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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잘 나가지 않는 이들도 있고, 시간만 나면 집에서 나가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모두 아니 우리들 모두에게 집은 어떤 경우에도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가 집에 머물 것을 선택하는 이유도, 그리고 시간만 나면 집을 나가서 야외 활동을 선택하는 이유도 결국은 모두 집이 안전하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며 우리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는 많은 이야기들에서 집은 이야기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 된다. 우리가 집에 대해서 갖고 있는 그 이미지 그대로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로서의 집이 또 하나의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집 자체가 공포의 대상으로 우리를 압박하기도 한다.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우리가 생각하기에 가장 무서운 장소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집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집의 이야기를 계속 만난다.

인간의 역사와 이야기의 역사는 함께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신화와 전설에서부터, 이야기는 언제나 인간의 삶에서 함께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바로 이야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긴 시간을 우리와 함께 살아온 이야기들은 이제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비웃는 것처럼 이야기들은 지금도 변신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나 추리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주인공의 성격에 개성을 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색다르게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모든 시도들은 이제는 단순하게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하는 추리물의 기본을 넘어서는 독특한 매력을 이야기 속에서 펼쳐낸다.

자신에게 주어진 지금의 상황에 100%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불만족스러운 세상을 조금이라도 만족스럽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 중의 하나가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모든 노력이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이들도 있다. 자신이 바란 것이 아님에도 그러한 삶이 주어지고, 그 삶에 갇혀서 더 나은 미래라는 것은 단순한 꿈인 그런 이들이 존재한다. 더구나 지금처럼 모든 사람의 정보가 그리고 그 사람들의 신용이 세상에 그대로 등급으로 나누어지는 세상에서는 더욱 더 한 번 받게된 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 순간 사람들은 그 막막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신분을 바꾸어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어쩌면 극단적인 생존의 욕망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