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인간만이 살기에는 우주가 너무 넓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외계인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더욱 더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우리를 찾아오는 외계인의 존재와는 다른 문제로 말이다. 그것은 이 지구에 인간이 그리고 생물이 살게 된 것이 철저하게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우연을 이 넓고 넓은 우주를 생각하면 꽤 높은 확률로 벌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를 찾아오는 외계인의 이야기가 꾸준하게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그 외계인의 모습에는 바로 인류가 살아온 역사가 자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화로운 방문자의 모습을 보이는 외계인이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에 대한 표현이라면, 억압적인 침략자의 모습을 보이는 외계인은 바로 우리들의 역사가 보여주는 우리들 자신들의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외계인에게서 우리는 우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지나 다른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는 것은 어쩌면 많은 판타지들에서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우리는 그런 스타일의 이야기들을 너무나 많이 만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런 스타일의 이야기들의 원조를 찾아가는 것은 충분히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나니아 연대기가 그런 이야기의 전형을 보이는 대표적인 판타지의 고전이라는 점에서, 나니아 연대기를 그 원조라고 하는 것도 그렇게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더불어 조금 다른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판타지의 고전인 가운데 땅 이야기 시리즈 중에서도 그러한 다른 세상으로의 모험을 우리는 만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지금 만나는 그 모든 판타지들은 여전히 과거의 그 이야기들의 재구성일지도 모른다.
SF와 고전은 잘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보다 많은 SF들은 고전이라는 말을 들어도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기고는 한다. 더불어 그 SF들 중에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시대를 초월해서 현재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품들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더 고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작품들이 만들어진 이유 중에는 역시 과거에 하드한 SF를 쓴 작가들이 단순히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이라기 보다는 시대를 초월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이 되어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과 그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통해서 그 작품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SF 작품들은 지금도 매력적인 영화로 만들어지고는 한다. 그리고 그 작품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 의미있는 작품으로 역사에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