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판타지'라는 말이 있다. 조금은 정체가 불분명한 말이지만, 이 말은 어쩌

면 '판타지'라는 조금은 우리에게 생소했던 장르가 '해리 포터'라는 세계적인 베스

터셀러의 성공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그러한 성공을 벤치마킹하려던 것이었다고 생

각할 수도 있다. 물론 좋게 보면 말이다. 그렇게 정체 불명의 '한국형 판타지'의

시작은 '드래곤 라자'로 유명한 '이영도 작가'의 작품들과 '퇴마록'의 '이우혁 작

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이된 '한국형 판타지'는 스스로 새

로운 설정과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낸 이 일부의 작가들을 제외하고는 어느 순

간부터 안일한 행동으로 망가지기 시작한다. 바로 일종의 '동양형 판타지'라고 할

수 있는 무협소설을 쓰던 작가들이 어느 순간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판타지'라

는 장르를 차용해서 무협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한국형 판타

지'는 '판타지'라는 장르의 뿌리가 깊게 그리고 문학적으로도 훌륭하게 자리잡고

있는 서구와는 또 다른 나름 독특한 장르로 뿌리를 내리기전에 값싼 시간때우기 작

품들이 양산되는 비극을 맞이했다. 그리고 '한국형 판타지'의 망가짐과 '동양적인

판타지'의 몰락은 함께하는 것처럼 보였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의 해답을 보여주

는 작품을 우리는 만나게 되었다. 그것도 어쩌면 '판타지'의 뿌리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서구쪽의 작품으로 말이다. 그 작품이 바로 이 애니메이션 '아바타 - 아앙의

전설'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타바 - 아앙의 전설'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합작으로 만들어

진 작품이다. 그래서 다른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철저하게 동양적인 캐릭터들

이 등장한다. 중요 등장인물들과 그리고 4개의 나라의 모든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동양인의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모습에서부터 전혀 미국 애미메이션스럽지 않은

이 작품은 거기에 더해서 동양과 서양의 철학에서 시작했던 가장 중심이 된 원소들

을 기본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그것이 이 작품을 단순한 애니메이션에

서 더욱더 매력적인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어나가게 한다.

 '아바타'의 내용은 그렇게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아니 차라리 대부분

의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공식처럼 풀어나간다. 하지만 그

모든 공식적인 이야기들에 '동양적인 캐릭터'와 '동양적인 세상보기'가 더해지면서

'아바타 - 아앙의 전설'은 그대로 '동양적 판타지'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변

신하게 된다. 세상은 위기에 빠졌고, 세상을 구할 '아바타'는 아직 완성이 되지 못

한 상태이며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한

여행을 한다는 그 기본적인 설정과 그들을 쫓는 쫓겨난 왕자의 이야기까지, 성장과

세상을 구한다는 너무나도 오래된 '판타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밴딩'기술이라

는 독특한 설정을 더해서 이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

이 된 것이다.

 조금은 특별한 모습보다는 기본적인 소개와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애니메이션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시즌 1이지만, 그 시즌 1은 분명 안정적인 시스템의 미국 애니

메이션의 제작과정에 더해진 '동양적인 아이디어'를 너무나도 잘보여주었기에 더욱

더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