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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미 17세에 [나는 한국인이야]라는 책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었던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이상하게 느꼈던 점이 지은이가 유학을 할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이민이 아닌 해외로 나가 학업을 위한 유학 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 점이다. 책을 언뜻 봐서는 29살이면 나와 세대가 비슷한 사람인데 제법 오래 전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역시나 검색했더니 그의 첫 출간은 99년도에 이뤄졌고 74년생이었다. 그제서야 책을 읽고 들었던 의문이 풀렸다. 나와 세대가 엄청 차이 나는 것이 아닌데도 그의 책속에 나오는 유학생활은 요즘 세대의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지금은 미국의 시골 깊은 촌에서도 한국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지만 이 때는 그러한 것이 지금만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13세에 아버지께서 비상금으로 주신 10만원권을 들고 해외에서 공부하는 형처럼 되고자 하는 동경심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실패하지만 부모님께서는 대견해 하면서도 의지를 실험해보려, 문제 학생들만 모아 놓는다는 미국의 사관학교에 아들을 맡겨 둔다. 여기서 인종차별과 척박한 환경을 디디고 일어나 이후 F스쿨이라는 일반 사립학교에 진학해 공부하던 중 스트레스성 뇌신경 장애로 하와이에 요양을 가게 된다.
이후 워싱턴 D.C 근교의 컨트리 데이 스쿨로 진학해 옥스포드를 거쳐 동일 과목으로 대학원에 석사 과정을 마친 후 카이스트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휴학상태다. 금융인으로 지내다가 회의감을 느끼고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 지금의 구호사업을 벌인다. 화려한 이력이지만 일기처럼 쓰여진 10대와 20대인 그의 모습은 실수도 많고 맘 속은 어리고 여린 보통 사내다.
폐가 끼치기 싫어 노숙을 하기도 하고 남들은 시간 낭비라고 하지만 어린 아이들을 돌보며 친하게 지내기도 한다. 거친 아이들과 지내면서 참고만 지내다가 형이 같이 대등하게 맞서라는 말에 용기를 내서 학교 문제아들과 싸우기도하고 십대의 무모함으로 손등에 담배빵을 만들기도 한다. F스쿨에서는 남녀공학 기숙사의 자유로움을 적으면서 여학생들을 묘사하는 부분이 있는데, 수줍은 사춘기 소년의 모습도 느낄 수 있었다.
책 속에서 그는 의지가 큰 사람이지만 사색도 많은 친구였다. 읽어 보면 과장되거나 영웅처럼 스스로를 묘사한 듯한 자서전 스타일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은 보이지 않고 시종일관 담담하다. 마치 읽을 수록 그의 머릿속에서 같이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실제로 지은이는 자연을 벗삼아 걷는 것을 좋아하고 외로운 타지 생활에서 견디기 위해 내면에 집중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많이 길렀던 것 같다.
예상과 달리, 진학을 위해서 노력했던 흔적이 세세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동기 부여를 위해서 책을 잡는 사람들은 괜찮겠지만 대학을 위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으려 책을 선택한다면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원한다면 명문대 진학을 위한 테크닉이 실려있는 전문서적을 참고하는 것일 좋을 것 같다.
다만 옥스포드 학부에 대해 인상 깊었던 점은 옥스포드는 정치, 경제, 철학인 세 학과를 하나로 통합시켜놨다는 것이다. 정치의 기반은 나라 살림이기에 경제가 필요하며 종국에는 국민 행복을 생각하는 철학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옥스포드 석학들이 독립하여 만든 학교가 케임브리지, 그리고 여기에서 따로 나온 사람들이 세운 학교가 하버드이다. 어찌보면 옥스포드는 그런 점에서 형이 단순히 재학중인 것 이상으로 큰 매력으로 다가 왔던 것 같다.
그는 13-21이라고 굳이 제목을 지으면서 인생을 결정 짓는 시간이라 제목을 달아 놓았다. 그래서 무엇이 그 기간에 그에게 가장 큰 가치였는지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그것은 그 기간에 받았던 가족의 무한의 관심과 애정이었던 것 같다. 특히 대개 그렇지만 양육을 담당하는 어머니는 그가 목차를 따로 두고 글을 쓸 정도로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았다.
사실 책의 홍보에는 그의 학력이 크게 작용했기에 원칙대로라면 13-24라는 제목이 더 합당하겠지만 그는 대학에 들어가기 이전 나이인 21살까지로 자신의 인생의 괄호를 닫아두었다. 내용의 대부분이 진학 이전의 학창 시절과 그 과정에서 겪은 그의 내면의 갈등과 에피소드가 이야기가 주류인 것을 보아도 그렇다.
그래서 그의 가족의 면모를 보자면 어머니는 그 시대에는 흔하지 않게 32살까지 결혼을 미루시며, 자신이 결혼 할 마음이 들 정도의 된 사람을 만나겠노라 하시다가 지금의 남편되는 분을 만나셨을 정도로 자 원칙이 있으신 분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봉사도 다니고 감동 받은 영화 대사를 외울만큼 감수성도 풍부하시다. 그의 아버지가 풀어 두고 전적으로 믿는 스타일이라면 어머니는 조금은 원리원칙주의이신 면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양육문제로 충돌이 생기곤 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사업하시는 분으로 자녀들에게 애정이 많아서 형과 사이가 틀어지면 화해시켜주려하고 최대한 자녀들과 대화하시는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 노력하신다. 그리고 매일 5분 강의란 것을 통해서 살면서 중요한 원칙들을 알려 주시며 이러한 노력은 해외에 나가있을 때도 팩스와 전화로 계속 된다. 사업하는 곳에 지은이를 데리고 가서 세상 돌아가는 모습도 느끼게 해주고, 대학을 가지 않겠다는 작가에게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라며 호탕한 모습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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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용아. 넌 지금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진정한 너의 아버지는 껍데기뿐인 이 아버지의 육신이 아니야. 모든 생명체의 근본인 저 태양이야말로 너의 진자 아버지란다." |
형은 미술 영재로 십대 후반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지은이처럼 옥스포드에 다녔으며 동생을 위해 진심을 다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시종일관 형이란 존재는 동생의 모든 동기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멀리 해외에 나가서도 동생을 위해 살뜰하게 엽서를 보내고 따뜻한 말을 잊지 않고 계속 격려해준다. 옥스포드행 자체도 형의 영향이 컷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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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가 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지만 네가 아플 때 대신 아파 주지는 못해. 그러니 너는 너의 인생을 살아야 해."
'이 순간에 일생을 살아버려라. 내일은 모르는 인생이지만 우리의 현재는 영원한 것이다.' |
그 와중에 빛나는 것은 지은이의 삶의 태도였다. 그는 자신이 그 자리에 다다르기 까지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까지 영향을 미친 소중하고 감사한 것들에 대해 간과하거나 잊지 않고 진심을 다해 적고 있었다. 옛말에 자리가 사람을 낸다는 말이 있기에 자신이 받은 관심과 사랑에 대한 겸손한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더욱 빛났다.
외로우면 무언가 기댈 단단한 것을 만들면 되는데 그게 또 무너지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면 된다고 했던 구절에서 나도 얻는 바가 많았다. 단단하기만 한 것 같은 지은이도 어린시절 악세사리를 착용하며 외로움을 달래다 나중에 이를 바다에 던져버리며 나약한 자신을 추스른다. 10대의 방황과 깨달음. 그리고 외로움과 극복하려는 의지와 이에 더불어 가족의 소중함까지, 누구나 한번쯤 겪거나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마음이 복잡한 사춘기 학생이나,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십대, 그리고 아이들 지도하는 방향을 잡고 싶은 학부모가 읽으면 좋을 책이고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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