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가 핵가족화를 넘어서 개개인의 독립성이 깊어짐에 따라 문제도 많아지고 있다. 해결책으로 협동과 공동체가 대두되고 있다. 학습의 패러다임도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이 필요해지고 있다. 교실의 붕괴와 학력저하도 전통적인 교육 패러다임에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공부를 학습이 일어나는 맥락과 학습을 정의하는 경계 안에서 정보와 교사 및 학생이 모두 공존하면서 각각을 상호 강화하는 방법으로 존재하는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풍부한 자원과 결합된 환경이 익숙한 신인류(?)에게 기존의 칠판과 교과서는 너무 답답한 우물과 같을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 속에서는 공부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새로운 공부문화는 동료 간 학습에서 깊이있는 대면을 하게 된다. 공통 관심과 기회에 따라 자발성을 갖고 상호 작용을 통해 배우게 된다.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을 배운다는 역할에서 벗어나 특정 주제에 따라 멘토의 역할을 바꿔가며 하게 되는 것이다. 참여의 매개체로 공동체가 등장했다. 지식이 무한대로 여과없이 즉각적으로 생산, 소비 및 분배될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교사들은 학생에게 최신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더 이상 바삐 움직일 필요 없이 학생 스스로 정보를 만들고 소비하는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학습공동체(Collective)’는 사람, 기술, 재능의 총합보다 더 많은 것을 생산해 내는 집단이다. ‘학습과정에서의 적극적인 관계’로 일반적이 공동체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일반 공동체에서는 그 공동체에 소속되기 위해 학습하지만, 학습공동체는 학습하기 위해 그 공동체의 소속이 된다는 것이다. 공동체 안에서의 공부는 무한하다. 대표적인 예로 블로그나 SNS가 제시되어 있다. 꼭 블로거가 되지 않아도 댓글을 달거나 방문하는 등의 활동도 참여로 볼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의문도 들고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고 느꼈다.

 

부제 <놀이하듯 공부하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 : 놀이가 공부의 두 가지 요소를 융합시킨다고 한다. 정보네트워크와 배양접시(또는 실험의 제한된 환경)의 융합은 새로운 공부 문화라고 부른다. 놀이는 전통적 공부와 지식의 위계를 뒤집는 도구이며 정보, 성장 그리고 진화역시 놀이에서 발생한다. 융합을 통해 상상력이 발휘되고 그 곳에서 공부가 생긴다는 것이다.

 

현대식 교육은 서양에서 100여 년 전에 도입된 것으로 아직까지 이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나라가 일본과 우리나라라는 이야기를 수업비평 강의에서 들었다. 과거 우리의 전통교육과 서양의 전통교육은 현대식 교육과는 사뭇 달랐다. 개화기를 거치며 도입된 서양식 현대식 교육은 우리나라 사회를 급격히 발달시키고 현대화 하는데 큰 공을 세웠으나 그 효과가 다한 듯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신인류의 특성에 맞는 이 책에서 말하는 교육은 얼마나 지속적이며 인간성의 회복에 도움이 될까? 의문이 든다. 현대문명을 적극 학습에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생각하는 현대사회 문제는 인간성 상실과 자연으로부터 인간이 분리되면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학습공동체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하지만 더욱 기계와 친해질 수밖에 없는 이 시스템이 과연 우리 사회를 더 지속가능하게 하고 인간다운 소통이 가능하게 될 지에는 의문이 생겼다. 많은 반론과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봄...여름...가을...겨울...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 곧 시가 되는 이야기. 시인의 감성이 마냥 부럽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내 주변을 낯선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바로 여행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가방에 시집 한 권 담아서 잠시 펼쳐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꼭 비행기를 따고 가지 않아도 우리는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93 여행, 우리가 우리를 위로하는 최선의 방법

 

책에 담긴 사진들도 너무 감성적이다. 가끔은 내가 여행했던 곳의 풍경이 나와서 추억과 그리움에 젖게 하고, 너무나 사소한 사진에서 작가의 색다른 ‘눈’을 보게 된다. 머리가 복잡할 땐 글을 지우고 사진만 보아도 기분 좋아지는 그런 책이다. 여러 곳을 여행하며 적은 이야기들은 여행을 오래, 많이 한 작가에겐 장소란 수많은 일상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강렬한 경험이나 느낌, 이미지가 쌓이고 쌓여서 제목처럼 여행이란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이고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되어 버린다. 아주 사적이지만 그렇기에 통하는 무언가가 바로 여행이 아닐까 싶다.

 

 

천자문에서 소학까지
한 권으로 배우는 고전 입문

논어를 읽기 전




정춘수 지음 / 208쪽 / 12,800원

 

제대로 된 집안 아이들은 무얼 배우며 자랐을까
<논어를 읽기 전> 한 권으로
천자문 동몽선습 통감절요 소학 내훈 명심보감을 배운다

선비들은 이 책으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
효와 충, 도와 덕, 인과 의는 오늘날 내던져야 할 가치일까
공자 왈 맹자 왈 달달 외우는 것은 구태의연한 방법일까
요즘 아이들의 감성과 덕성을 기를 방법은 무엇일까

현대인에게 지식 또는 앎이란 주로 머릿속에 쌓아 두는 것을 가리킨다. 비유하자면 하드에 저장했다가 언제든 꺼내 쓰는 정보 같은 것이다. 그러나 조선 시대의 지식은 머리와 함께 가슴에 새기고 몸에 배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지식은 글자로만 알던 매화 향을 맡아 느끼듯 온몸으로 향유해야 온전해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조선 시대 선비들이 <논어>나 <맹자> 같은 유학 경전을 읽기 전 갖추고자 했던 지식이었다. 천자문, 동몽선습, 통감절요, 소학, 내훈, 명심보감 같은 책은 감성과 덕성이라 부를 수도 있는 그런 지식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교재였다.

유학자들은 효나 예의를 강조하더라도 그것의 정의나 논리 근거, 개념 체계에 큰 관심을 쏟지 않는다. 그보다 효나 예의의 실천 사례나 절차를 풍성하게 제시한다. 이를 꾸준히 반복해서 실천하고 몸에 배이도록 하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었다. 그러므로 이론의 체계성이나 논리의 일관성 같은 잣대로 동양 고전을 들여다보면 관계망이 허술한 몇 가지 개념만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감정의 소통, 사회 질서의 내면화란 잣대로 접근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꽤 건강한 인간이 눈에 들어온다. 두려워해야 할 때 두려워할 줄 알고, 고마워해야 할 때 고마워할 줄 알고, 기쁘거나 슬퍼야 할 때 그리할 줄 아는 인간. 유학자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풍부한 감성과 덕성을 갖춰 인간관계를 넉넉하게 느끼고 즐기는 일이었다.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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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읽기 전> 서평단 모집

모집 인원 : 5명
모집 기간 : 7월 14일
당첨자 발표 : 7월 17일

선정방법 : 인터파크 북피니언 담당자 선정
당첨자 서평 작성 기간 : ~7월 31일까지
응모 방법 : 해당 포스트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적어주세요.

 

*지난 서평단 중 리뷰를 작성하지 않으신 분은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