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TV에서 방영되는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이 된 소설이다. 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무척이나 많은 부분에

서 드라마와 원작 소설은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물론 기본적인 이야기의 진행

이나 다른 중요한 캐릭터들의 경우에는 일치하는 부분이 있고, 더 나아가 많은 부

분에서 기반을 원작에 두고는 있으나 분명 많은 부분에서 드라마가 보여주어야 하

는 극적인 부분과 조금 더 다양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포기하거나 더한

부분이 있고, 그러한 부분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원작 소설과는 전혀 다른 드라마만

의 매력으로 존재하게 되기에 그런 점에서는 어쩌면 '성균관 스캔들'을 보고 '성균

관 유생들의 나날'을 찾아 읽는 독자들에게는 무척이나 실망스러울지도 모른다. 조

금은 정치적인 내용도 나오면 또한 극적인 부분이 강조된 '성균관 스캔들'에 비해

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너무나도 가벼운 소설이기 때문이다.

 물론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그 내용을 하나 하나 뜯어 보거나, 그들이 처한

시대 상황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아이러니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에 그렇게 가벼울 수만은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전체적인 내용은

소녀적인 감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보통 이야기하는 '하이틴 로맨스'의 또 다른

형태라는 한계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너무나도 가벼운 소설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녀들이 좋아하는 멋진 남자와 연애하는 이야기의 조선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로 말이다.

 그렇게 너무나도 가벼워진 그 시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이

들은 엄청난 실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실망이라는 것도 어쩌면 '성균

관 유생들의 나날'이라는 제목에서 얻은 착각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분명 철저하게

소녀적인 감성의 연애 소설을 쓰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고, 그런 점에서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으로 책을 써냈기 때문이다. 실망하는 사람들은 작가의 대상 독자

층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조선 시대를 통틀어 가장 개혁적이었던 왕과 가장 보수적이었던 신하들의

대결이 이루어졌던 시대였기에, 이 책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가벼운 연애담으

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그러한 시대의 상황들을 글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부분들을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의 장애물 정도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부분에서 나아가 다시 그 시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너무 큰 기대일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기대를 갖게 되고 한 명

이라도 그러한 부분을 찾아보게 만드는 것이 또한 이러한 완벽한 의미의 '역사 소

설'이 아니라고 해도 '역사'를 배경으로 사용하는 소설들에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인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은 이

들에게 소설 속에 나오는 '호그와트'에서의 생활은 너무나도 익숙할 것이다. 그런

데 그렇게 익숙해진 '호그와트'의 생활은 바로 영국의 대표적인 사립학교인 '이튼

스쿨'의 시간표와 생활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이 바로 소설의 힘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통해서 우리

는 우리의 '역사'의 한 부분인 '성균관의 생활'을 알게되고, 더 나아가 주인공들이

처했던 현실이 궁금해 그 시대의 '역사'를 찾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들이 바로 가벼운, 너무나도 가벼윤 연애 소설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책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것이 아닐까?

 물론 단지 재미있는 연애 소설을 하나 읽었다는 느낌만을 갖는다고 해도 충분하겠

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