 

이십대의 중반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십대의 눈으로 조금은 아름답고 맑게 세상을 바라보기.

그렇게 바라보는 훈련하기.

 

 

그런 마음으로 읽게 된 책이다.

아이들도, 학생들도 좋아하고 특히 중 고등학생들과를 할때면

(요즘 애들이 워낙에 영악하다고 한다지만) 그래도 그 나름의 순수함과 재미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는 나는

나중에 에세이도, 청소년에게 도움이 될 책도 써보고싶은 욕심많은 여자이기에

미국에서 청소년 문학상을 휩쓴 화제작이라는 이 책 꼭 한 번 읽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른책보다 더 가볍게 읽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던 이 책은,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와 보통내기가 아닌 몇몇의 십대들이 꾸려가는 그들의 이야기.

이야기의 구조자체가 단순하지 않고 두가지의 별개의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되다가 어느 시점에서 두가지 이야기는 하나로 합쳐진다. 스토리 또한 예상하지 않았던 반전이 속속들이 등장하는, 꽤나 어려우면서도 두근거리는 이야기.

 

 

본인은 평범하다 생각하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시니컬한 보통십대 컬런과, 우락부락한 몸집이지만 착하고 재주가 많은 루커스,

연약한듯 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강해보인 가브리엘, 컬런이 혼자 사랑하는 에이다. 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마을에서 있게되는

에피소드들과 그들의 슬픔. 그 이야기들을 통해 여러가지 방향의 문제들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주인공 컬런은 마치 일기를 쓰듯이 본인이 나중에 쓸 소설의 제목을 종종 기록한다.

내용은 없이 그냥 제목만. (나같은 귀차니스트에게 이 방법도 참 괜찮은 메모법인것 같단 생각이 든다 ㅋㅋㅋㅋㅋㅋㅋ)

실종되었던 컬런의 동생이 돌아온건지, 아니면 그냥 환.영 인건지 알 수 없는 이야기의 맨 끝에 컬런은 또 소설제목을 하나

추가한다.  [희망은 어디에서 되살아날까.]

 

 

저자는, 이 이야기가 독자에게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가족, 사랑, 삶, 신앙, 미래, 희망.에 대해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돌아보게끔 했다.

나도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것같아 (이상하게 외국인 이름이 등장하는 소설은 너무 어렵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지 그뿐만은 아닐지도?   ) 다시 읽으며 생각해봐야겠지만,

확실한건 슬픈 일을 겪는 와중에도 그들의 내면은 항상 희망을 가지고 있더라는 것.

 

우리가 살며, 사랑하며, 꿈꾸며

생각하는 것들과 누리는 그 모든 것들이 돌아오는 곳은 우리의 마음안에 가지고 있는 바로 이 희망이 아닐까.

 

 

 

 

 

 

 

 

 

옛날, 우물에서 물을 길어올려 먹던 시절. 우물가에는 대게 펌프라는게 있었는데, 펌프로 물을 퍼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마중물 이라는 약간의 물이 필요했다. 무(無)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마중물을 한 바가지 붓고 나서야 펌프질이 가능했던 것. 물을 얻기 위해 오히려 물이 먼저 필요한 역설, 이것이 마중물의 역설이다.

-본문 中-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프레임 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마중물 이라는 것이다. 물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의 물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듯, 좀 더 나은 사고와 좀 더 나은 방향을 위해 우리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잣대가 필요하다는 뜻.

사실 얼마전 직장에서의 워크샵때, 굉장히 어렵고도 쉬운 퀴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메리라는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에 가게 되었다. 피를 뚝뚝 흘리는 메리를 본 의사는 ‘이 아이는 내 딸이라서 내 손으로 수술할 수 없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그런데 메리는 ‘이 의사는 나의 아버지가 아니다’ 라고 한다. 진실은 무엇일까?

 

 

굉장히 간단한 이 퀴즈를 듣고 도대체 정답이 뭘까....하며 이것 저것 서로 앞다투어 손을 들고 대답을 했는데 누구도 정답을 맞추지 못했다. 나는 “메리가 쌍둥이인데, 의사는 처음부터 한 사람만 키우고 있었어서 딸을 알아봤고 딸은 아빠를 못알아본다!” 라는 답변을 아주 자신있게 했는데, 그 역시 정답이 아니었다 ㅋㅋ

 

정답은?

“의사는 메리의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 였다.

 

막상 정답을 듣고나니 너무 허탈하고 간단한 문제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우리의 사고가 굳어져 있다는 것이다. “의사” 라고 하니까 그저 흰 가운을 입은 남자를 떠올렸을 뿐. 그리고 ‘아버지가 아니다’ 라고 하니까 그럼 뭘까 하는 거기에만 집중했을 뿐.

 

쿵! 하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나의 사고를 유연화하고 편견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단 다짐을 했다. 그때 알게 된 “낯선것과의 조우”라는 책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고 있다.

 

조우(遭遇) : [명사] 1. 신하가 뜻에 맞는 임금을 만남. 2. 우연히 서로 만남.

 

저자는 새로운 세상에로의 발전을 위하여 내면에 가지고 있는 “나만의 생각틀”을 넘어 낯선것과 조우해야만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수십가지의 사례를 통해 프레임 전환의 방식을 알려주고 있다.

직장에서 혹은 학업중에 좋든 싫든 내가 해 내야만 하는 일 속에서, 매일같이 마주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안의 내면과의 싸움속에서. 그렇게 매일처럼 허우적대며 때로는 행복을 때로는 허탈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나의 모든 순간순간 보란듯이 이겨내기 위해 내 삶의 프레임을 전환해야겠다.

 낯설어서, 너무 낯설어서 때로는 두렵기도 한 모든 것과 조우하면서!  (씨익ㅋㅋㅋ)

낯선것과의조우, 프레임의전환, 자기계발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