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 관심 가지게 된 책이다. 내가 배웠던 역사를 떠올리면 어려운 말들과 함께 이해되지 않는 정치 경제 이야기로 나에게는 어려운 과목이었다. 어려운 과목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는 소개와 함께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집필하고 초등학생들이 검토해서 초등학생 수준에 맞춘 책이라 기대가 된다.

선사시대부터 조선 전, 후기, 현대사회까지 2권으로 만들어진 한국사이다. 사진과 그림을 많이 넣어서 초등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고 사진으로 보는 한국사 연표도 2장이나 들어있다. 용어들이 쉽게 풀어져 있고 다양한 유물과 유적 사진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단원마다 연표와 단원 개요을 통해 중요 사건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탐구활동에는 교과서에는 다루고 있지 않는 내용도 있다. 초등 교육에서 역사는 매우 중요하나 현재 초등 교과서의 오류와 문제점을 보완하여 초등 5학년 학생수준에 맞추어서 만들어졌다고 하니 아들이 보면 딱 좋을 것 같다.

 

초등한국사 1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전기까지 초등한국사 2에는 조선후기부터 현대사회까지 시대별 중심된 사건과 인물, 유물, 사진과 그림, 만화로 구성되어져 있다. 각 단원마다 학습내용을 소개하고 있고 어려운 단어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다. 탐구활동과 문제풀이는 내용정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선생님 질문 있어요. 코너는 아이들이 실제 궁금해 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재밌다.

 

지루하고 재미없던 역사가 나에게도 이 책으로 인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방학동안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한국사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볼까 싶다. 내가 질문하면 싫어하겠지? 아들에게 질문하라고 할까? 이건 좀 고민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왜 이 책을 썼는지 궁금했다. 내 궁금증에 대한 답은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 있었다.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책으로 썼다고 한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 아들이 궁금하고 이 사랑을 받은 아들이 얼마나 잘 성장할지도 기대가 된다.

 

저자는 일류대학에 가야만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은 아니며 행복한 사람이 되라. 행복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선 마음의 근력인 그릿은 끝까지 노력할 수 있는 힘이며, 성취력의 근원이라고 한다.

 

첫째, 너의 능력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라.

둘째, 인생을 살다 보면 항상 뜻대로 안 되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셋째, 항상 네가 할 일을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해라. 네 인생의 주인은 너다.

넷째, 한번 하고자 마음먹은 일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끈기를 지녀라. 끈기는 자기조절력에서 나오고, 자기 조절력은 긍정적 정서에서 비롯되며, 긍정적 정서는 타인과 나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에서 나온다. 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며 네 주변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길 바란다. 타인을 배려하고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화목한 집안에서 자율성을 길러 평생 일을 즐겁고 열정적으로 하는 저자는 자신이 지닌 그릿을 아들에게 물려주니 아들이 그릿을 받아 자녀들에게 전해주길 바라고 있다. 화목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하면 자율성이 길러지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다. 그리고 좋은 부모가 없으면 그릿을 가질 수 없는가? 그건 아닌 것 같다. 물론 좋은 환경과 부모의 역할을 무시할 순 없지만 저자는 자녀를 성공적으로 키운 노하우로 많은 사람들이 그릿을 발견하고 키워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을 것이다.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열심히 하게 하려면 자기동기력과 자기조절력을, 즉 그릿을 길러줘야 한다고 한다. 그릿은 자신이 세운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릿은 자신이 세운 목표를 위해 열정을 갖고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다. 그릿은 스스로에게 동기와 에너지를 부여할 수 있는 힘, 즉 ‘자기동기력’과 목표를 향해 끈기 있게 전진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조절하는 힘, 즉 ‘자기조절력’으로 이루어진다.

 

그릿(GRIT)은 끝까지 노력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 스스로 노력하면 더 잘할 수 있으리라는 능력성장의 믿음,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회복탄력성, 자기가 하는 일 자체가 재미있고 좋아서 하는 내재동기, 목표를 향해 불굴의 의지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끈기. 이 네 가지 요소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끊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라고 한다. 능력성장믿음(G)과 내재동기(I)가 있어야 자기 동기력이 생겨나고, 회복탄력성(R)과 끈기(T)가 있어야 자기조절력이 생겨난다. 자기 동기력에서 시작해서 자기조절력으로 완성되어 그릿을 발휘해야 구체적인 성취를 이뤄나갈 수 있다. 

 

나의 능력의 한계를 발견하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부딪혀서 힘들어 하는 나에게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서 행복한 마음으로 내 일을 즐기면서 하고 마음먹은 일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내라고 하는 메시지는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내가 저자의 아들은 아니지만 2014년 새해 선물로 부모님의 사랑을 전해들은 이 행복감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렸으면 한다. 화이팅!

 

부모는 사랑을 줬다고 말하고 아이는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시차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건 소통방법의 문제다.

 

호랑이와 소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호랑이는 소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를 갖다 주었다. 고기를 보면 맛있게 먹고 자기의 사랑을 알거라고 생각했다. 소는 자신이 날마다 먹는 풀을 호랑이에게 주었다. 호랑이가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런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주었는데 상대방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을 준 것을 알게 된 호랑이와 소는 헤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을 수 있다.

 

교육컨설턴트로 일하는 저자가 부모와 아이들과 학업상담을 하며 느낀 답답함을 글로 표현하고 있다. 나도 직업상 많은 부모와 학생들을 만난다. 부모는 사랑을 주었다고 하지만 아이들을 만나보면 부모의 사랑을 모르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자신을 미워하고 싫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사랑은 주는 사람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이 "사랑을 받고 있다."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교육컨설턴트로 아이의 수준에 맞는 공부 방법을 제시하는 저자가 왜 이 책을 썼을까 궁금했다. 서두에 그는 공부는 지능보단 심리상태에 더 영향을 많이 받고 특히 부모의 성격과 가치관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아이로 만들려는 부모들에게 아이는 물건이 아니라고 일침을 놓고 있다.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부모가 사랑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아이의 마음은 중학교 교실에 있는데 부모의 마음은 벌써 수능 시험장에 가있는 마음의 시간 차이를 이야기한다. 부모와의 관계, 친구, 공부, 꿈에 대한 시차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실제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책이 쉽게 넘어간다.

 

이 책을 통해 학원을 하던 저자가 왜 학원을 그만두었는지 상상이 간다. 부모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학원은 일단 제외대상이 되었을 것 같다. 부모의 기대와 기준, 잣대에 대해 실랄한 비판이 많지만 자녀에 대한 기대치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부모가 많은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책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와야 할 것 같다. 내 아이를  돕기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부모라면 자신과 자녀 사이에 시차가 있는지, 시차가 있다면 이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