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의 '삼나무 관'은 그녀의 작품들 중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법정

스릴러물이다. 소설의 시작에서부터 법정에서 증언을 기다리는 피고의 시선에서 시

작하는 이 작품은 마지막 해결까지도 법정에서 이루어진다. 즉 보통의 다른 추리

소설에서처럼 에르큘 포와로가 모든 사건 관계자들을 모아두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 아닌 에르큘 포와로가 사건을 수사하면서 찾아낸 증거들이 변호사의 입을 통

해서 하나 하나 전해지면서 전체적인 사건의 윤곽이 들어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다른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에서도 물론 법정 장면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

순히 예비 심리라 해서 사건성을 따지는 법정이라면, 이 '삼나무 관'은 본격적으로

법정에서 사건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본격적인 법정 스릴러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가 왕성한 전성기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보여주었던 심리묘

사가 이번에도 훌륭히 사용이 되면서 포와로가 도와주려는 사건의 '피고'가 과연

무죄인지 유죄인지도 헷갈릴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차츰 차츰 독자들에

게 전해지는 작은 사실들이 모두 합쳐저 하나의 진실로 제시될때 독자들은 그 작은

사실들을 눈치챘다면 발견의 기쁨을, 놓쳤다면 놀라움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이다.

단순한 범인찾기를 벗어나 새로운 시도로 전해지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흔하지 않은

이 법정 스릴러물인 '삼나무 관'은 또다른 추리소설의 재미를 전해준다고 하겠다.

조금은 바랜 느낌의 하늘

하늘이 진짜 바랜 색을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눈이 그렇게 하늘을 바라 보는 것인지

어쩌면 우리의 환경이 저 하늘을 그렇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바라 보는 하늘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하늘이다

기나긴 지구의 시간 동안 우리는 아주 작은 시간을 이곳에서 살아왔고

저 하늘은 그 긴 시간동안 이 지구를 지켜봐 왔다

그렇기에 더욱더 저 밝은 하늘에 감사하자

내일을 살아가는 우리를 계속 지켜봐 줄 것을 믿으면서

언제나 우리가 혼자가 아닌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하늘에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