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내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세계에서 상황에 따라 아이가 되기도 어른 역할을 하기도 한 작가의 글에 내내 마음이 아팠지만 청각장애인 아버지라도 이렇게 많은 사랑을 자녀에게 주는 아버지가 있었던 작가가 부러웠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슬프고 힘들었던 기억의 어린시절이 아닌 한결같은 사랑으로 보살핌을 받았던 회고록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많은 부모님들을 만난다. 아이를 사랑하는지 부모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은 대답이 ‘사랑한다’이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다르게 이야기 한다. 부모님이 자기를 싫어하고 미워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부모님들은 아이를 사랑하는데 왜 아이들은 전혀 알아차리질 못할까. 그 원인을 탐색해보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긍정적이고 좋은 것이다.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 친구들과 학교에서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데 그것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자녀가 못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비난하고 지적, 질책하는 말만 하니 아이들이 부모님의 사랑을 알아차릴 수가 없다.

저자는 그에 비하면 비록 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신체적인 표현과 수화로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느꼈을 것 같다. 아들의 경기를 관람 하고 놀이터에서 늘 지켜보는 아버지. 아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억하는 저자는 비록 성장과정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 혼란과 모멸감을 동시에 느끼기도 했겠지만 나는 저자의 부모님들이 자녀에 대한 사랑을 최선을 다해 올바르게 표현해 주었다고 생각된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를 사랑한다. 왜? 자녀이기 때문에 사랑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그 사랑을 정확하게 긍정적으로 올바르게 표현하는 부모님들이 많지 않다. 왜 그런지 보면 그 부모 역시 자신의 부모님들에게 사랑을 긍정적으로 표현을 받아본 적이 없는 분들이 많다. 나는 자신이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을지라도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부모이기 때문에. 다른 누구도 아닌 부모이기에 자신은 비록 받지 못했지만 자녀에게는 줄 수 있다. “네가 있어서 참 행복하다.” “역시 넌 내 아들이야” “잘 자라줘서 고마워” 라고 사랑하는 마음을 긍정적으로 있는 그대로 자녀에게 표현해주었으면 한다. 집에 가서 아들과 딸에게 “사랑해”라고 말해 주어야겠다. 

이 책을 통해 장애인을 보는 나의 시선이 어떠한지 점검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말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말에 능력과 권세가 있다는 말을 전에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요즘에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말 한마디로 한사람의 인생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평상시에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나와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실생활에서 언어와 심리가 어떻게 작요하는지 알기 쉽게

풀어쓴 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말로 인해서 생기는 오해와 상처, 진실과 거짓, 분석과 공감, 실수와 유희, 표정과 몸짓의 언어까지 일상생활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를 하고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여기서 자기주장을 자신의 감정과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과 권리도 같이 중요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효과적인 자기주장을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되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의견 또한 받아들이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나도 자기주장을 잘 하는 편이다. 그런데 과연 내가 주장을 할 때 상대방의 감정과 권리도 같이 중요시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상대방의 감정과 권리를 중요시하면서 내 주장을 한다면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수용은 사랑의 다른 언어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직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보니 모든 사람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본다. 많은 사람을 다 품고 싶은 건 내 욕심이 큰 것인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런 것 하나 품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 어떨 땐 한심하기도 하고 한숨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에서 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건 아직 내가 품고 수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고 더 많이 수용하고 품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비극이 그의 혀끝에서 시작되었다면 희극도 그의 혀끝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극이 아닌 희극으로 시작해서 마무리할 수 있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홧팅!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솔직하고 건강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표현을 잘 하지 않는 나는 속이 까칠한 사람이다. 속이 까칠하다 보니 얼굴에 더러 표현되기도 하는 면도 있다. 얼마 전 표현을 나보다 더 많이 하는 사람을 통해서 말로 표현하는 한계와 두려움,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었을 상처를 깊이 생각하게 되면서 건강하게 나를 표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경험담을 소개한 저자는 건강한 까칠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진심을 감추고 사는 이유는 거부당하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기 때문이며 인간관계에서 받는 상처를 견뎌낼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건강한 까칠함의 전제조건으로 먼저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잘 지내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며, 싫어하는지, 나의 장점과 약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나의 가치관과 미래상은 무엇인지를 알고 그 모습 그대로를 수용해야 한다. 저자는

죽는 날까지 나 자신과 동행해야 한다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는 연습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저자는 먼저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내면의 모습을 파악해야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도 내가 원하는 순간에 내가 원하는 만큼 내 욕구를 헤아리고 내 기대치를 채워줄 사람은 없다.” 이 대목에서 빵 터졌다. 그렇구나. 내가 나를 제일 잘 아는 구나 그래서 남편이 내 기대치를 못 채워주는 구나. 내 기대치를 낮추고 남편에게 좀더 솔직하게 다가가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에 정신과 전문의 중에 상담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자를 만난 사람들은 복이 많은 것 같다. 임상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왜 내속에 있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이 친숙함은 내가 사용하고 있는 방어기제가 그만큼 많다는 뜻인 것 같기도 하다. 

상처받지 않고 건강한 인간관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