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모습이 생각이 날까?
사냥모자를 쓰고, 담배 파이프를 물고, 흔들 의자에 앉아 날카로운 눈으로 상대방
을 노려보는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이 영화 '셜록 홈즈'의 주인공 '셜록 홈즈'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모습에 아주 약간 벗어난 모습을 보여준
다. 영화에 나오는 '셜록 홈즈'는 뛰어난 추리력을 발휘하지만, 그 뛰어난 추리력
만큼이나 활발하게 사건의 중심에 뛰어들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굳이
비슷한 대상을 찾으라고 한다면 영화에 나오는 '셜록 홈즈'는 마치 '인디아나 존
스'와 비슷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의 '셜록 홈즈'가 소설상의 '셜록 홈즈'를 많이 변화시킨 존재인가
를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사실 소설에 나오는 '셜록 홈즈'는 무척이나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
이다. 실제로 의자에 앉아서 단순히 추리만 하는 모습의 '셜록 홈즈'는 소설에서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 소설의 '셜록 홈즈'도 대부분의 사건을 직접 몸으로
부딪쳐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에 나
오는 '셜록 홈즈'는 다른 어떤 '셜록 홈즈'보다도 '셜록 홈즈'다운 모습을 보인다
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셜록 홈즈'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
어'는 조금은 그의 새로운 히트작인 '아이언 맨'의 캐릭터의 연장으로 보여지는 모
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활동적인 '셜록 홈즈'를 잘 표현해 낸다. 더불어 어쩌면 역
대 가장 과격한 왓슨역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 '주드 로'는 그동안 단순히 조
수의 이미지와 기록자의 모습으로만 보여지던 '왓슨'을 날뛰는 '셜록 홈즈'와 함께
사전의 중심에서 마음껏 활동하게 만들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사실 영화자체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사건의 트릭들은 어느 정도는 미스터리물
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트릭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하
지만 이 영화에서 정체불명의 존재로 사건과는 또 다른 관계를 갖는 '모리아티 교
수'와 나름대로 괜찮은 트릭을 사용하는 악당까지 흥미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물론
전통적인 추리물과는 다른 진짜 '인디아나 존스' 스타일의 새로운 '셜록 홈즈'를
보여주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연상이 되는 다른 영화를 기억하게
하는 즐거움을 전해주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피라미드의 공포'라는 제목으로 소
개가 되었던 영화다. 원 제목이 '영 셜록 홈즈'였던 그 작품은 어린 시절의 '셜록
홈즈'와 '왓슨'의 만남, 그리고 젊은 '모리아티 교수'까지 등장하는 사실 기본적인
'셜록 홈즈'의 기본 스토리를 해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무척
이나 흥미있었던 영화였다. 그리고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흡사한 장면을 아마도
'피라미드의 공포'를 봤던 영화팬이라면 '셜록 홈즈'의 첫 도입부의 장면에서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알려진 것으로는 '피라미드의 공포'의 원래 시작은 '인
디아나 존스'의 어린 시절을 다뤄보려던 것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인디아나 존
스' 스타일의 '셜록 홈즈'를 만나는 것은 오래전부터 기획되어 왔던 것일지도 모른
다.
조금은 다르지만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셜록 홈즈'
고전의 매력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게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부분과 더불어 세
월이 지나면서 다시 평가되어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매력에 있다고 한다면 이렇게
새롭게 해석된 '셜록 홈즈'를 만나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후속편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다음에는 눈 앞에서 날뛰는
'셜록 홈즈'가 '모리아티 교수'와 제대로 대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