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라 하면 화려하고 얌전하고, 긴 곱슬머리에 예쁜 소녀를 생각합니다. 이런 공주와는 전혀 동떨어진 피비 공주.
피비공주는 공주들이 좋아한다는 핑크색 조차도 싫어하며, 그냥 평범한 티셔츠를 입고 싶고, 예쁜 인형이나 소품 대신에
공구상자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네요. 독특한 취향인 공주이기에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게다가 용의 등장까지, 중세 시대를 생각하게 하는 캐릭터네요. 왕국에 사나운 용이 등장하자
마을 사람들도 공포에 떨고, 기사들은 용을 잡겠다고 난리였지만, 부상 당한채 마을로 다시 내려
오기만 하네요. 예전 이야기 책에는 꼭 용감무쌍한 기사가 등장해 용을 무찌르고, 그 기사가 공주와 결혼 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겠지만, 이 책에서 그런 결말을 기대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여왕인 엄마에게 몰래 쪽지를 남기고 용을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피비는 그저 용이 왜 화가 났는지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던 것입니다. 피비의 당연한 생각을 통해 무언가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저 화가난 사람만을 비난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우리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원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아이에게도 마찬가지 일 것 같습니다.
아이가 화가 나고, 툴툴 거리는 이유도 그 이면엔 무언가가 있을 것이고, 그 것을 잘 들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듯 합니다.
결국 화가난 용에게는 아픈 이가 있다는 원인이 있었습니다. 아프니깐 많이 먹으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그저 동네의 가축들을 잡아 먹었던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따지면 가축에 대한 배상 문제등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있겠지만,
일단 이 이야기 속에서는 용의 불편한 상황인 썩은 이를 빼줌으로써 다시 용은 온순해 지고
모두가 행복해졌다는 이야기 입니다. 피비의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이 돋보인 책이었습니다.