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남편과 아들과 함께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다.

9살난 아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보는지 이제 제법 많이 큰것같아 대견하기도 하고 씁슬하기도 하다. 아마 주인공 잎싹의 마음이 나의 마음과 같지 싶다. 초록이가 잘 자라주길 기대하면서도 자신과 떨어져야 한다는 불안감을 동시에 가지며 살아가는 나날들....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책보다는 원작이 더 충실할것 같아서 원작을 사서 보았다. 동화이긴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알을 품고 키우고자 마당을 나온 암탉 잎싹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내가 스스로 가두고 있는 틀이 무엇인가 고민하게도 한다. 지금 여기에 살고 있지만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지라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엄마의 지극한 모성애와 사랑 희생, 헌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 인간은 엄마라는 존재가 없다면 생존하기 힘들것이다. 그 모성애가 있기에 초록이가 자라 하늘을 날수 있었고, 그 모성애가 있기에 지금 우리들이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꿈과 사랑, 희생과 헌신은 말이 거창해 보이지만 꼭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여기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일들을 묵묵히 열심히 생활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꿈에 한발짝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민한다. 오늘 저녁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음식을 만들어 줄까?  그리고 나는 내일 무슨 책을 읽을까?  ^^

교과서에서 알려주지 않는 세상 모든 것의 ‘처음’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장이가 물음표 귀신을 만나서 세상을 변화시킨 108가지 사물의 역사를 알아내는 과정이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미술과 음악, 체육 6가지 큰 주제로 사물의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 글자와 연필, 종이, 인쇄술, 사전, 최초의 도서관, 점자는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나와 있어 궁금한 게 많은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주로 쓰는 화장품은 화학제품으로 만든 것이긴 하지만, 아직도 천연재료를 사용하기도 하며, 입술이나 눈가를 반짝거리게 하는 펄 화장품은 갈치 비늘로 만들고 립스틱에 지렁이 가루, 개불, 갈치비늘이 들어간다는 건 나도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화책은 1922년에 출판된 [사랑의 선물]로 방정환이 펴낸 번역 동화집이다. 일제 강점기에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펴낸 책으로 일본 유학시절 동화책과 어린이 잡지를 보고 외국 동화를 번역해서 우리말로 옮겼다고 한다. 어린아이들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초의 동화책이 나왔다고 하니 가슴이 뜨거워진다.   

고대 로마엔 공중목욕탕에 도서관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찜질방에 도서관이 있다면 사람들이 더 많이 찾지 않을까? 하룻밤을 보내면서 목욕도 하고 책도 읽고, 아이들도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식당을 가나 찜질방을 가나 놀이터와 오락기들이 많은데 책을 구비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식당이나 휴게시설에 좋은 책을 많이 구비해놓으면 더 장사가 잘 될텐데...

방학을 맞은 호기심 많은 아들과 함께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병든 사회를 ‘마음이 착한 사람’만이 구할 수 있다고 서문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각자 배려심을 갖고 ‘너나 나나 같은 처지잖아!’라며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때로는 의지해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사회, 살짝 고개를 숙이고 온화하게 웃는 얼굴로 살아가야 즐겁고 안심하게 살수 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쌓은 임상경험으로 현대인의 ‘마음의 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유부단해도,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도, 양보해도,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어도, 상처받아도,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해도, 먼저 사과해도, 가족에게 희생당해도, 이루고 싶은 꿈이 없어도, 정에 휩쓸려도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 ‘손해만은 보고 싶지 않다’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다

- 한마디 적게 해도 된다.

- 눈앞의 일을 열심히 한다.

- 성장하지 않는 자신을 책망하지 않는다.

- 연약한 것이나 상처받기 쉬운 것은 ‘착함’,‘온화함’과도 직결된다.

요즘은 학교에서 욕을 못하면 무리에 끼지 못한다. 착한 척 한다고 친구들이 끼워주지 않는다. 친구관계 맺기 힘들어 상담을 받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아이들이 있다. 회사에서 승진을 못하면 자기 스스로 무능하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작가는 괜찮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해도,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도, 오히려 양보하고 먼저 사과하라고 이야기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책이다. 이젠 당당하게 착하게 살자.

착하게 살아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