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국사 시간에서 배우는 것들 중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들은

대부분이 영토를 확장하는 전쟁의 기록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내용들도

전쟁의 자세한 상황보다는 영토를 확장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면서 그렇게 전성기를

시작했다는 간략한 내용이지만 말이다. 그 중에서 아무래도 많은 자료가 남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조선'이라는 나라는 많은 비판 속에서 존재한다. 생

각보다 많은 것을 만들어내었지만 일찍 문을 닫아버렸던 신분제와 억압의 기록들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었고, 더불어 마지막에는 처음으로 완전히 남의 나라에게 멸

망하는 역사를 보였기에 어쩌면 더욱더 그러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이

미지의 중심에는 가장 많이 우리가 TV에서 '사극'으로 만날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

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많이 '사극'으로 만들어졌던 '조선'이지만 그 중에서도 빠지는 시기들이

존재한다. 아무래도 극적인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부분들이 줄어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그러한 시기들은 대체로 나라 전체가 평온하게 발전하는 시기이기

도 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사극'으로 만나기 힘들었던 시기가 바로 어쩌면 우

리의 전체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유명한 왕이라고 할 수 있는 '세종 대왕'의 시기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세종 대왕'의 시기도 '사극'으로 다루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왕

위에 올랐던 초기의 일이거나, 아니면 말기를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세

종'이 왕우에 오르던 시기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큰 역할을 할 것이고, 또한 '세종'의 마지막 시기도 또한 그 후의 비극적인

이야기의 도화선이 된다는 점에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가장 '조선'의 역사에서 빛나는 시기를 살았던 왕인 '세종'은 그의 가족의 불행을

갖게 되는 반대 급부를 받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평온하고 발전하는 시기로 보였던 '세종'의 시기또한 생각보다 훨

씬 많은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우리가 배우는 국사 시간의 이야기가 모든 역사의

전부가 아닌 것처럼 그렇게 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세종'의 시기에 집중한 '사

극'이 나온 것도 있지만 이 작품 '뿌리 깊은 나무'는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업

적인 '한글 창제'와 '한글 반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권은 철저하게 사건의 핵심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전체적인 큰 사건을 이루는 작

은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갈등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국사책에서

만 만났던 인물들을 생생하게 살려내어 그들이 고뇌하고 힘들어하면서 또한 열정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과 함께 너무나도 큰 음모속에서 진행되는 큰 사건... 그것을

너무나도 '소설'이라기 보다는 '서사시'처럼 부드럽게 표현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

'뿌리 깊은 나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사건의 시작만을 보여주게 되는 1권이지만 충분히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것

이 소설의 시작이 해야 하는 역할이기에 충분히 그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